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단일 주주,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정책·공익 성격 강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여덟 번째 순서는 NH농협금융지주입니다. 세 번째 파트, 지배구조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NH농협금융지주는 국내 유일 순수 민간자본 100%로 설립돼 농촌사회 및 고객과 역사를 함께해온 만큼 수익 전액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으며 지속적 성장을 위해 안정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NH농협금융지주는 1961년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시작해 2012년 3월 금융지주회사로 분리돼 첫 발을 뗀 특수 금융지주사로 시중은행 지주사와 달리 농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갖고있는 단일 즈주 체제를 두고 있으며, 특수법인 농협법과 금융회사의지배구조에관한법률 지배를 동시에 받고 있다.

때문에 정책금융과 공익적인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으나 민간금융의 비중도 커 시중은행과 중첩되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올해로 출범 10년차를 맞은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는 안정적 지배구조를 구축해 대형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할 만큼 성장을 일궈낸 동시에 농업 특화 금융기관으로써 농업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7000억원을 달성하며 3년 연속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했을뿐 아니라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4대 금융지주사에 골인하는데 성공했다. 농협금융이 농협법에 따라 농업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 4281억원을 포함하면 실제 순이익은 2조693억원에 이른다. 이는 업계 3위인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 2조6849억원과 6156억원 차이다.

'4대 클럽'에 안정적으로 입성한 농협금융은 올해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이사회 중심의 ESG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지배구조의 안정성, 효율성, 투명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사회 역량도 제고했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 업무집행 사항을 이사회와 경영진에 각각 별도로 위임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도록 했으며, 이사회의 견제기능이 경영진과 유착 등으로 약화되지 않도록 이사회의 75%를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꾸렸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 사외이사도 다방면 전문가로 구성했다. 농협금융 이사회는 손병환 대표이사 회장, 배부열 부사장, 정재영 비상임이사, 김용기(경제경영 전문)·남유선(금융위 법률자문출신)·박해식(금융전문)·이기연(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이종백(검사장 출신)·이준행(기획재정부 출신)·이진순(경제금융 전문) 사외이사로 이뤄졌다. 이들 사외이사는 각 개인별로 '검토보고서'를 통해 전문성, 직무공정성 등의 다양한 역량을 검증한 뒤 구성된 전문인력이다.

◇지난해 이사회 20회 개최, 99.4% 참석률·68건 안건 처리 

지난해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정기이사회 4회, 임시이사회 16회를 개최했으며 이사의 참석률은 99.4%의 참석률로 총 68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사회 내에는 총 5대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경영진의 업무집행 및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와 평가 등을 수행하며 작년에는 총 19회를 개최하고 금감원의 종합검사결과보고 및 내부회계관리계획 등을 의논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경영진의 과도한 리스크 부담을 견제하고 건전경영 달성을 위한 리스크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등 독립적인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작년에는 총 7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농협금융의 리스크 요인 등을 점검했다.

보수위원회는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와 보상체계를 수립하고, 자회사 경영진의 성과평가 및 보상체계 적정성을 검토하며 작년에는 총 5회를 개최하고 자회사 경영진의 성과평가 적적성 검사결과 등을 의결했다.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는 이사회 내 ESG전문위원회로, 사회적책임(CSR)및 녹색금융과 관련한 전략을 세우고 승인하는 등 ESG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도맡는다. 이사회가 중심이 돼 ESG경영을 이끌겠다는 개편이다.

또 농협금융은 이사회 내 별도로 이사회운영위원회를 두고 비상임이사·사외이사 활동 평가, 이사교육 프로그램 검토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사회와 각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100% 단일 주주체제로 잡음 없어…자회사 등급은 아쉬워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단일 주주 체제인 만큼 주주간 이해관계를 둘러싼 잡음이 일지 않는다는 안정적인 장점이 따른다. 때문에 주주의 반발, 배당금 이슈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임직원 윤리행동강령을 제정하고 윤리경영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윤리경영 교육자료 등을 통해 임직원 윤리의식을 제고하기도 했다.

다만, 단일주주 체제로 인한 안정성에도 계열사 지배구조 등급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을 남겼다. 올 1분기 기준 농협금융의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 지배구조 등급은 A등급이다. 그러나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B등급, 생명보험 B+, NH농협손해보험 B+, NH투자증권 B+로 타 금융지주사 대비 아쉬운 성적표를 남기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지주의 경우 A+등급을, 자회사인 은행도 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30년 농협맨' 손병환 회장의 시대로 이사회 중심의 ESG경영체제를 구축한 만큼 지배구조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지주는 10일 발간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서 "농협금융지주는 회사의 지속적 성장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안정 적이고 효율적이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병환 회장은 "농협금융은 국내 최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겠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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