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승촌보. (환경부 제공) 2019.2.14/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부가 금강, 영산강 등 11개 보 개방 관측 결과를 공개했다. 장기간 큰 폭으로 개방 중인 금강·영산강 보에서 유해남조류·저층빈산소·퇴적물 및 생태계 건강성 등의 물환경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울, 습지 등 생물 서식처가 다양화되고, 흰수마자·황새·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이 도래하는 효과도 얻었다. 사진은 영산강 승촌보.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환경부가 금강, 영산강 등 11개 보 개방 관측 결과를 공개했다. 장기간 큰 폭으로 개방 중인 금강·영산강 보에서 유해남조류·저층빈산소·퇴적물 및 생태계 건강성 등의 물환경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울, 습지 등 생물 서식처가 다양화되고, 흰수마자·황새·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종이 도래하는 효과도 얻었다.

환경부(장관 한정애)는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에서 개방한 11개 보(洑)에 대해 2017년 6월부터 2020년 하반기까지 관측(모니터링)한 결과를 공개했다. 2020년 하반기 기준 4대강 16개 보 중에서 11개 보(금강 3개, 영산강 2개, 낙동강 6개)가 개방 중이다. 

개방한 11개 보에 대해 3년 반 동안 관측한 주요 분야별 분석 결과, 여름철 많이 발생하는 녹조(유해남조류)는 개방 폭이 컸던 금강, 영산강 보를 중심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년(2013~2017년)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었던 2019년에 금강, 영산강에서 녹조가 예년 평균과 비교할 때 95% 이상 감소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는 보 개방으로 체류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이 최대 813% 빨라지는 등 물흐름이 개선된 영향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많은 강우량 영향이 더해져 녹조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2018년은 짧은 장마 후 극심한 폭염 영향으로 개방 폭이 큰 공주보·승촌보를 제외하고 대부분 보에서 녹조가 예년보다 증가했다.보 개방 후 저층빈산소가 발생하지 않거나 빈도가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의 경우, 완전개방 시기에는 저층 빈산소가 관측되지 않았다. 낙동강 하류 달성·합천창녕보에서도 부분개방 이후 발생 빈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강 보 구간 경우를 예로 보면, 보 개방 전·후 유기물·영양염류 등의 변화는 같은 기간 미호천 등 상류의 유입 농도 증·감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금강 세종·공주보는 개방 후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 평균값이 개방 전 대비 유사하거나 증가했으며, 클로로필에이(Chl-a) 농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적물의 경우 개방 폭이 큰 금강, 영산강 보에서 퇴적물 내의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모래 비율은 경우 영산강 죽산보에서 개방 전 대비 개방 후 1.7배(51.8%→ 88.2%)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유기물질 함량의 경우 금강 공주보에서 개방 전 대비 개방 후 절반가량으로(1.43%→0.67%)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 폭이 작았던 낙동강 보에서는 모래 비율 및 유기물 함량 증·감 경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 개방 후 야생생물이 살아가는 서식 환경이 다양하게 조성됨에 따라 생태계 건강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빨라지고 깨끗한 모래톱, 자갈밭 등이 조성됨에 따라 하천 환경이 개선되면서 수생태계 건강성(어류 및 저서동물 건강성지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수역에서만 서식하는 흰수마는 2019년에 세종보 하류에서 재발견된 후, 2020년에는 공주보 상·하류에서도 관측돼 서식 범위가 확대됐다.

영산강·낙동강의 보 대부분은 개방 단계별 잦은 수위변화, 하굿둑 영향, 적은 개방 폭 등으로 수생태계 변화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 개방 후 광범위하게 조성된 모래톱, 하중도, 습지, 식생대 등 공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을 포함한 다양한 육상생물의 서식·번식 및 휴식지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 개방 후 모래톱과 수변공간은 각각 축구장 면적의 627배, 2011배(13개 보 최대 개방 기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과 수변공간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물새류가 장기간 보를 개방한 금강·영산강 구간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고, 특히 황새(멸종 Ⅰ급, 죽산보 상류), 흑두루미(멸종 Ⅱ급, 창녕함안보 상류) 등 보전 가치가 높은 멸종위기 조류도 관측됐다.

한편, 대부분의 지하수 관측정에서 지하수위 변동 폭이 보 개방 수준보다 작게 나타났으나 일부 관측정에서는 지하수위가 보 개방 수준보다 더 큰 폭으로 저하됐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보를 개방하여 3년 이상 관측한 결과,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올해에는 한강·낙동강 보에 대해서 지난 2월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기후변화, 재해 등에 대비한 보 운영여건 마련)을 토대로 보 운영 여건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4대강 개방 보에 대해 2017년 6월부터 수질, 수생태계, 퇴적물 등 14개 분야를 관측(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등 8개전문기관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번 2020년 하반기 기준 4대강 보 개방 관측·분석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보 개방·관측(모니터링)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 보고서는 오는 14일부터 ‘보 관측(모니터링) 종합정보 시스템’에 공개된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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