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매장 방문기] 투썸플레이스 신촌연세로점... 친환경 매장의 딜레마
[친환경 매장 방문기] 투썸플레이스 신촌연세로점... 친환경 매장의 딜레마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1.02.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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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마감재 및 인테리어 적용한 친환경 콘셉트 매장
일회용컵・빨대・포크 등은 여전히 플라스틱 소재 사용
텀블러 대신 일회용컵과 빨대 사용하는 고객들
1월 22일 친환경 매장을 콘셉트로 문을 연 투썸플레이스 신촌 연세로점.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1월 22일 친환경 매장을 콘셉트로 문을 연 투썸플레이스 신촌 연세로점.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지난 1월 22일 신촌에 친환경을 콘셉트로 한 투썸플레이스 신촌연세로점이 문을 열었다.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이곳은 환경과 건강에 대한 투썸의 고민을 담아낸 공간으로 투썸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고객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다양한 친환경 마감재와 인테리어,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여러 친환경 요소가 적용된 장소라 직접 방문해보기로 하고 투썸플레이스 신촌 연세로점을 찾았다. 친환경 매장이라고 해서 특별히 외관상 다른 점은 없었다. 

4층 건물의 카페 1층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양한 굿즈와 홈카페 용품들이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다. 명부를 쓰고 커피를 주문했다. 미리 준비해간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하자 300원이 할인됐다. 투썸 플레이스 텀블러를 사용하면 오픈 기념으로 3월 22일까지 1000원이 할인된다고 했다.

이어 전 층을 살펴봤다. 1층이 음료 판매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면 2층과 3층은 본격적으로 취식과 휴식을 위한 장소로, 4층은 스터디룸으로 구성돼 있었다. 

먼저 살펴본 곳은 4층이었다. 투썸에 따르면 4층은 친환경 테마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다. 4층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콘센트를 이용할 수 있는 개별좌석들이다. 투썸에 따르면 전 층에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가 설치돼 있다. 전기제품의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는 전력 소비를 자동으로 차단해 전기를 절감하는 시스템이다. 

개별좌석과 함께 4층에는 미팅을 진행할 수 있는 큰 대리석 테이블과 2~3인이 모여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은 원형 테이블이 몇 개 구성돼 있었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친환경 요소는 한쪽 벽 일부를 채우고 있는 식물들이었다. 수직정원과 수경재배를 적용한 인테리어다. 식물을 활용한 플렌테리어는 시각적으로도 확실히 시멘트 벽보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 환경적으로는 공기청정 및 정화, 온도유지 효과를 낸다고 한다. 

벽과 바닥의 경우 외관상 친환경 요소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실제로는 실내 바닥과 테라스 벽에 친환경 코르크 알갱이를 활용한 마감재를 활용했다고 한다. 

4층 벽면 일부에 배치된 수직정원과 수경재배 방식의 인테리어. 공기청정 및 온도유지 효과가 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4층 벽면 일부에 배치된 수직정원과 수경재배 방식의 인테리어. 공기청정 및 온도유지 효과가 있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다음으로는 화장실을 이용해봤다. 화장실에는 절수 효과가 있고 소음, 막힘, 세균 비산을 방지하는 초절수 대변기를 설치했다고 들었는데 겉으로는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변기 이외에 쓰레기통이나 화장지, 개수대 등도 여느 카페 화장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화장실 내부에는 핸드 드라이기 위로 ‘투썸플레이스 신촌연세로점은 친환경 매장으로 핸드 타월이 없습니다’라는 멘트가 붙어 있었다. 

화장실에는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는 도어락이 설치돼 있다. 비밀번호는 영수증에 표기돼 있었는데 아쉽게도 재활용 용지가 아닌 일반 용지였다. 

이와 관련해 투썸 측에 문의하자 “영수증 재질 변경을 검토 중이며 모바일투썸 이용 시에는 모두 전자 영수증으로 발급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2층과 3층을 살펴봤다. 매장 내 벽과 천장 전반에 친환경 마감재가 적용됐다고 하는데 일반 이용자의 시선에선 별다른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 달리 이 매장에는 친환경 흙 미장재, 허브와 약재로 만든 프리미엄 친환경 페인트, 환경마크 인증 친환경 마감재 등이 사용됐다. 

특히 1층과 3층 일부 공간에는 친환경 도료에 투썸 매장에서 발생한 커피 찌꺼기를 배합한 도장이 사용됐다. 커피 찌꺼기 특유의 색감과 광택을 그대로 살려 심미적인 효과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투썸 관계자는 “이를 통해 인테리어 소재로서 커피 찌꺼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쓰레기 배출량 감소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매장 2층엔 일부 네온 조명이 인테리어 효과를 내고 있었다. 관련해 건물 내 조명 등 에너지 절감 시스템 적용 여부를 물어봤다. 투썸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시스템은 IoT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냉난방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적용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매장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실내 미세한 온도 변화까지 감지해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친환경 인테리어만으로 친환경 매장이라 불리는 게 맞을까

(왼쪽)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비치된 작은 종이컵은 30분 만에 거의 사라졌고 (오른쪽) 손님이 떠난 뒤에는 텀블러 대신 사용한 일회용컵과 빨대, 매장에서 제공한 플라스틱 디저트 트레이와 플라스틱 포크가 남겨졌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왼쪽)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비치된 종이컵은 30분 만에 거의 사라졌다. (오른쪽) 손님이 떠난 뒤에는 텀블러 대신 사용한 일회용컵과 빨대 그리고 매장에서 제공한 플라스틱 디저트 트레이와 플라스틱 포크가 남겨졌다.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투썸플레이스 신촌연세로점은 친환경 도료와 커피 찌꺼기, 코르크 등을 활용한 마감재 등 친환경 인테리어를 통해 환경 보호에 동참하자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분명 친환경적인 요소들이 매장 곳곳에 녹아있지만 일반 이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인테리어에 대한 포인트는 추가적인 설명이 있어야 알 수 있는데 매장 내에는 친환경 매장임을 홍보하는 문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투썸 측은 “오픈 이후 기사와 SNS을 통해 친환경 매장이라는 점을 알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고 관련해 문의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작은 안내판을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카페라는 장소에서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친환경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컵과 빨대 등이다. 카페 자체가 음료와 디저트를 먹는 공간이고 이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친환경 매장을 표방하고 있는 매장에서는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어떠한 기준을 갖고 있을까.

투썸에 따르면 아이스 음료에는 빨대 없이 바로 마실 수 있는 ‘에스프리 리드’를 사용하고 뜨거운 음료에는 고온 음료를 담아도 환경 호르몬이 발생하지 않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핫 리드를 사용하고 있다. 종이컵은 재활용이 쉽도록 인쇄를 최소화한 흰색 컵으로 제공하고 텀블러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매장에서 텀블러 지참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매장의 의도와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해 보였다. 빨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제공하는 리드에 빨대를 꽂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자가 방문했던 시간대를 기준으로 보면 모든 아이스 음료 이용 고객이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고 있었고 텀블러 이용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 한 두 명은 보일 법도 한데 당시 2층 매장을 이용하고 있던 스무명 남짓한 손님들은 모두 매장에서 제공하는 일회용컵을 이용하고 있었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비치된 작은 종이컵도 30분 만에 거의 사라졌다. 손님들이 떠나고 난 뒤에는 일회용 컵과 빨대, 컵홀더 그리고 매장에서 제공한 디저트가 담겨있던 플라스틱 트레이와 포크가 남았다. 친환경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라고 해서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위생이 우선시되면서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하지만 친환경 매장을 콘셉트로 운영되는 곳에서 지나치게 많은 일회용컵과 빨대가 배출되고 있는 모습은 씁쓸함을 남겼다. 게다가 친환경 매장이라고 하면서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컵과 빨대, 포크 등이 모두 플라스틱 소재라는 점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일회용컵과 빨대 사용이 주가 되는 음료 매장이 과연 친환경적인가라는 물음표가 남기 때문이다.

친환경 매장을 이용하고 난 뒤에도 찝찝함이 남은 건 이러한 모습들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매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환경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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