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재무상태에 영향 미친다"
기후변화 관련 산업의 환경 영향력 분석
환경기준에 기반한 경영 시스템 구축
금융도 친환경...투자와 대출, 채권도 ‘환경적’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지난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이름의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경제나 경영은 물론이고 환경과 기후문제, 국가정책, 소비자들의 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이 개념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뜻일까요? ‘좋은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지속가능성은 인간과 자연 또는 자원의 공생, 개발과 보전의 효율적인 조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사이의 형평성 등을 추구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합니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관련 내용을 모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발간합니다.

그렇다면 국내 대표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내용을 분석해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2019년 내용을 주로 담은 지난해 보고서 위주로 연재를 이어가면서, 2021년 보고서가 새로 발간되면 해당 기업들도 함께 소개할 계획입니다. 마흔 일곱 번째는 ESG 경영으로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KB금융그룹 관련 두 번째 기사입니다. [편집자 주]

KB금융지주 본점.(KB금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이 2009년부터 발간해 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2011년부터 그룹 차원으로 확대해 매년 발간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이 2009년부터 발간해 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2011년부터 그룹 차원으로 확대해 매년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는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 해 동안의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았다. 정량적 성과는 최근 3개년(2017~2019년) 데이터를 담았고 일부 지속가능경영 활동에 대해서는 2020년도 상반기까지의 내용을 포함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보고서 인사말 페이지에서 “환경을 위한 기후변화 전략 고도화를 통해 그린 리더십을 확보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룹의 탄소배출량 감축과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통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고, 신재생에너지, 녹색산업 등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융자 확대를 통해 친환경 금융 생태계를 선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본지는 앞서 지난주 월요일(17일) 기사에서 이들이 보고서를 통해 밝힌 그룹 내 ESG위원회 설치와 관련 활동, ESG 기반 투자·대출 수행 내용, 그리고 탄소배출량 목표 관리 등을 살펴봤다. 이번주 기사에서는 KB 금융그룹이 보고서에서 밝힌 기후변화 재무영향 관리 내용과 환경리스크 대응 관리, 그리고 친환경 금융 상품 및 투자·대출 강화 내용을 다룬다.

◇ 기후변화는 재무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KB금융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재무영향 관리 내용을 소개했다. 우선 그 배경을 먼저 보자.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시기인 1891년 이후 약 0.85˚C 상승함에 따라, 기상이변으로 폭염·폭설, 홍수·가뭄, 미세먼지·사막화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최근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증가하면서 기후변화가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2015년 4월 G20 정상들은 금융안정위원회(FSB)에게 금융안정성 확보를 위해 기후변화 리스크의 특성과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이에 따라 2017년 FSB는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글로벌 대응방안의 하나로서 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TCFD는 기후변화 관련 위험을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환 리스크’와 해수면 상승 등 이상기후로 인한 ‘물리적 리스크’로 구분했다. 기후변화 관련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 등의 4가지 요소를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이슈가 금융산업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리스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8년 10월 TCFD 지지기관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평가·관리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관련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주요산업 기후변화 요인 중 위기 요인에 대해 노동 생산성 저하와 수요 감소, 전력수급 불안, 에너지·원료 조달 차질, 조업 중단·생산성 감소, 규제준수 비용 부담 증대, 원료·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이는 건강·보건 수준 악화와 전력 소비 증가, 사회기반시설 훼손, 자연자원 공급 감소, 소비자 기호 변화, 환경 규제 강화 등을 염두에 둔 평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KB금융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KB금융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기후변화 관련 산업의 환경 영향력 분석”

TCFD 권고안 이행 노력 관련 내용도 담겼다. KB금융그룹은 이사회 내 위원회인 ESG위원회에서 기후변화 이슈를 전사 차원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보고서는 “CEO가 ESG위원회에 참여함으로써, 기후변화 위험·기회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정립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성과를 조직 성과·보상 체계에도 반영한다. KB금융그룹은 CEO 성과 측정 KPI 중 비계량 지표 내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ESG성과를 반영하고 있으며 해당 부문 임원 성과 항목 내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반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각 산업의 생산 및 수요 측면에서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이 각각 공존하며, 특히, 금융산업에서는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의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KB금융그룹은 기후변화 관련 산업 환경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하고 있다.

기후변화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프로세스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UNEP FI 책임은행원칙, 기후공동협약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 활동과 연계해 KB금융지주 및 KB국민은행의 실무담당자로 협의회를 구성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기후변화 위험·기회를 식별하고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에 기반해 전략·목표를 수립하고, 이행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사회 리스크를 사업 활동에 반영하고 있다는 내용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결정시, ESG 관련 요소를 평가해 기후변화 위험요소를 투자 의사 결정에 적용하고 있으며, 사업 영역에 환경·사회 리스크를 파악하고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체계(ESRM)’를 수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에너지 절감 활동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요금제 활용을 거랴헤 2030년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신재생에너지, 녹색산업 설비투자 등 녹색산업 기업 지원을 대폭 확대해 2030년 친환경 투자·대출 총 2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보고서에 공개했다.

◇ 환경기준에 기반한 경영 시스템 구축

보고서에는 환경 리스크 대응 관리 관련 내용도 담겼다. KB금융그룹은 “모든 경영활동과 비즈니스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관리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한편 환경경영 시스템의 대외 인증 등을 통해 국제 환경기준에 기반한 체계적인 환경경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환경경영시스템 정착과 관리를 위해 전 계열사의 환경데이터를 집계·관리하고 있으며, 계열사별 이행 강화를 위해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계열사 차원의 환경방침 및 운영규칙을 수립·운영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그룹 환경경영시스템은 환경경영 국제기준(ISO 14001)에 부합하며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은 ISO 14001 인증을 취득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2010년 금융권 최초로 ISO 14001을 취득해 내부심사 및 갱신 심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환경경영시스템 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연 1회 환경경영시스템 인증과 관련한 내부심사를 실시하고 주요 공급망 31개 업체가 ISO 14001 인증을 획득했다. 보고서는 이 내용을 언급하면서 “공급망 환경경영에 동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친환경 금융상품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2019년 ESG 전략체계 수립과 더불어 ESG 상품분류 체계 및 2030년 중장기 목표를 수립해 ESG 관련 상품 투자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KB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50조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2019년 기준 친환경 투자·대출 잔액은 7조 1,964억 원이며, 친환경 상품까지 포함한 잔액은 11조 10억 원이다. 보고서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대출 및 고객 참여형 친환경 상품 등의 개발을 통해 금융 산업 내 그린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상품 관련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3월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환경 문제 해결 의지를 접목한 ‘KB맑은하늘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 시 종이통장 발행하지 않기, 비대면으로 가입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만기 전까지 미세먼지 관련 퀴즈 모두 맞히기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맑은 하늘을 위한 4가지 미션’을 수행하면 최고 연 1.0%의 우대 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상품 신규 가입과 연계해 환경부·환경재단과 업무협약을 통해 은행이 일정기간 동안 기부금을 적립하고, 기부목표 금액 달성 시 도시 안에 ‘KB국민의 맑은하늘 숲’을 만드는 기부 챌린지를 추진했다. 해당 챌린지는 상품 출시 11주만에 목표를 초과해 가입 계좌 10만 좌를 돌파했다. 이를 통해 KB국민은행은 2019년 9월 서울 노을공원 도시 숲 조성에 1억원을 기부하했다. 지난해 상품 신규 출시 이후 2019년 12월 기준으로 동 상품의 잔액은 4,987억 원에 달한다.

ESG 평가기관 간 평가등급 격차가 최대 5단계까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B금융그룹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힘쓰고 친환경 금융을 강화하면서 환경에 대한 고려를 넓혀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금융도 친환경...투자와 대출, 채권도 ‘환경적’

보고서는 친환경 투자와 친환경 대출, 그리고 지속가능채권 관련 내용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자문 및 신디케이트론 주선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프로젝트가 그 사례다. 해당 사업은 해남 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인 98MWh 태양광 발전소와 306MWh 용량의 에너지 저장장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친환경 사업 및 녹색산업 성장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녹색 기업에 대해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수익금 일부를 녹색성장 관련 협회에 기부하는 ‘KB녹색성장대출’과 같은 다양한 친환경 대출 상품을 개발해 녹색 금융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국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에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국민은행은 태양광 발전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KB태양광발전사업자 우대대출’ 상품을 제공해 2019년말 기준 959억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한도를 우대해 대출을 지원하고, 전력판매(SMP) 및 공급인증서(REC) 매매대금으로 상환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KB금융그룹은 친환경·친사회적인 사업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지속가능채권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속가능금융 관리체계는 국제자본시장협회 (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고 ESG 금융컨설팅 업체로부터 검증 보고서도 취득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10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미화 3억불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으며, 2019년 1월 아시아 최초 후순위채권 미화 4.5억불 발행, 2019년 6월 국내 최초 신종자본증권 미화 5억불을 발행해 전세계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보고서는 “2020년 4월 발행한 선순위지속가능채권 미화 5억불은 국내 최초의 코로나 19 대응 글로벌 공모채권의 상징성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힘쓰고 친환경 금융을 강화하면서 환경에 대한 고려를 넓혀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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