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人터뷰 ⑬]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가 보는 국내외 ESG 경향
[환경人터뷰 ⑬]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가 보는 국내외 ESG 경향
  • 이한 기자
  • 승인 2021.03.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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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대재난, ESG 관심으로 이어졌다”
“실제 액션 나오는 중...ESG 대전환 시대 왔다”
“KT·현대백화점·일동제약·CJ...ESG 앞서있다”
“기업 스스로 ESG 가치를 느끼도록 도와주어야”

다들 환경에 대해 말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덜 버리며 에코소비를 하자고 주장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라는 얘기도 들린다.

머리로는 다들 안다. 생각은 많이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말로 환경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귀찮은 게 싫어서, 마음은 있는데 이게 편해서,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왠지 피부로 안 와닿아서 그냥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사람도 많을 터다.

환경이 먼 나라 바깥세상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나와 내 가족의 이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내가 먼저 변해야 세상이 바뀐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환경은 ‘어쩌다 한번 떠올리고 가끔 생각날 때만 실천하는 선행’이 아니다. 생존의 문제고 오늘의 숙제다. 밥벌이의 고단함에 뼈가 저려도, 지금 당장 지구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환경人’들을 만나본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실천한 환경 선구자들과의 대화록이다. [편집자주]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 및 유엔 아태지역 비즈니스파트너 기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UN본부에서 열린 HLPF(유엔고위급정치회담) 당시 김정훈 사무대표의 모습. (UN SDGs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 및 유엔 아태지역 비즈니스파트너 기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UN본부에서 열린 HLPF(유엔고위급정치회담) 당시 김정훈 사무대표의 모습. (UN SDGs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난 2월 17일, UN SDGs 협회가 “앞으로 국내에서 발행된 85조원 규모 ESG 채권의 지속가능성과 이행 등을 검증하고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경영활동을 뜻하고, SDGs는 유엔이 정한 인류의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의미한다.

당시 김정훈 UN SDGs 협회 사무대표는 “ESG 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지만, 실제 이를 지속가능하게 사용하는 사후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CMA가 채권 사용에 대한 UN SDGs 연계를 적극 권장한 만큼, ESG채권 우수기업과 이행 미흡기업 등을 분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발전이나 ESG 모두 환경과 경제 분야에서 중요 키워드로 인식하는 단어다. 그런데 SDGs협회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이들은 ESG 채권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걸까?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ESG 조직을 만들고 관련 활동을 강화하고 나서는데 우리 기업들은 정말 ESG를 잘 하고 있을까? 김정훈 사무대표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환경 대재난, ESG 관심으로 이어졌다”

UN SDGs 협회는 지난 2011년 설립됐다. SDGs는 UN이 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뜻한다. 이곳은 기업들의 ESG나 책임투자 등에 대한 지수와 인증을 담당한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여기는 ESG도 결국 '지속가능'을 위한 가치라고 보면 두 단어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SDGs 협회는 "최근 국내 주요기업들이 일제히 ESG를 앞세우는데는 크게 5가지 배경이 있다"고 밝혔다. 환경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배경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이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적인 경향이라는 설명이다. 김정훈 대표와 나눈 문답을 아래 정리한다.

SDGs는 인류의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의미하는데요, UN SDGs협회는 어떤 곳인가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특별협의지위 기구 및 유엔 아태지역 BP(비즈니스파트너) 기구입니다. 기업들의 ESG·책임투자 등에 대한 지수와 인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SG채권 발행 시 부합되어야 하는 'ICMA(국제자본시장협회) ESG채권원칙의 국제옵서버 기관입니다. 이와 더불어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 SDG 리서치&트레이닝 기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러면 협회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나요

우리는 SDGs·ESG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지수 및 인증을 발표하고, 기업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친환경성, ESG경영과 관련한 인증제도를 운영합니다. UN HLPF(지속가능개발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를 비롯한 유엔 총회와 경제사회이사회 주요 위원회에서 지속가능기업 선도모델을 의견서로 제출하는 것도 주요 업무입니다.

사무대표는 ‘UN사무총장’처럼 SDGs협회 수장을 의미하는 단어인가요? 사무대표가 협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협회 회원사 및 파트너사들과의 공동 프로젝트 협의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을 합니다. 유엔 및 ICMA와 같은 국제기관 회의에 참석할 때 대표 자격으로 의견을 내거나 회의를 주도하기도 합니다. 2014년과 2016년에는 국회 유엔 방문단 실무단장을 맡아 여야의원 및 국내외 주요 기업 CEO들과 유엔을 방문하고 고위인사들과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에, UN 및 SDGs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은 제가 이사장과 대표를 겸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외부 이사장을 선임할 계획도 있습니다.

SDGs는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뜻하는 단어고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깊은 관련이 있지만 사실 동의어는 아니죠. SDGs가 좀 더 폭넓은 개념을 포괄하고 있기도 하고요. 위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SDGs와 ESG의 개념을 설명해주세요

SDGs는 UN이 정한 17가지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뜻합니다. ESG를 포괄하는 지구상 모든 공익(기후대응 같은 환경문제를 포함)을 위한 개념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새천년개발목표(MDGs) 종료 후, 2015년 9월 25일 제정된 전 세계 공동 목표입니다. SDGs는 전 세계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한편, ESG는 주로 기업에서 사용합니다. ESG는 과거 경영성과와 이익에 크게 반영되지 않던,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 요소를 고려햐 핵심경영전략, 기업투자, 주주가체제고, 기업 윤리와 사회에 대한 쌍방향 영향 등을 수치화 한 것입니다.

최근 많은 기업이 ESG 경영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ESG가 하나의 경향을 넘어 마치 ‘유행’처럼 느껴질 정도인데요. 국내 기업들이 일제히 ESG를 화두로 내세우는 배경은 어디 있을까요

크게 5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겪지 못했던 환경 대재난을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번 겪으면서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사회적 대재난과 위기 속에서 기업들을 향한 시장의 ESG 요구가 강해진 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세번째 배경은 각국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선언과 에너지 대전환입니다. 그린뉴딜을 내세운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3기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시작됐습니다. 기업과 산업계가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하는 상황이죠.

환경적인 이유들이 주로 영향을 미친 것 같은데요 그러면 나머지 두가지 이유는 뭔가요

여기에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고용시장과 실물경제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 마지막으로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사와 투자은행, 유럽 주요국의 연·기금 등에서 주주 및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기업 투자보고서에 기업의 생산환경과 사회적 역할을 명기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충분한 지배구조(거버넌스)가 갖춰 있는지 등 ESG 경영 실적을 적극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입니다.

ESG관련 뉴스를 보면 금융사발 소식이 많습니다. ESG경영 활동을 재무적으로 평가하고 또 그에 따른 투자가 이뤄지게 하겠다는 움직임과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ESG 언급을 특히 많이 하는데는 또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그동안 환경·사회 영역을 평가하는 지수나 기준이 있었지만, 투자자와 시장, 주주나 소비자가 보기에 가장 확실한 기준은 재무적 요소처럼 한 눈에 보기 쉬운 지표들입니다. 이런 재무적 내용을 기업 보고서나 IR 정보에 공시하기 위한 표준들이 같이 생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ESG 국제표준은 대부분 회계 및 금융, 재무와 관련된 내용이 중심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산업영역이 바로 금융이고요. 이와 더불어 ESG 핵심 중 하나가 ‘녹색, 사회적’사업에 쓰일 자금조달인데,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가장 좋은 플랫폼도 바로 금융권입니다.

김정훈 대표가 앨리엇 C.해리스 유엔 수석 이코노미스 겸 경제 사무차장보와 함께 SDGBI 관련 내용을 논의하던 당시의 모습. (UN SDGs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김정훈 대표가 앨리엇 C.해리스 유엔 수석 이코노미스 겸 경제 사무차장보와 함께 SDGBI 관련 내용을 논의하던 당시의 모습. (UN SDGs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실제 액션 나오는 중...ESG 대전환 시대 왔다”

ESG는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ESG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기억의 추를 잠시 뒤로 돌려보자. 친환경 경영과 사회공헌은 과거에도 기업들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였다. 예전에도 기업들은 '환경을 보호한다'고 주장했고, '착한기업'이 되겠노라고 선언하곤 했다. 그러면 최근의 ESG 경향은 과거의 이른바 ‘CSR’ 등과 어떻게 다를까. 김정훈 대표는 “기업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액션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ESG는) 산업의 대전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경향이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움직임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해외 자본시장이나 글로벌 경영계에서 이미 화두가 된 것이 국내에도 전해진 흐름이겠죠. 소위 ‘서구 선진국’ 국가에서 최근 ESG 관련 화두나 행보는 어떻습니까

유럽연합(EU)은 한참 전에 ESG를 주요 연기금들이 도입했습니다. 2014년에 평균 근로자 수 500인 이상, 매출 4천만 유로 이상의 역내 기업에 대해 ‘비재무정보 의무공시제도’를 도입하고 2018년부터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이달부터는 역내 은행,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금융공시 제도(SFDR)'를 실시하면서 유럽은 본격적인 ESG 규제가 시작됩니다. 앞으로는 무역을 할 때도 관세 말고 탄소국경세를 내는 시대에 살게 됩니다. 이달 1일부터 유럽은행감독청(EBA,)은 ESG 리스크에 대한 3대 공시 표준에 관한 표준 협의서를 발표했고, 2023년 런칭을 목표로, 유럽 기업들의 재무-비재무 데이터를 공개하는 일원화된 정보공개 플랫폼(EU Single Access Point)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시대에 접어든 미국도 트럼프 시절과는 정책 기조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던데요

미국은 ESG에 대한 엄청난 재원과 투자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취임 전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기후 대응 및 청정 에너지에 대해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오는 205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량 ‘넷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10년간 1조 7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청정에너지 100% 확대와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에도 2050년까지 2조 달러를 쓰겠다고 했죠. 청정 에너지 연구·개발에는 4년간 400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친환경 경영을 하겠다’ ‘사회공헌에 힘쓰겠다’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겠다’ 이런 선언은 사실 과거에도 많았죠. ESG 키워드가 그 시절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보시나요

여전히 일부 기업들은 친환경 경영과 사회공헌을 이미지 개선과 브랜드가치를 위한 ‘선택’적인 요소로도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은 필수가 됐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새로운 사업기회, 투자유치의 범위를 늘려가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녹색산업의 경우에는 기업들이 기존 산업구조를 그린으로 전환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제어하는 트랜지션 본드를 발행하거나 아예 친환경 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그린본드(녹색체권)’ 등을 매우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ESG 방향성을 향한 실질적인 액션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산업의 대전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블랙록 래리핑크 회장이 주요 기업 CEO에게 “투자 결정시 환경지속성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고 밝힌 후 1년여가 지났습니다. 그 사이 코로나19 여파로 화석연료 수요가 일부 감소하는 등의 변화도 있었고요. SDGs와 ESG 측면에서 2020년을 돌아본다면, 그리고 2021년을 예상한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요즘 기업들을 보면 정말로 기후변화 위험, 기후변화 완화노력, 녹색 자산 비율(GAR), 녹색, 사회적활동에 대한 성과지표 등을 대차대조표상에 표기하고 있습니다. ESG정보 공시 등이 점점 포함되고 있는 셈이죠. 올해는 국내 ESG 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더욱 활성화 되려면 조금 더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있습니다. ESG를 평가하는 기준들도 지금 통합작업을 하고 있고, 아직은 소위 교통정리가 다 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분에서의 교통정리가 필요한가요

ESG는 지금까지 원칙이나 평가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각국에서 법, 규제, 인센티브 등 정부나 관 차원의 지원과 규제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형태는 정부에서 어느 정도의 테두리를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민간이 자유롭게 발전시켜나가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도 최근 정부 차원의 그리뉴딜 정책이라던지 탄소중립 선언이나 탄소배출권 거래제 강화라던지 이런 부분들이 괜찮은 틀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기후대응 관련 정상회의(4월 미국, 5월 한국, 11월 영국)들이 잇따라 개최되기 때문에 기업이나 ESG 시장도 기후변화대응과 그린금융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정말로 기업들이 ESG를 적극 실천할거고 그 덕분에 미래 인류가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현실적인 궁금증 말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재 세계 각국은 오는 2025년과 2030년을 기준으로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오는 2030년까지 26~28%의 절대량 감축을,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절대량 40% 감축을, 중국은 2030년까지 GDP 대비 배출량 기준 60~65% 감축 등을 약속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다가오는 2025년까지 3기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올해부터 시작됐습니다. 배출권 거래제 적용 대상이 기존 62개 업종 589개 업체에서 69개 업종 685개 업체로 각각 확대됐죠, 산업계가 이런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후위기를 벗어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알수 없지만, 적어도 이런 노력이나 과정들은 현재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DGBI 등이 국내 기업 사이에서 비교적 많이 쓰인다’고 쓰신 칼럼을 봤습니다. 이 기준들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듣고 싶은데요. 기업을 평가할 때 그들의 어떤 활동을 체크하고, 어떤 성과에 점수를 주는 기준인가요

SDGBI는 ESG와 SDGs를 접목시킨 글로벌 지수로 유엔에 지속가능도구 및 방법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회와 환경, 경제, 제도 등 4개 분야 12개 항목, 48개 지표(100점 만점)를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대상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했는지, 환경보호 노력을 기울였는지, 혁신적인 인프라를 구축했는지 등 다양한 항목을 통해 분석하고 점수를 매깁니다.

지난 2015년, 유엔 총회에서 김정훈 대표가 당시 유엔 사무부총장과 면담하던 당시의 모습. (UN SDGs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2015년, 유엔 총회에서 김정훈 대표가 당시 유엔 사무부총장과 면담하던 당시의 모습. (UN SDGs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T·현대백화점·일동제약·CJ...ESG 앞서있다”

친환경 경영, 사회 공헌, 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기업이 정말로 구현했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현재 ESG 관련 기준과 경영지수, 도구는 매우 많다. 기준과 평가방법이 많아서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표준화가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현재 재계에서 비교적 가장 많이 쓰이는 두가지 원칙을 추천하면 UN SDGs와 ICMA ESG 채권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T와 현대백화점그룹, 일동제약과 CJ 그룹 등이 ESG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SG투자와 엮어 질문해보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ESG활동을 잘 하는 기업에게 투자하겠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어떤 기업이 ESG활동을 잘 하는지 못 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판단하는데 무슨 기준을 사용하나요

대표적인 ESG의 기준만 살펴봐도 ICMA GBP·SBP(국제자본시장협회 채권원칙), SASB(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FASB(미국 회계기준위원회), CDSB(기후공시표준위원회), GRI(글로벌 지속가능 보고서 이니셔티브), CDP(탄소정보 공개 프로젝트), IFSR(국제회계기준위원회), IIRC(I국제통합보고위원회) 등이 있습니다. ESG 활동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경영지수와 도구도 많고요. 대표적으로 SDGBI,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날) ESG 지수, 서스테이널리틱스의 ESG 지수, ISS(투자의결권자문사)의 ‘퀄리티 스코어’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등이 있습니다.

기준과 평가방법이 너무 많고 또 제각각이어서 ‘표준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통합 또는 표준화를 위한 움직임들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요

산재되어 있는 기준과 평가방법을 두고 현재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을 논의 중이지만, 표준화가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중 재계에서 비교적 가장 많이 쓰이는 두가지 원칙을 추천하면 UN SDGs와 ICMA ESG 채권원칙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ESG 채권 발행 및 인증, 검증을 언급할 때 필수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회에서 ESG채권 지속가능성과 이행 등을 검증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게 된다고 들었는데요. 평가에 도움을 주는 외부 전문가들도 있나요. 예를 들면 환경단체 관계자라든지, 아니면 경영 전문가 말입니다. ESG 활동을 평가하되, 그게 기업의 성과에 잘 녹아드는지도 함께 평가하는게 간단한 일은 아닐 것 같아서요

우리는 UN이 SDGs를 공식적으로 출범시키기 전부터 관련 주제를 다루던 기관이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가장 전문가그룹에 속합니다. 다만 ESG는 재무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HSBC같은 글로벌 금융사 고위급 임원, 혹은 정부 고위급 출신의 환경 전문가등과 협력하거나 UN이나 ICMA와 같은 국제 기구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업들이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합니다. 보고서를 읽어보면 선제적인 내용보다는 ‘규제대응’ ‘법규준수’처럼 누구나 당연히 지켜야 하는 기준에 대한 뻔한 언급, 또는 구체적인 실행 플랜은 아직 없는 미래 계획 언급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업들의 지속가능보고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추이는 거의 매년 혹은 최대 2년을 주기로 발간되고 있습니다. 기간을 보았을 때 선제대응을 위함이라고 보다는, 계획했던 일들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말 그대로 ‘보고’ 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업이 선제대응에 필요이상으로 신경을 쓰게 되면, 진짜 만들어낸 결과와 성과에 대해 소홀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잘못하면 과도한 ‘공약 남발’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는 대부분 보고서 작성 기준이 글로벌 기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발간하는 보고서가 앞으로는 더 실질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기업들의 보고서도 보았지만, 재무적인 측면에 ESG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포함시킨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국내 보고서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질문하면 어떨까요. 현재 국내 주요 대기업중에 ESG 활동을 전반적으로 잘 하고 있는 기업은 어디입니까

KT, 현대백화점그룹, 일동제약, CJ그룹(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 블랙야크와 한솥(도시락), 부강테크(수처리기업)도 ESG에 있어서 상당히 앞서나가는 기업들입니다.

제73차 유엔 총회에 참석한 김정훈 대표. (UN SDGs 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제73차 유엔 총회에 참석한 김정훈 대표. (UN SDGs 협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 스스로 ESG 가치 느끼도록 도와주어야”

일각에서는 기업이 환경 관련 활동을 ‘마케팅’ 시선에서만 강조한다는 불만도 제기한다. 실제로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거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도 마치 환경적인 공헌을 많이 하는 것처럼 홍보한다는 시선으로 기업을 보는 사람도 있다. 이것을 ‘그린워싱’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김정훈 대표는 기업을 지나치게 규제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기보다는, ESG 열풍이 부는 지금 같은 시점에, 이런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을 대거 이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UN SDGs협회는 국내 기업이 ESG채권을 발행할 때, SDGs에 더욱 부합되고 연계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이 ESG 활동을 잘 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서 찾는지 궁금합니다. 잘한다는 기준이 ‘과거에 비해’ 잘하는건지, 아니면 ‘다른 기업에 비해’ 잘한다는 의미인지도 궁금하고요

최근 ESG내용이 대부분 금융에만 치우쳐있지만, 사실 ESG는 금융이 꼭 도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어떤 경영 전반에 자리잡은 역할과 사회적 영향력도 보아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ESG활동을 잘하는 기준은 정확한 목표와 계획, 활동을 위한 구체적 과정, 외부 전문가 검증, 국제기준 준수, 실질적인 이행, 결과도출 등입니다. ESG금융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비용과 기술을 투입해 환경적인 영향을 줄였다면 ESG 활동을 잘 하는 기업이죠. 위 기업들은 그런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SDGs와 ESG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기업은 없는데, 한편으로는 그 가치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서입니다. 특히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그런 정보를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소비자들도 이제는 친환경적이거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유통단계가 공정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쓰는 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있죠. 소비자들은 눈에 보이는 캠페인이나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평가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과 인증을 받은 제품은 아무래도 더 믿음이 생기겠지요. 예를 들어 UN이 우수사례로 선정한 국제 친환경기준 ‘GRP’가 있습니다. GRP는 플라스틱 저감, 지속가능한 해양과 기후환경 대응 인증 및 가이드라인입니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플라스틱, 석유화학제품 저감 활동 및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대응,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매년 4~5월 발표하고 있죠.

GRP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 사례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국내에서는 대한통운 택배송장, 올리브영 오늘드림 패키지, 현대백화점 올페이퍼 패키지 등을 보면 GRP로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GRP 선정기업들은 친환경 패키지 개선을 통해 유해물질을 줄이고 스티로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 가까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친환경 노력과 움직임을 통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지속가능한 노력을 찾을 수 있는거죠.

그러면 반대로, ESG 활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도 있나요. 특정 회사명을 언급하기가 어렵다면 어느 분야의 어떤 활동들이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좋습니다

올해 1월부터 탄소 배출권 거래제 3기가 본격 시행되는데요. 환경부에 따르면, 2018~20년 2기 배출권 거래제에 의무 참여한 589개 업체에 할당된 온실 가스 배출량이 전체 국가 배출량의 70.2%에 이릅니다. 산업계의 노력이 한국의 탄소 중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수치인데요, 최근 ESG를 둘러싼 열풍의 모든 시작은 기후대응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온실가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줄여야 하는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생각됩니다.

일각에서는 ‘그린워싱’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업이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자신들의 환경 공헌 내용을 홍보하지만 사실 본업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것보다 더 많은 환경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시선인데요. 이런 우려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기업 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거나, 가이드라인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기 보다는 기업이 스스로 ESG의 가치를 느끼고 이러한 방향으로 나갈수 있도록 돕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린워싱, 소셜워싱은 당연히 잘못된 행동이고, 그런 일이 없도록 기관이나 공적인 기관에서 잘 잡아줘야겠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규제 방향으로 흐르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ESG 열풍이 부는 지금 같은 시점에, 이런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기업들을 대거 이끌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UN SDGs 협회는 올해 어떤 계획이 있나요

국내외 기업 및 공공기관들이 가진 지속가능성 사례를 유엔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국제기구들에 소개하고 알리는 일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이 ESG채권을 발행할 때, SDGs에 더욱 부합되고 연계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대 지식 서비스 기관인 한국능률협회와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습니다. 곧 ESG 기업교육 컨설팅 프로그램을 공동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주요 유엔기구들과 더욱 많은 파트너십을 맺고, 각국의 SDGs 주요기관들과도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기업들과도 적극 협업해서, 일반 시민들과 소비자들의 환경 인식과 참여도 높일 계획입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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