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세상의 뉴 노멀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마흔 세번째 사진은 1년째 이어지고 있는 ‘거리두기’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조심해야 해서 올림픽도 제대로 열리기 어려운 세상이다. 세상은 정말 완전히 달라진걸까, 아니면 언젠가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사진은 좌석 간 띄어앉기를 시행 중인 한 햄버거 브랜드 매장의 모습. (이한 기자 2021.2.27)/그린포스트코리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조심해야 해서 올림픽도 제대로 열리기 어려운 세상이다. 세상은 정말 완전히 달라진걸까, 아니면 언젠가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사진은 좌석 간 띄어앉기를 시행 중인 한 햄버거 브랜드 매장의 모습. (이한 기자 2021.2.2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사진은 기자가 최근 테이크아웃을 위해 방문한 식당이다. 좌석의 일부만 사용하고 한 테이블씩 띄어앉기가 시행되고 있었다. 글로벌 팬데믹에 작년 올림픽이 연기됐고, 올해 올림픽도 해외 관중 없이 치러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동네 식당에서도 여전히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됐을까? 아쉽지만 2019년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오늘도 마스크로 코를 덮는다.

일각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그저 계절독감, 또는 지나가는 감기와 비슷하며 사망률이 낮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도 들린다.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갖지 말자는 얘기에는 기자도 동의한다.

그러나 이건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매일 교통사고가 나지만 전체 운전자수로 따져보면 지금 당장 내가 교통사고 당할 확률은 높지 않다. 목숨을 위협할 만큼의 치명적인 대형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아마 더 줄어들테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전밸트를 매지 않고 스마트폰 보며 운전해도 괜찮을까?

3월 10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억 1700만명이다. 이날까지 260만 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사람은 누구나 감기에 걸리고 살면서 여러 번 아프지만, 감기 안 걸리고 아프지 않으려고 건강을 관리한다. 내가 건강해도 기저질환을 가진 다른 가족이 나 때문에 아플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 당분간 계속 거리를 두자.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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