[줄여야 산다 #데이터 ④] 친환경 데이터센터 세우는 국내외 기업들
[줄여야 산다 #데이터 ④] 친환경 데이터센터 세우는 국내외 기업들
  • 이한 기자
  • 승인 2021.05.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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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환경적으로 다양한 기술 적용할 것”
전기·에너지 저감...효율 높이는 통신사 IDC
카카오 “친환경 데이터센터 준비 중”
그린에너지 데이터센터 파크 세운다

역사 이후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네번째 시리즈는 인류가 점점 더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입니다.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는게 환경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편집자 주]

KT가 서울 용산구에 ‘KT DX IDC 용산’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8개 서버실에서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 운영이 가능하다. KT는 이 곳에 대해 “냉방용 전력비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연간 2만 6,000톤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연간 385만 그루의 나무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외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공급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사진은 KT가 지난해 서울 용산구에 완공한 ‘KT DX IDC 용산’. KT는 이 곳에 대해 “냉방용 전력비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연간 2만 6,000톤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연간 385만 그루의 나무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에 모아 운영하고 통합 관리하는 시설을 의미한다. 이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뉴딜의 핵심 인프라로, 최근 국내외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전력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는 기자만의 주장이 아니다. 바로 앞 단락에서 언급한 데이터센터의 의미와 전력 공급 상황 등에 관한 내용은 출처가 따로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와 한국수력원자력, 그리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그린에너지 데이터센터 파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3사가 보도자료에 밝힌 내용이다.

앞서 3편의 기사에서 살펴본 것처럼, 인류의 데이터 사용량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시장조사기관(IDC IGIS)을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데이터 총량은 163제타바이트(ZB)다. 참고로 1제타바이트는 1조 기가바이트를 넘는다. 데이터센터도 늘어나야 한다. 그러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 네이버 “환경적으로 다양한 기술 적용할 것”

국내 주요 IT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했다. 우선 네이버를 보자.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22일, 세종시에 설립할 예정인 데이터센터 ‘각 세종’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 당시 네이버클라우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각 세종’의 그린테크 기능 구현에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지 선정부터 설계, 건축, 운영 까지 전 과정에 걸쳐 자연과 공존하면서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 춘천'의 성공적인 운영 노하우를 살려 건물 에너지 사용량과 PUE(전력 사용 효율)를 철저히 분석해 우수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DCIM)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우수 및 폐열 등 재생에너지와 자연풍, 수자원 등 친환경 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를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는 요소도 다각면으로 갖췄다.

네이버는 지난해 '각 세종' 마스터 플랜 심의를 완료한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그린테크 기능의 경우, 기존 춘천 데이터센터처럼 풍력을 활용한 기술이 적용되는 등 환경적으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요 인프라 장비 선정 시에는 ESG 참여 기업과 친환경 인증 제품에 가산점도 부여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이 인정받아 각 춘천은 세계적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LEED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고 점수인 95점으로 플래티넘(Platinum) 등급을 획득한 바 있으며, 각 세종도 플래티넘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 5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외화 ESG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ESG 채권은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친환경 사업 분야에 활용되는 녹색 채권(Green Bond), 사회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사회적 채권(Social Bond), 그리고 앞선 두 가지 목적을 결합해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 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으로 구분된다. 네이버는 당시 “지속가능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ESG 경영 강화에 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전기사용·에너지 저감...효율 높이는 통신사 데이터센터

통신사들도 데이터센터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4월, 4년 연속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명예의 전당 입성 소식을 전하면서 데이터센터 관련 내용을 함께 밝혔다. 당시 KT는 “네트워크 및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전기 사용량 절감, 빌딩 냉난방 에너지 절감, 업무용 차량 전기차 전환 등을 통해 연간 약 4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앞서 지난해 11월 용산 IDC를 완공했다. KT는 당시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냉방비를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용산 IDC는 냉수식 항온기, 냉수식 프리쿨링과 더불어 냉각팬, 인버터 방식의 고효율 설비를 갖춰 냉방용 전력비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연간 2만 6,000톤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연간 385만 그루의 나무를 아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ESG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사옥 및 IDC의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를 재가동해 전력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네트워크 장비의 전력 효율화도 추진한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사용자의 네트워크 접속 요청이 적은 특정 시간·시기에 5G·LTE 장비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에너지 세이빙모드’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전력 절감 노력을 통해 연간 4500만kWH 상당의 전력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세종과 안산에 새 데이터센터를 세운다. 양사는 해당 데이터센터가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거점이 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사진은 네이버 '각 세종' 조감도. (네이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들은 데이터센터가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거점이 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각 세종' 조감도. (네이버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카카오 “친환경 데이터센터 준비 중”

카카오는 올해 1월 ESG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준비 중이며, ESG 경영 현황과 성과는 향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4,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캠퍼스 일원 부지에 데이터센터와 산학 협력시설을 건설할 계획인데, 전기사용량과 물 사용량을 꼼꼼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실 관계자는 지난해 본지의 관련 취재에 응하면서 “전기사용량과 물사용량을 신경 써서 모니터링하고, 빗물을 모아서 냉각수로 활용할 수 있으며, 냉동기와 항원항습기 등을 설치해 전력 수요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N이 경기도 성남 판교에 설계 및 구축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지난 2019년 열린 제22회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에서 ‘이산화탄소 저감상’을 수상했다. 당시 NHN 측은 "특허 등록한 간접 기화 냉각 방식으로 외기에 의한 오염 및 고습도 피해를 방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버실마다 공조설비를 구성해 서버실의 운영 온도를 개별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춘천 데이터센터가 외기(open air)를 통해 냉방 에너지를 절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원도 지역 산에 자리잡은 위치 특성상 바람이 많이 부는데, 옥상에서 받은 바람이 데이터센터로 들어오고 서버의 뜨거운 열기는 밖으로 배출되도록 설계했다.

IT서비스 기업 LG CNS는 자사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친환경 데이터센터 관련 행보와 노력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G CNS는 상암과 부산, 인천 데이터센터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주관으로 친환경 데이터센터에 수여하는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을 획득했다. 그린데이터센터 인증은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2012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데이터센터 인증 평가제도다.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을 위한 친환경 IT시스템도 개발했다. LG CNS는 전력사용량이 높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적용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 및 에너지 효율향상 설비 도입을 통한 건물 내 소비 효율화도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데이터센터의 기반설비(전기, 기계, 온도와 습도, 조명 등) 통합 운영을 위해 친환경 IT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장애 감지, 분석, 제어 등을 통해 전산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그린에너지 데이터센터 파크 세운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방법도 다양하다. 최근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바꾼 SK건설은 지난해 10월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인 에퀴닉스사가 발주한 SOFC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에 위치한 에퀴닉스 소유 데이터센터에 6.4MW 규모의 SOFC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올해 4월 착공해 8개월 간 공사를 마친 후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당시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 자체 개발한 SOFC 복층 설계 기술인 파워 타워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SOFC를 복층으로 쌓아 올려 설치함으로써 협소한 공간에서도 SOFC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당시 이들은 “이 사업에 발전사업자로도 참여하면서 친환경 분산발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LS전선은 최근 국내 최초로 IDC용 버스덕트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버스덕트는 수백, 수천 가닥의 전선 대신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대용량의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버스덕트는 전력 사용량을 전선보다 30% 가량 줄여 운영비 절감과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관들도 관련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LH 그리고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 ‘그린에너지 데이터센터 파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3사는 각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데이터센터 파크(집적단지) 공동개발에 나선다. 집적단지 내 에너지 효율화 기술협력과 폐열 등의 자원재활용 기술협력, 그리고 데이터센터 및 신재생에너지 전·후방ㆍ연관산업 유치 및 지원 등의 업무에 협력하기로 했다.

◇ 재생에너지 전환 등 적극 행보 보이는 글로벌 기업들

글로벌 기업들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해저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나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건설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밀집된 하드웨어가 내뿜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온도가 낮은 해저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부산 강서구의 MS데이터센터도 바다에 인접해 낮은 기온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입지조건으로 꼽혀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4월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 관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까지 에너지 공급을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전 세계적인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이는 현재 계획된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 리전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데이터센터, 건물, 캠퍼스에서 소비하는 탄소 배출 전기 100%를 대상으로 녹색 에너지 구매 협약을 맺는다는 의미이다.

지난 2016년 KB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데이터센터에 친환경에너지를 적용했다. 자체 태양광 발전소를 6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했고, 남는 전기는 판매할 수도 있게 됐다. 애플은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판매 시설과 사무 공간까지 모두를 친환경 에너지만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지난해 이 내용을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페이스북도 일부 데이터센터를 100% 친환경 전력으로 가동한다. 스웨덴 룰레아 데이터센터는 냉각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북극에서 10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찬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는 인근 수력발전소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전력을 싼 값에 사다 쓴다. 미국 아이오와 데이터센터도 100% 친환경 전력 사용을 실현했다.

인류는 많은 데이터를 쓴다. 그 데이터는 ‘전기’를 가지고 활용되거나 저장된다. 이 과정은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비닐처럼 눈에 잘 보이는 곳에서 시각적인 충격을 주며 쌓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기를 얻고 그걸 사용하는 과정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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