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블랙야크와 무라벨 생수병 업사이클한 등산복 상품화
위메프, 택배 비닐 포장지를 패션 가방으로 재탄생
한섬, 재고 의류 소각 대신 친환경 마감재로 업사이클링

페트병으로 만든 블랙야크 티셔츠를 입은 모델들이 GS25의 무라벨 생수 페트병을 들고 있다. (GS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페트병으로 만든 블랙야크 티셔츠를 입은 모델들이 GS25의 무라벨 생수 페트병을 들고 있다. (GS리테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기업들이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부터 패션업계에 이르기까지 자원의 재탄생을 통해 선순환 소비 구조를 만들고 있다. 

편의점에선 무라벨 생수 페트병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든 의류를 다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GS리테일은 22일 편의점 최초로 무라벨 PB생수를 선보이는 한편 블랙야크와 함께 재활용 제휴까지 더해 자원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19일 블랙야크 본사에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협업, 자원순환 제품 공동 개발, 자원순환 제품 판매 및 마케팅 협업 등을 주요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GS리테일은 GS25, 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점포에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함을 확대 설치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수거된 페트병을 블랙야크 측에 보내기로 했다. 페트병으로 공동 개발한 제품은 각 사의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한다. 

GS리테일 측은 “블랙야크는 투명 페트병을 원료로 기능성 의류 및 등산 용품을 생산하는 페트병 자원 순환 기술을 보유한 국내 대표적인 자원 재활용 우수 기업”이라며 제휴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종수 GS리테일 MD본부장은 “GS리테일 점포에서 시작된 소비가 업사이클링을 거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결과물의 재소비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무라벨 생수 도입과 이를 활용한 구체적인 자원 선순환의 바람직한 소비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업체인 위메프도 새사용을 넘어 새활용에 방점을 찍은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택배 비닐 포장지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We Made it, We Make it’ 프로젝트 얘기다. 

위메프에 따르면 업사이클링 비닐 패브릭 스튜디오 ‘H22(희)’와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위메프에서 나오는 택배 비닐봉투 1만장의 쓰임새가 달라진다. 여러 겹의 택배 비닐을 열과 압력으로 녹여 튼튼한 소재로 가공해 이를 원단으로 활용, 가방, 파우치, 카드지갑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방식을 통해서다.  

해당 제품은 버려질 뻔한 택배 비닐봉투를 활용한다는 취지에 따라 생산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품 사이즈를 택배 비닐봉투 사이즈에 맞춰 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봉투 1장부터 4장과 6장을 합친 크기로 각각 기획됐다. 상품 포장 시에도 쓰레기 최소화를 위해 업사이클링에 활용한 택배 비닐봉투와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고 사용설명서는 추후 엽서로도 활용 가능한 재생지로 제작했다. 

패션 업계에선 환경보호를 역행하는 방식으로 지적 받던 ‘재고 의류’ 소각 방식을 업사이클링 방식으로 바꾸면서 지속 가능 패션을 실천한다. 전세계적으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폐의류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연간 120억톤으로 전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10%에 달한다.

한섬은 최근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마감재로 다시 선보이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섬은 그동안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매년 신제품 출시 후 3년이 지난 재고 의류 8만여벌을 소각·폐기해왔다. 약 60톤에 이르는 양이다. 

한섬에 따르면 이번 친환경 폐기 처리 방식 도입으로 매년 약 14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30년산 소나무 2만여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섬은 지난해 하반기 12톤의 재고 의류를 시범적으로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폐기한데 이어 올해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가량을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에는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한섬은 지난해 시범 운영을 통해 생산한 친환경 마감재 일부를 재매입해 26일 오픈하는 ‘더현대 서울’에 입점하는 매장 내 피팅룸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섬의 재고 의류가 친환경 마감재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크게 세 과정을 거친다. 먼저 재고 의류에서 섬유 소재만 걸러내고, 이후 파쇄해 타면 공정을 통해 솜과 같은 형태로 만든다. 끝으로 고온과 고압으로 섬유를 압축시켜 가로 2m, 세로 1m의 규격의 섬유 패널로 완성시킨다. 이 과정에는 폐의류 재활용업체 세진플러스가 힘을 보탠다. 

한섬에 따르면 마감재는 의류에 사용되는 섬유로 만들어지기에 인체에 무해한데다 유해화학물질인 폼알데하이드도 거의 방산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열전도율가 낮아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흡음 효과도 높다.

한섬 관계자는 “이렇게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면 기존보다 비용은 6배, 기간은 1~2주 이상 더 걸린다”라며 “그럼에도 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을 앞장서 도입한 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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