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도시 재생에너지 현황 보고서’ 발표
국제재생에너지정책네트워크(REN21) 발간

SK텔레콤이 ICT 인프라센터에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한다. 한국전력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제공받아 활용하는 방식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재생에너지로의 방향 전환 속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전 세계 약 1300여개 도시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나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10억명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세계 여러 도시에서 재생에너지로의 방향 전환 속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전 세계 약 1300여개 도시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나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10억명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재생에너지 분야 국제 비영리 단체인 ‘국제재생에너지정책네트워크’(REN21)는 18일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 도시 재생에너지 현황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세계 각국 도시 단위에서의 에너지 전환 노력을 총망라한 유일한 보고서다. 2019년 도시 재생에너지 현황 보고서 발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300여개 도시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나 정책을 수립하고 있었으며, 이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는 10억명에 달했다. 2020년 한해 동안 화석연료 사용을 부분적으로나 완전히 제한한 도시의 수는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1만곳 이상의 도시에서 CO2배출량 감소 목표를 설정했으며, 2020년 한해 동안 800 여 곳의 도시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 “전 세계 10억명, 재생에너지 목표 수립된 도시 거주”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산다. 그리고 이들은 전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의 75%를 차지한다. 라나 아디브 REN21 사무총장은 “오늘날 도시가 갖는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도시야말로 재생에너지를 계획하고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도시가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더불어 “이미 건물과 인프라가 빽빽하게 구축되어있는 도시 환경에서 재생에너지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정부는 지자체에 도시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재정 및 행정, 정책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도시 재생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도시나 지자체에서는 운영에 소요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로 대체하는 것에서 에너지 전환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아디브 사무총장은 이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함부르크,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상하이의 사례를 통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높이 설정할수록 도시 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도입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건물 에너지효율 기준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의무를 강화하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스, 오일, 석탄 등의 화석 연료 사용을 전면 중단하는 목표 날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43개 도시에서 위와 같은 정책이 시행됐으며, 난방 및 수송, 혹은 둘 중 한 부문에서의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했다. 이는 2019년에 비슷한 목표를 도입했던 도시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재 전 세계 도시 인구의 25%에 달하는 10억 명이 재생에너지 목표와 정책이 수립된 도시에서 거주한다. 이에 대해 아디브 사무총장은 “이러한 수치는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도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도 강조했다.

◇ 유엔환경계획, “도시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다”

2020년에는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락다운 등 통행제한을 실시했다. 그 결과는 교통량이 줄고 차량 이동으로 인한 소음이 감소하는 등 환경적인 효과와도 연결됐다.

세계 여러 도시의 리더들은 이러한 변화를 계기 삼아,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각 도시에 깨끗하고 회복력 있는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데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칠레 산티아고시의 환경 국장 이사벨 아길레라는 “칠레 산티아고시에서는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취해야 할 책무를 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 재생에너지 보고서는 각 도시 및 지자체가 직접 에너지 문제를 도시 내에서 다룰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외에도 지역 일자리 창출, 복지 확대, 삶의 질 향상, 국민 건강 증진 등 여러 이점이 뒤따른다고 강조한다.

미국 플로리다 올란도 시장 버디 다이어는 “탈탄소 경제로 전환하게 되면 올란도를 비롯하여 중앙 플로리다까지 엄청난 경제 발전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는 이미 지역 경제 활성화, 공중보건 개선, 환경 영향 감소, 고소득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를 추진하려는 도시 역시 장애물에 부딪힌다. 화석연료 이해집단이 각 도시의 탈탄소 계획을 무산시키는 경우가 있어서다. 이에 대해 아디브 사무총장은 “안타깝게도, 도시 차원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점차 줄이고자 해도, 산업계에서 이를 저지하는 데 상당한 재원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 관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고, 최근 미국의 사례처럼 상위 기관에 의뢰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도시 담당 부서장 마르티나 오토 “도시가 갖는 잠재력이 상당하며, 이는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전 세계 정부와 지방 정부가 재정지원을 넘어 도시의 전환을 지원할 수 있다면, 각 나라에서는 현재의 기후 목표를 높일 뿐 아니라 달성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더불어 “전 세계 도시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면서 “국경을 넘어 도시에 힘을 실어준다면 도시는 전 세계가 저탄소 사회로 전환해나가는 데 상당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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