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에너지 수요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탄소배출량 소폭 감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지속적 증가...최대 200년 머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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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경제 활동 증가로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지만 탄소배출량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오 기자] 펜데믹 여파로 잠시 줄었던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최근 경제활동이 다시 늘어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탄소배출량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와 달리 2019년보다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슨 까닭일까. 

‘코로나가 지구에게는 백신’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코로나19 이후 회복되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과 경제 활동 재개가 이뤄지면서 환경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일환인 ‘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줄었고 더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었다. 탄소배출량은 에너지 수요에 영향을 받아 증감이 비슷한 그래프를 그린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글로벌 주요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경제 활동 증가로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지만 탄소배출량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4월 20일 ‘Global Energy Review 2021’을 발간 IEA(국제에너지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세계 에너지 수요가 2020년 대비 4.6% 증가하고 2019년보다 0.5%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핵심 요인은 경기 회복에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은 백신 보급과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으로 빠른 회복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1년 세계 GDP가 2019년 수준보다 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에너지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서 에너지 수요는 2019년 대비 3.4% 증가해 같은 기간 세계에너지 수요 증가분의 70%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선진국에서의 에너지 수요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부문별 글로벌 에너지 수요: 재생에너지 영향력 점차 확대

2020년 세계 석탄 수요는 2019년보다 4%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4.5% 증가로 반등해 2019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부문 수요가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 석탄 수요 증가분의 75%를 아시아가 감당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은 올해 세계 석탄 수요 증가분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6.2%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2019년과 비교해서는 3%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도로 및 항공용 석유 수요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스 수요는 2020년과 2019년 대비 각각 3.2%와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가스 수요 회복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계 최대 가스 소비국인 미국의 2021년 가스 소비 증가량은 지난해 감소분을 20% 상쇄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비롯한 가스 가격 상승이 주원인이다.

가장 주목되고 있는 분야는 재생에너지 수요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유일하게 증가한 재생에너지 수요는 올해도 발전, 난방, 산업, 수송 등 모든 부문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부문에서 재생에너지 장기계약 및 우선접속 등으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8% 이상 증가해 8,300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최대 증가폭에 해당하며, 이로써 재생에너지의 전원믹스 기여도가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글로벌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0년 감소량의 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글로벌 전력 공급량 증가분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파악되며, 이 중 태양광과 풍력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분의 65%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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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유일하게 증가한 재생에너지 수요는 올해도 발전, 난방, 산업, 수송 등 모든 부문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에너지 수요 상승, 탄소배출량 감소...농도는 최고치 경신 중

2019년 수준을 넘어서는 올해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와 달리, 에너지관련 탄소배출량은 2019년보다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탄소배출량도 증가하지만 장기화 되고 있는 ‘이동제한’으로 수송부문 석유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태양광, 풍력 등 발전부문에서의 재생에너지 확대도 탄소배출량 감소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전 세계 수송부문 활동이 완전히 회복될 경우에는 석유 관련 탄소배출이 2019년보다 증가해 2019년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불어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에서 화석연료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배출량 증가도 우려되고 있다.

탄소배출량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도 풀어야할 숙제다. 기상청이 공유한 GCP(전지구 탄소프로젝트)의 2020년 5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탄소배출량은 7%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여전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올해 1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줄어들었지만 위성으로 관측해 추정된 2020년 글로벌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9년보다 2.3ppm(±0.4ppm) 상승해 최고치가 413ppm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 자료에 따르면, 1~3월 기준 이산화탄소 농도가 2017년 414.6ppm, 2018년 418ppm, 2019년 420ppm, 2020년 423ppm으로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으며 글로벌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에 장기 체류하는 물질이다. 5년 길게는 200년 동안 대기에 머문다. 코로나19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줄였으나 농도는 잡지 못한 이유다. 침체된 경기가 회복되고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증가하면, 대기 중에 남아있는 이산화탄소가 더해져 농도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비롯해 친환경 수송 개발, 빌딩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에너지 수요는 충족하면서 탄소배출은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다방면에서 마련돼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잠시 멈춘 사이 회생하는 지구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kun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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