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관련 대출 공급규모 가장 커

 
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출처 flickr)/그린포스트코리아
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출처 flickr)/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탄소중립선언에 따라 기후변화를 촉구하는 탈석탄 물결이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석탄화력발전산업 투자 규모가 세계 9위에 오르며 기후악당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1위, 세계 기관 11위의 불명예에 올랐다.

26일 기후솔루션은 환경단체 우르게발트(독일)와 25개 NGO단체가 집계한 석탄화력발전산업 투자 규모 결과를 발표했다. 우르게발트는 해마다 석탄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선정하는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Global Coal Exit List)'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선 '석탄 기업'으로 분류된 전 세계 934개 기업들의 지난 2년간 주식, 채권, 대출 등 석탄 금융 관련 세부내용을 분석했다. 특히 이번 리스트는 전 세계 주요은행과 연기금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석탄산업 투자 여부를 총체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다.

집계 결과 주식과 채권 투자의 경우 전 세계에서 1조 300억 달러(약 1142조 2700억원) 규모의 석탄 투자가 이뤄졌다. 이 중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석탄투자 규모는 총 168억 600만 달러(약 18조 6000억원)로, 회사채가 78억 3500만 달러(약 8조 7000억원), 주식투자가 89억 7000만 달러(약 9조 9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개별 투자기관 중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석탄 채권과 관련 주식으로 114억 2300만 달러(약 12조 6500억원)를 투자해 전세계 11위, 국내에선 1위 석탄 투자기관에 올랐다.

석탄산업 분야 대출 집계로만 공적 금융기관인 KDB금융그룹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22억 1300만 달러(약 2조 4300억원), 15억 6900만 달러(약 1조 7300억원)를 공급하며 1, 2위에 올랐다. 

또 한국전력공사(해외석탄발전사업), 두산중공업(석탄발전설비), 포스코(석탄소비 제철공정), LG상사(석탄광산사업)도 대표적인 '석탄 기업'에 포함됐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국내 석탄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으며 국민연금 또한 기후변화를 중점관리하기로 했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석탄사업은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탈석탄 투자는 환경 문제라기보다는 금융의 건전성 관리 문제"라며 "우리나라 전체 석탄투자에서 가장 큰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KB, 신한, 우리, 농협이 탈석탄을 선언한 만큼 국민연금도 탈석탄 투자 방침을 세우고 기후변화 위험 대응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한 움직임을 준비중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기후변화를 '중점관리사안'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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