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으로 혁신 군단 재배치…올해 실적 전망도 청신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1년간 임기를 이어가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이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재배치하면서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앞서 지난달 24일 하나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후보로 단독 추천하고 1년 임기를 부여했으며 오는 26일 제16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를 통해 김정태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임기를 시작해 올해까지 10년간 하나금융그룹을 이끄는 장수 CEO반열에 올랐다.

혁신이란 묵은 조직이나 제도를 바꿔 새롭게 하는 일로, 기술의 혁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혁신에는 기술 혁신, 관리 혁신, 인적 자원 혁신으로 분류된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2012년 취임해 공격적인 경영으로 하나금융그룹의 'M&A 성공신화'를 이끈데 이어, 올해는 인적쇄신을 통해 '디지털 그린뉴딜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분야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9년간 난제로 남아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매듭짓고, 하나금융그룹의 'M&A 성공신화'를 이륙하며 쇄신을 거듭해왔다.

하나금융그룹은 지금의 4대 금융지주사로 성장하기까지 M&A를 통한 진화의 과정이 있었다.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은 1971년 설립됐으며 1991년 은행으로 전환했다. 이후 1998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과 합병을 통해 성장했다. 2005년에는 하나금융지주를 설립해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2012년에는 외환은행을 편입하고 2015년 하나-외한은행간 통합을 이루면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를 포함해 총 14개의 계열회사 및 관계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로 취임 10년을 맞은 김정태 회장은 지난 9년간 비은행 경쟁력을 높이며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하나금융의 비약적 성장을 이끌어왔다. 작년에는 2조6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지난 2019년(2조4084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은행권 중 유일한 두 자릿수 성장률(10.3%)로, 비약적 성장을 이룬건 순이익만이 아니다. 유가시장서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은행주 내 대장주를 굳혔다. 하나금융 주가는 작년 3월20(1만8450원)일 부터 지난 19일 종가(4만2550원) 기준 56.64%의 성장을 일구며 KB금융지주에 이어 은행주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연이은 최대실적 경신으로 혁신 드라이브에 청신호를 켠 하나금융은 박성호 하나은행장-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 선임을 통해 혁신을 가속화한다.

◇ 은행과 증권 부문 CEO교체, 김정태 회장 '쇄신 의지'

하나금융은 지난달 25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를 새로 선임하고,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의 연임을 추전했다. 이들 CEO는 이날 단독 후보 추천을 거쳐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 및 각 사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 부문의 CEO를 교체한 데는 쇄신에 대한 김정태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박성호 차기 하나은행장은 인도네시아 법인 하나은행장과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을 거쳐 글로벌과 자산관리 부문에도 능통할 뿐만 아니라,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와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을 지낸 만큼 디지털에도 밝다. 하나은행의 핵심 축인 글로벌부문과 WM(자산관리) 부문, 디지털혁신을 동시에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차기 대표는,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교문교수를 지낸 경제학 전문가로 5개국에 능통한 글로벌 인재다. 하나금융에서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글로벌 부회장으로 재임 중인 글로벌 전문가로,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사업에 최적화된 리더라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과 더불어 지주사 내 수익을 책임지는 핵심계열사로 꼽힌다.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4106억원으로 하나은행(2조101억원)에 이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정태회장의 박성호-이은형 체제가 청신호를 켠 데는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과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의 활약도 있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순이익에서 은행 의존도가 80%~85%에 달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73%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의 실적은 각각 130%, 65%까지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하나카드 1545억원, 하나캐피탈 1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적쇄신을 통해 혁신군단을 재배치한 하나금융은 '디지털·그린뉴딜과 혁신금융'에 83조원을 투자하고, 그룹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설치해 ESG경영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2조7200억원에서 2조77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 연구원은 "총자산순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D이 각각 0.60%와 8.6%로 시중은행중 수익성이 가장 뛰어나다"면서 "올해 그룹 순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약 5.2%(약 3000억원) 증가할 전망으로 이를 반영해 연간 이익도 상향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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