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의료기기
체외진단의료기기/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전례없는 감염병 사태로 전세계가 큰 위험을 맞으면서, 지금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던 든든한 토대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진단키트.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업체들은 코로나19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난해 11월부터 진단키트를 개발을 시작하고 전 세계로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기존에 내시경이나 엑스레이, 초음파, CT와 같이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을 파악하는 것을 체내진단이라고 하는데, 체외진단이란 혈액이나 타액, 대사물 등 신체로부터 분리돼 나온 다양한 검체에 대해 생화학적 반응을 활용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의 유무 및 경중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체외진단의료기기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의료기기와 공산품 등으로 섞여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안전성 및 허가 기준이 거의 의료기기와 준하는 취급을 받으면서 과다한 규제장벽으로 개발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EU·미국 등 의료기기 선진국이 이미 체외진단의료기기에 대해 별도 관리체계를 운영하는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발효됐다. 여기에 대중의 관심이 투자로 이어지면서 업계는 제품 개발에 탄력을 얻고 있다.

◇ 진단키트, 어떻게 분류되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체외진단은 크게 8가지의 세부 분야로 분류된다. 가장 대표적인 체외진단 기술은 면역 진단법이다.

면역 진단은 표본에서 특정 작은 분자의 존재를 검출하고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각종 암 마커, 감염성 질환, 갑상선 기능, 빈혈, 알레르기, 임신, 약물남용 등 다양한 질환 진단과 추적에 이용된다. 이는 혈액검사, 소변검사보다 정확도가 높고,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인체나 바이러스 등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핵산(DNA, RNA)을 검사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및 암 유전자, 유전 질환 검사 등에 이용하는 분자 진단도 있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헤모글로빈 등 혈액세포를 검사하는 분야로서 전혈구 검사(CBC)나 응고인자검사에 이용되는 혈액 진단, 환자 옆에서 즉각 검사하도록 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이용되는 현장 진단(POCT), 이외에도 자가 혈당 측정 진단이나 임상 미생물학적 진단, 조직 병리 진단, 지혈 진단 등이 있다.  

국내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안전관리 수준이 높은 순서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뉜다. 4등급이 될수록 개인과 공중 위해성이 높다. 여기에 등급 및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 심사 대상 여부에 따라 허가·인증·신고 대상으로 구분된다.

먼저 1등급 체외진단의료기기는 DNA 추출시약이다. 모근이나 상피세포에서 DNA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유전자 검사 등이 이에 속한다. 2등급은 임신 진단키트가 있다. 3등급에는 감염병 진단키트,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여기 속한다. 4등급은 혈액형 검사시약 등이 있다. 1등급은 신고, 2등급은 인증·허가, 3·4등급은 허가를 거쳐야 의료시장에 판매될 수 있다.

◇ 진단키트의 미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해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예방을 위한 사전 진단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체외 진단 서비스나 이와 관련된 의료기기, 장비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와 같은 감염·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소화기감염(GI), 성매개감염(STI)과 같은 유전성 질환, 암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진단기기가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진단을 넘어 질병을 예측하거나, 치료 후에는 추적검사 및 치료와 맞춤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진단기기는 생명공학기술, 나노테크놀로지, IT 기술이 진단기기와 연계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최종 수요처는 여전히 병원이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환자가 직접 집에서 사용하는 홈 케어 부문이 특히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체외진단시장 대부분을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호황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더불어 안정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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