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주차되지 않아 보행자를 가로막은 공유 모빌리티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55번째 사진은 도로에 쓰러져있는 공유 킥보드입니다. [편집자 주]

홍대입구역 근처 한 도로에 쓰러져있는 전동 킥보드. (이한 기자 2021.5.10)/그린포스트코리아
홍대입구역 근처 한 도로에 쓰러져있는 전동 킥보드. (이한 기자 2021.5.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환경을 생각하는 이유는 안전하고 깨끗한 상태가 지속가능하게 이어져야 해서다. 먹고 마시는 것, 사용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들이 모두 ‘환경적’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것도 보행자에게는 ‘환경’의 영역일 수 있다.

사진은 홍대입구 역 근처의 한 도로다. 아침 8시쯤 찍은 것이니 아마도 누가 전날 밤에 타고 저기에 세워뒀나보다. 저걸 탄 사람이 헬멧을 잘 착용하고 정해진 곳으로 달렸는지도 중요한데, 사진 속 상황에서는 그것보다 도로에 아무렇게나 누워있어서 문제다.

저곳은 킥보드 주차장이 아니다. 자동차가 다녀야 할 길이고, 양옆에 건물이 길게 늘어선 저 길 특성상 사람들도 수시로 다닌다. 공유 모빌리티는 원하는 장소에서 필요한 만큼만 타고 편리한 곳에 그냥 반납(?)하면 되지만, 그게 다른 사람의 일상을 방해하면 안 된다. 그러니 공유를 하려면 제대로 하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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