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촉진 위한 친환경투자 확대…"ESG는 시대적 흐름"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여덟 번째 순서는 NH농협금융지주입니다. 첫 번째 파트, 환경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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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농업·농촌과 함께 성장한 농협은 태생적으로 ESG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농협이 곧 ESG라는 인식으로 국민과 지역사회 그리고 환경에 기여하는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4일 탄소중립 선언과 동시에 ESG금융그룹으로 전환을 공식화했다. 탄소중립과 녹색금융을 필두로 농업과 금융의 친환경전환을 앞당겨 녹색금융 생태계 조성을 앞당긴다는 청사진이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가 나란히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친환경전환에 속도를 높이면서 기후변화의 시계 또한 빨라지고 있다. NH농협금융이 제시하는 녹색금융의 핵심도 기후변화와 농업경제의 친환경전환에 있다. 농협금융은 탄소중립 선언 이전부터 녹색금융 추진을 위한 'TF(태스크포스)' 팀을 운영하는 등 박차를 가해왔으며 탄소중립 선언으로 농협금융표 녹색금융이 확립됐다.

농협금융은 탄소중립 선언으로 기후변화를 촉진하고 녹색금융 전략인 'ESG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2025' 을 추진해 농업과 경제의 친환경전환을 앞당긴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먼저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친환경금융사로 도약을 알렸다. 기후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PF(project Financing)대출과 채권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친환경 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를 늘렸다.

나아가 ESG전담 조직을 구성해 친환경 경영을 그룹사 차원의 목표로 격상시켰다. 이사회 내 ESG전문 위원회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와 CEO주관의 'ESG전략협의회'를 꾸리고 기존 ESG전담팀도 'ESG추진단'으로 격상시켰다. 이를 통해 위원화와 협의회가 ESG경영의 컨트로롤타워로 역할하면서 경영진 주도 하의 ESG경영체제를 구축했다.

◇ESG위원회와 그린성장지수 도입 등으로 환경 경영체제 구축

이는 지난해 9월부터 추진된 녹색금융추진단과 사전작업을 통해 이뤄졌다. 농협금융은 당시 ESG경영전략 수립을 위해 외부 컨실팅을 의뢰하고 ESG관련 조직체계를 정비하는 등 ESG경영시스템 구축을 준비해왔다. 이를 통해 자체 평가지수를 도입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투자를 늘리며 녹색금융의 발을 뗐다.

지난달부터는 탄소중립과 녹색금융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친환경 투자 전략도 세분화했다. 농업분야에 특화된 금융지주인 만큼 금융과 농업의 동시 친환경전환을 제시했다. 금융 부문 친환경 전환을 위한 '그린 Impact 금융' 전략과 농업 부문 친환경 전환을 위한 '농업 Impact 금융' 전략을 동시 추진키로 했다. 'Impact(임팩트) 투자'는 사회적가치와 재무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린 Impact 금융'으로 신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산업을 지원하고, '농업 Impact 금융'으로 친환경 농식품 기업과 농가를 지원해 친환경 농업경제 조성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은행권 최초로 ESG평가지수인 'NH그린성장지수'를 도입해 친환경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NH그린성장지수'는 농협은행이 차제 개발한 비재무 평가등급체계로, ESG부문 별로 각각 최고 1등급~최저 3등급까지 평가한다. 각 부문별로 기준을 충족할 시 ~3등급이 주어지며 등급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환경(E) 분야는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 녹색경영기업 환경성 평가 A등급 이상, 신재생에너지시설 도입 기업, 스마트팜 농가 등이 금리우대 대상이다. S(사회)부문은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에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G(Growt:성장) 부문은 HACCP인증, 기술보증기금의 벤처기업 인증 기업 등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즉, ESG를 각각 잘할 수록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단 얘기다.

이를 적용한 상품 'NH농식품그린성장론'도 출시됐다. NH농식품그린성장론은 녹색분야 혁신 우수기업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여신상품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농식품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다.

◇탄소중립 실현위한 친환경 투자 확대 "ESG는 시대적 흐름"

지난해 11월부터는 환경부과 업무협약을 맺고 탄소중립을 위한 6조5천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섰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사업 투자 대신 농촌 태양광 사업과 수소차 등의 친환경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동시에 '그린 뉴딜 블라인드 펀드' 등 친환경 금융 상품 조성도 늘렸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해 지역사회와 손을 맞잡았다. 지난달 23일 고양시와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탄소중립 도시 조성을 위한 기후위기 대응 사업 등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또 생활속 탄소저감을 실천하는 시민에는 '금융우대 서비스'를 제공해 시민들의 환경의식도 제고에도 나섰다. '금융우대 서비스'는 탄소포인트에 가입하고 있는 시민이 일정 목표 이상의 탄소저감을 달성하면 수신 및 여신금리 우대와 환전수수료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탄소포인트에 가입한 고양 지역 가구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친환경활동을 통해 기후변화와 금융혜택을 동시 촉진할 수 있는 선순환 서비스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이같은 친환경 청사진 실행을 위한 '피보팅' 전략을 세워 즉각 실행해 옮겼다. 농협금융의 정체성과 사회공헌 역할을 강화해 환경과 연관된 농촌봉사 등을 확대하고 업무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 업무환경 조성에도 속도를 높였다.

지난달 5일에는 즉각 실행에 옮기며 부천시지부에 1호 업무용 전기차를 도입하기도 했다. 또 농협은행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한 한국형 'K-RE100'에 참여를 확정지었다. 'RE100' 캠페인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자체 기준을 마련한 한국형 'RE100'인 'K-RE100'을 마련키로 했는데 농협은행도 한국전력으로부터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구입해 합류했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회사 내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의 친환경 농업경제 조성을 위한 녹색금융은 ESG경영확립과 더불어 확대될 방침이다.글로벌 ESG표준인 유엔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UNEP FI)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권고안(TCFD)에도 단계적으로 참여해 글로벌 친환경 역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손병환 회장은 "ESG는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며 시대 흐름에 앞서 선제적으로, 그리고 농협이 기존에 해오던 금융과 사회공헌 활동을 ESG 관점에서 재정립하여 체계적으로 ESG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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