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재무구조 기반으로 ESG역량 확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아홉 번째 순서는 미래에셋증권입니다. 세 번째 파트, 지배구조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미래에셋대우(그린포스트코리아 DB)/그린포스트코리아
미래에셋증권/본사DB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는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주주 및 금융소비자 등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5일 발간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서 당사의 지배구조 원칙을 이같이 정의했다. 지배구조란 기업의 경영통제시스템 전반을 가리킨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의하면 금융회사의 경우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 △공시 항목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1위에 빛나는 경영능력을 기반으로,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환경·사회책임 투자를 이끌어온 증권가의 'ESG리더'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부회장 주도 하에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이사회와 5개의 소위원회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수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ESG위원회가 있으며 7명의 등기이사가 있다. 최현만·이만열·김재식 사내이사와 조성일·김성곤 이젬마·정용선 사외이사가 있다. 조성일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지내고 있으며, 정용선·이젬마 이사와 더불어 감사위원을 지내고 있다.

이들 이사진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는데, 미래에셋증권은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특정분야 에 치중되지 않도록 했다. 조성일 이사는 학계와 자산운용사를 거친 업계 전문가이며, 정용선 이사는 법무법인과 금융감독원을 거친 만큼 증권업의 법적·제도적 이해에 밝다. 김성곤 이사는 종근당 출신의 제약·의약업계 전문가이며, 이젬마 이사는 경영학 전문가다.

사내이사이자 미래에셋증권 최고경영자(CEO)인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지난 1997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증권 대표를 역임한 뼛속까지 '미래에셋 맨'이다.

최현만 부회장은 미래에셋에 대해 이해가 깊은 만큼 업계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1171억원, 세전순이익 1조1402억원, 당기순이익 8343억원을 시현하며 영업이익 1조 시대를 열었다. 자기자본도 9조5천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최대 규모다. 그는 우수한 경영능력에 힘입어 지난 24일 정기주주총회서 5연임에 성공했다.

◇ 탄탄한 재무구조에도 지주회사 전환 필요성 커져 

미래에셋증권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 경영시스템을 기반으로 ESG경영에서도 앞서가고 있지만 지주사 전환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설립자인 박현주 회장은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선 물러난 데다,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직접적으로 갖고 있지 않지만 박 회장 일가는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91.86% 보유하고 있다. 이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을 각각 32.92%, 9.98%를 보유하고 있는데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23.98%를 갖고 있는 대주주다.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캐피탈은 각각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는 맞지만 법적 지주회사는 아니다. 업계에선 미래에셋캐피탈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한다는 게 중론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일감을 수주했다며 미래에셋컨설팅과 계열회사 간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부동산컨설팅 등을 영위하는 비상장회사다. 지난해 5월 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 금융회사가 컨설팅에 과도한 일감을 몰아줬다며 과징금 43억9천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와관련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오히려 금산분리로 인해 미래에셋 컨설팅의 손실이 확대 되었다" 면서 "고객 마케팅을 위해 골프장, 호텔을 이용한 것이지 계열사 지원이 아니다"라고 일축 했다. 현재 미래에셋 계열 10개 금융회사는 이에 대한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며 오는 4월 21일 첫 공판이 열린다.

박현주 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미래에셋은 지주회사 전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미래에셋뿐만 아니라 비 지주회사 체제를 갖고 있는 삼성·한화·현대차그룹 금융회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다.

금융당국에서도 비 지주회사들의 내부통제 등의 역량 강화를 위해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도입하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비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던 이들 금융회사들도 계열사 중 대표회사를 정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건전성 관리, 보고공시 등 제반업무를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사실상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하는 셈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당국에서 진행중인 금융그룹 통합관리 방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 해외사업과 해외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어서 현재의 계열사 체계가 빠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한 만큼, 지배구조 투명성과 신뢰도 제고를 위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 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성장과 안정성을 함께 추구해 온 만큼 앞으로 고객 및 투자자분들에게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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