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 뒤집은 제품부터 국경 넘나드는 제품까지
세월 거슬러 새 트렌드 만든 클래식 제품

CU는 최근 몽골 전용 상품으로 GET 카페라떼캔를 출시했다. 현지 고객에 맞춘 용량과 맛으로 전면 리뉴얼한 PB상품이다. 사진은 몽골 CU에서 현지 고객이 GET커피에 라떼파우더를 넣고 있는 모습. (CU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CU는 최근 몽골 전용 상품으로 GET 카페라떼캔를 출시했다. 현지 고객에 맞춘 용량과 맛으로 전면 리뉴얼한 PB상품이다. 사진은 몽골 CU에서 현지 고객이 GET커피에 라떼파우더를 넣고 있는 모습. (CU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식음료 업계에서 제품 리뉴얼은 브랜드력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요즘은 단순히 리뉴얼의 차원을 넘어 차별화 강점은 유지하되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업뉴얼’ 제품 출시가 눈길을 끈다. 

업뉴얼은 가치・중요성을 높인다는 뜻의 ‘업그레이드’와 새롭게 재구성한다는 ‘리뉴얼’의 합성어로 품질만 강화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과 트렌드를 반영한 한 차원 높은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업뉴얼 전략은 기업에는 신규 소비자 유입 효과를, 소비자에겐 기존 제품에 대한 환기점을 마련한다. 

◇ 발상 뒤집은 제품들

빙그레는 붕어싸만코 브랜드 이미지를 역으로 뒤집은 ‘핫붕어 미니싸만코’ 2종을 출시했다. 보통 붕어싸만코 하면 냉동 제품을 떠올리지만 핫붕어 미니싸만코는 에어프라이어에 뜨겁게 데워 먹는 냉동 디저트 붕어빵이다. 

팥과 초코 2종으로 출시된 해당 제품은 기존 붕어싸만코 제품의 특징인 붕어 모양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지만 뜨겁게 데워 먹는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재미와 새로움을 줬다. 

빙그레의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는 그동안 겉면 과자와 믹스에 흑임자를 첨가해 어두운 색을 띄고 있는 ‘흑임자 붕어싸만코’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인 변신을 시도해왔다. 해당 제품은 식품의 단백질 함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반영해 프로틴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붕어싸만코의 새로운 모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맛과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두부 제품을 샐러드 콘셉트로 새단장했다. 식사대용 연두부 제품인 ‘행복한콩 모닝두부’를 떠먹는 샐러드 콘셉트로 업뉴얼한 것. 

CJ제일제당은 최근 늘어나는 샐러드 소비 확대 트렌드 맞춰 제품 리뉴얼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제품 패키지 전면에 ‘떠먹는 샐러드’라는 문구와 이미지를 넣고 ‘플레인’, ‘오리엔탈소스’, ‘오곡참깨소스’ 등 3종으로 출시된 제품은 원재료와 배합비를 기존과 달리 함으로써 연두부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리뉴얼한 ‘행복한콩 모닝두부’는 샐러드로 식사를 챙기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맛있으면서도 균형감 있게 설계한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소비자 니즈를 고려한 제품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월 거슬러 새 트렌드 만든 클래식 제품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클래식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반영돼 서프라이즈하게 출시된 제품들도 있다.

지난해 16년 만에 한정판으로 출시된 농심켈로그의 ‘첵스 파맛’이 대표적이다. 첵스 파맛은 초코맛 시리얼로 유명한 첵스 초코의 자매품으로 시리얼에 파를 넣은 제품이다. 

첵스 파맛의 배경에는 2004년 초코 첵스 리뉴얼을 기념해 시작한 투표 이벤트가 있다. 당시 ‘초코 왕국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중 하나로 등장한 캐릭터인 파맛 첵스 ‘차카’는 다소 황당한 캐릭터로 초코 첵스 ‘체키’보다 더 많은 표를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당시 농심켈로그 측이 현장 투표를 추가하면서 결국 초코 첵스가 최종 당선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부정선거라고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파맛 첵스 출시를 요구했다. 

첵스 파맛은 16년 만에 출시된 한정판이라는 흥미로운 배경으로 MZ 세대의 높은 호응을 끌엇다. 이에 회사 측에서도 어린이 대상 제품임에도 Z세대와의 접점을 확장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첵스 파맛 캠페인은 지난해 말 구글 주최의 ‘2020 유튜브 웍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YouTube 신규 브랜드 런칭’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심사평으로 “과거 일을 사과하고 브랜드가 약속을 지켰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 “소비자들의 활발한 참여 유도를 위해 키메시지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잘 연결한 훌륭한 사례다” 등이 나올 정도로 스토리가 있는 제품에 긍정적인 반응이 컸다. 

제품의 내용물은 그대로 두고 패키지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제품도 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 페트 출시다. 

하이트진로는 400㎖, 640㎖ 용량의 진로 페트를 출시하며 가정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측은 코로나 이슈에 홈술 트렌드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품을 업뉴얼하는 등 핵신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페트 제품은 기존 병의 형태와 볼륨감을 그대로 살리고 라벨과 뚜껑에도 스카이블루를 적용하는 등 병 소주를 마시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640㎖ 페트는 페트 시장 내에서도 가장 수요가 높은 제품이고 400㎖ 페트 또한 저용량 인기제품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0월 가정에서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160㎖의 진로 미니 팩소주를 출시해,출시 한 달만에 100만팩 판매를 돌파했다.또,지난7일에는 배달,포장용 시장을 고려해 진로 미니 팩소주 유흥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주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2019년 4월 소주의 원조 진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출시, 젊은 세대는 물론 진로를 즐겼던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며 대세 소주로 자리잡았다. 단일 용기인 360㎖ 병으로만 판매했음에도 출시 1년 4개월만에 4억병의 판매고를 올려 메가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기존의 국민 간식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도 있다. 오리온은 우리나라 대표 간식인 ‘건빵’을 21세기형으로 재해석한 제품인 ‘마켓오 빵둥이’를 내놨다. 건빵은 전쟁 직후 국민들의 허기를 채우고자 생산된 제품이다. 오리온은 모양은 건빵과 유사하지만 생크림을 넣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과자 반죽에 통밀과 생크림을 넣어 스낵류 특유의 바삭한 식감에 부드러운 목 넘김을 살렸다. 

◇ 국경 넘나드는 업뉴얼 

글로벌 시대 업뉴얼은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한국에서 팔지 않지만 해외 현지 고객에게 맞춰 전면 리뉴얼된 제품부터 해외의 인기 아이템이 국내 유통망으로 들어와 새로운 형태로 판매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오리온은 국가별로 초코파이 겨울 시즌상품을 내놨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 현지 문화와 입맛을 고려해 맛과 색에서 다양화를 추구해 총 19종의 초코파이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업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국에선 ‘홀리데이’, 중국에선 ‘포춘쿠키’, 베트남에선 ‘곧 봄’으로 각 국가마다 다른 콘셉트로 선보이는 식이다. 

시즌 한정 상품으로 업뉴얼을 진행하고 있는 오리온은 지난 2016년 ‘바나나 초코파이情’을 출시한 데 이어 이듬해부터 선보인 봄 한정판 시리즈가 매년 완판되면서 콘셉트 특화형을겨울 시즌 한정 상품으로 확대했다. 

CU는 최근 몽골 전용 상품으로 GET 카페라떼캔를 출시했다. 현지 고객에 맞춘 용량과 맛으로 전면 리뉴얼한 제품으로 한국 CU에는 없지만 몽골 CU에만 맞춤형으로 리뉴얼돼 판매되는 PB상품이다. 

CU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해외수출용 PB상품이기도 하다. ‘GET 카페라떼캔’의 GET원두커피에 사용되는 커피원두와 배합비를 그대로 사용한 RTD 커피로 2016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여 2년간 판매됐던 상품이다.

CU에 따르면 즉석에서 원두를 갈아 내린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몽골에선 라떼를 찾는 고객이 많다. 실제로 유제품에 익숙한 몽골에선 우리나라 대비 라떼 파우더 판매량이 31배나 많다. 전통적인 유목민족인 몽골 소비자들은 씁쓸한 커피 고유의 맛보다 익숙한 우유 맛이 느껴지는 라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CU는 몽골 현지 고객들의 기호에 맞춰 275ml로 국내에서 판매되던 상품 용량을 390ml로 확대하고 레시피도 우유와 설탕 함유량을 늘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GS25에선 반대로 2019년 흑당 트렌드를 주도하는 음료 브랜드 타이거슈가와 손잡고 유통 매장 전용 타이거슈가 흑당밀크티를 출시한 바 있다. 타이거슈가 특제 흑당 시럽을 사용하고 국내 밀크티 중 가장 높은 원유를 함유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밀크티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냉장 유통되는 제품으로 전용 매장에서 판매하는 버블은 포함하고 있지 않았다. 

이는 타이거슈가가 최초로 유통업계와 손잡고 매장 외에서 판매한 상품으로 대도시에 집중돼 있는 기존 매장 특성상 해당 제품을 맛보기 어려웠던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힌 사례이기도 하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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