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버려진 종이쓰레기 4년간 2,400만장...축구장 6배
국회에서 버려진 종이쓰레기 4년간 2,400만장...축구장 6배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1.03.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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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국회’ 위한 움직임... 자원 소비 행태 조사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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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국감 기간 동안 피감기관이 사용한 종이는 약 2,400만장에 달한다. (이건오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오 기자] 매년 가을 국정감사 시기가 되면 국회 내에서는 온갖 자료들이 쏟아진다. 지난 4년간 국감 기간 동안 피감기관이 사용한 종이는 약 2,400만장에 달한다. 축구장 6개가 넘는 산림이 사라진 것과 같은 양이다.

국가 대표기관인 국회의 자원 낭비에 대한 문제는 이미 여러 매체에서 비판적인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국회의 자원 소비 및 활용과 현황을 살필 데이터가 부재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실에서 <국회 자원·에너지 소비 현황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연구팀에 의뢰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수년 간 국회 내의 전반적인 자원·에너지 소비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적 개선방안과 더불어 전략적 실천과제를 제안하고 있다.

본지는 이소영 의원실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국회 자원 소비 현황과 개선방안 △국회 에너지 자립률 향상을 위한 노력 △탄소중립을 위한 국회 전략의 핵심 등을 시리즈로 기사화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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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중 일회용 제출자료, 정책보고서 등이 폐기 전 산적된 모습 (이소영 의원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국감기간 ‘축구장 1개 반’ 면적의 산림 날리는 국회 종이 소비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회에서 처리한 폐기물과 재활용품의 규모는 약 100만kg에 이르며, 직원 1인당 생활폐기물 처리량은 2015년 121kg에서 2019년 147kg으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4년간(2016~2019) 국정감사 기간 동안 피감기관이 사용한 종이는 약 2,400만장으로, 축구장 6.3배 면적에 해당하는 4.47ha(4만4,700㎡, 또는 1만3,522평)의 산림이 사라졌으며 자료 인쇄비용으로 4년간 44억7,500만원을 사용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팀은 국감 및 회의 시 현실적으로 전부 열람이 불가능한 양의 문서가 형식적이고 관례적으로 인쇄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낭비적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회의 시 국회 및 정부가 생산한 대량의 문서와 발간물이 회의장에 비치된 후 대부분이 당일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는데, 정작 회의에 참가하는 위원들은 회의 전에 자료를 검토하고 회의장에서는 질의에 집중하기 때문에 회의장에서 인쇄물을 살펴보는 경우는 거의 없어 실수요와 종이 인쇄량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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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실 탕비실에 비치한 분리배출함에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가 구분돼 배출되어 있는 모습 (이소영 의원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장답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 내용에서는 폐기물의 배출 행태와 처리 내용에 대해서도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실 단위에서 분리배출 시설이 없고, 의원실의 근무자들 다수가 개인 책상마다 비치된 쓰레기통에 생활폐기물과 재활용폐기물을 혼합해 배출하고 있는 상황이 관행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일부 의원실에서는 의원실 단위에서 종이, 플라스틱, 병·캔 등에 대해 분리배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러한 의원실은 전체 300개의 의원실 가운데 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회 생활폐기물의 연도별 처리량은 2015년부터 평균적으로 약 3만9,337.5kg/연의 증가율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폐기물 발생량의 증가와 더불어 폐기물 처리를 위한 계약 단가는 17%, 처리 비용 53%로 역시 증가 추세에 있다.

국회 내 생활폐기물 증가 원인을 국회 종사자 수의 증가에서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양을 연도별 직원 수로 나누어도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중국 등 우리나라 재활용폐기물 주요 수입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따라 기존에 재활용업체에서 수거하던 재활용품이 생활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는 것도 주원인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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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생활폐기물 연도별 처리량 (국회사무처, 재가공 이소영의원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지속적인 ‘녹색국회’ 시스템과 제도 고민 필요

국회 차원의 생활폐기물 감축 노력과 동시에 사회 전반의 재활용률 제고를 위한 법제화, 지원제도 마련 등이 시급하다.

보고서는 ‘친환경 국회 조성 실행계획’, ‘종이 없는 국회’ 등 국회사무처와 의원실 차원의 노력들이 이뤄져 왔으나, 지속가능한 ‘녹색국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이고 시스템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원순환성 제고를 위해 제품 구매-소비-배출의 전주기에서 △녹색혁신제품 구매율 제고(구매) △보급품 실수요 조사(소비)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배출) 등을 실천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목표 달성에 성공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이소영 의원은 “많은 국회 구성원들이 녹색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목표와 참여 방안이 미비한 상황”이라 지적하며, “국회사무처에서 주도적으로 국회 전체의 자원·에너지 문제해결을 위한 방향 제시와 함께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 세계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회 문제인 기후위기는 우리도 비켜갈 수 없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수적이지만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과 제도 또한 전략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의 노력과 역할이 중요하다.

kun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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