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 전개
농심·롯데·해태·동원F&B 트레이 제거 여부 답변 공개
농심·롯데 “검토 중”·동원F&B는 묵묵부답

환경운동연합이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운동연합이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환경운동연합은 7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국내 대표 제과 업체들의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여부에 관한 답변을 공개하고 ‘플라스틱 트레이는 쓰레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플라스틱 트레이는 재질과 크기가 다양해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소각이나 매립으로 처리되는 데다 ‘과대포장’이라는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발생시켜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불필요한 포장재로 취급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농심·롯데제과·해태제과·동원F&B에 제품의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계획 여부를 묻고 제거 계획이 있다면 언제 어떻게 제거하거나 대체할 것인지, 제거 계획이 없다면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은 바 있다. 

이날 공개한 답변에 따르면 농심과 롯데제과는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계획을 밝혔으나 해태제과는 트레이 제거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동원F&B는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농심은 생생우동에 포함된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엄마손파이, 카스타드 등에서 플라스틱 포장재 원료 사용량 감축을 위해 포장재를 종이 재질로 대체하고 포장재 면적·두께 축소 등을 검토 및 테스트 중이라고 밝히는 한편 2016년부터 카스타드 트레이 두께 축소를 통해 연간 5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곳 모두 검토 중이라는 입장은 전하면서도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해태제과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플라스틱 트레이를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해태제과는 환경운동연합에 “최근 논란이 된 ‘홈런볼’ 플라스틱 트레이의 경우 안전한 유통과 소비를 위해 대체가 불가능하며 필수불가결하다”면서 “종이류는 위생·생산·경제 측면에서 대체가 어렵고 친환경 소재로 대체할 경우 원가가 3배 이상 증가하는 데다 내구성 및 위생 측면에서 효과가 작아 대체할 수 없다”고 대체 불가능한 이유를 밝혔다.

해태제과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다. 홈런볼 플라스틱 트레이 유무 여부에 따라 150cm 높이에서 15회 자유낙하 실험을 진행한 결과 플라스틱 트레이가 있는 경우 내용물의 4.6%가 파손됐고 트레이가 없는 경우 13.6%가 파손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 측은 해태제과의 설명이 의문점 해소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10회 이상 강한 충격으로 떨어트리는 상황은 실생활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화된 생산·유통·판매의 공정이라면 제품 파손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이유다.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활동가는 “한 언론에서 실험한 결과 홈런볼의 경우 내용물 파손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소비자 역시 이를 감안하고 제품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며 “트레이는 과대포장과도 직결되는 사회적 문제로 플라스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결국 환경적 경영 기조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동원F&B는 답변이 아예 없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동원F&B의 주력 제품인 ‘양반 들기름 식탁용’의 경우 트레이에 담긴 조미김을 개별 포장해 다시 비닐로 삼중 포장하는 과대포장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동원F&B가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양반김 들기름 에코 패키지’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지만 이 역시 플라스틱 트레이만 제거했을 뿐 개별 포장된 제품을 다시 재포장한 이중포장으로 되어 있다”면서 “이는 눈 가리고 아웅일뿐더러 소비자의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행태는 기업의 기본적인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작은 중소기업 및 협동조합 등에선 이미 플라스틱 트레이를 비롯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하고도 제품을 보호한 실제 사례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해당 기업에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거나 친환경 소재로 대체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국내 대형 기업 중 플라스틱 문제를 선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곳이 몇 없었고 그마저도 연구개발 중이라는 말로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기업들의 답변을 시작으로 해당 기업에 ‘지금 바로 변화’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시민과 함께 온·오프라인 ‘플라스틱 기습공격’을 전개할 예정이다. 

백나윤 활동가는 “실제 제거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기업들도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 감량 목표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대체 불가능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원가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 환경적 인식과 책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대답을 하지 않은 기업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플라스틱 트레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예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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