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박막 통해 화재 원인인 ‘덴드라이트’ 형성 원천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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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진이 개발한 고안정 리튬전극용 플라즈마 중합 카본 반도체 소재를 보고있다. 사진 왼쪽부터 교신저자 KIST 이중기 책임연구원, 제1저자 KIST 랸다 엥가르 아누그라 아르디 학생연구원 (K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오 기자]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배터리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주요 배터리로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폭발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반도체 기술을 적용해 폭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여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에너지저장연구단 이중기 박사 연구팀이 리튬금속 전극 표면에 반도체 박막을 형성해 배터리 화재의 원인인 덴드라이트 형성을 원천 차단했다고 밝혔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화재는 소재 표면에 생기는 덴드라이트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 충전 시에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해 표면에서 리튬금속으로 저장되는 과정에서 나뭇가지 형태의 결정으로 형성되는 것을 덴드라이트라 부르는데, 전극의 부피를 팽창시키고 전극과 전해질 사이의 반응을 일으켜 화재를 유발하고 전지의 성능을 저하시킨다.

연구팀은 전도성이 높은 반도체 소재인 풀러렌(C60)을 플라즈마에 노출시켜 리튬금속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반도체 박막을 만들어 덴드라이트가 형성되지 않게 했다. 개발된 반도체 박막은 전자는 통과시키고 리튬이온은 통과시키지 못하게 하는데, 전극 표면에서 전자와 이온이 만날 수 없어 리튬 결정이 형성되지 않아 덴드라이트의 형성 또한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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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튬이온 이차전지 표면에 형성된 덴드라이트 결정의 모습(왼쪽)과 덴드라이트가 형성되지 않은 p형 반도체 전극의 표면 (K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극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리튬-리튬 대칭셀로 실험했을 때, 일반 리튬금속 전극이 20회 충·방전 사이클까지 안정적이었던 극한 전기화학 환경에서 연구진이 개발한 반도체 박막을 갖는 전극은 리튬 덴드라이트의 성장 없이 1,200사이클 동안 안정적이었다. 또한 리튬코발트산화물 양극과 개발된 전극을 이용해 안정성 평가를 수행한 결과 500사이클 후에 용량의 약 81%가 유지됐는데, 약 52% 정도만 유지되는 일반 리튬금속전극에 비해 약 60% 향상됐다.

KIST 이중기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고안전성 리튬금속전극 개발 기술은 기존의 리튬금속에서 발생하는 금속 덴드라이트 발생을 억제하면서 화재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한 차세대 융합형 원천기술로써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기 위해 사용한 고가의 풀러렌이 아닌 다른 저렴한 소재를 통해 본 기술을 적용하려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료, 공정비용을 낮춰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 해외우수신진연구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저널인 ‘ACS Energy Letters’ 최신 호에 게재됐다.

 

kun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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