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나아진 것 같은 선물세트...내년엔 더 나아질까?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읽는 환경 또는 경제 뉴스입니다. 서른 아홉번째 사진은 설 연휴를 앞두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선물세트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에 진열된 선물세트 모습. (이한 기자 2020.2.4)/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에 진열된 선물세트 모습. 과대포장 등이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일까. 최근 선물세트는 예전에 비해 제품이 더욱 촘촘하게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 처럼 보인다. (이한 기자 2020.2.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선물은 ‘마음’이 중요하지만 사실은 ‘그게 뭐냐’가 중요할 때가 많다. 꼭 필요한 것이나 평소 갖고 싶던 것을 선물 받으면 주는 사람의 마음도 그만큼 잘 전달될 확률이 높다.

명절 선물세트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과대포장’ 논란이 일었다. ‘있어 보이는’ 포장을 위해 부피를 키우고 물건의 쓰임새보다는 담음새에 더 몰두함으로서 선물의 취지 대신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만 커간다는 지적이었다. 그런 목소리에 기업들이 귀를 기울인걸까. 최근 선물세트는 포장이 예년보다 줄어든 경우가 많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마트에서 찍은 설 선물세트다. 이중포장과 플라스틱 소재 등이 여전히 눈에 띄지만, 그래도 선물세트 속 제품 간격이 과거보다는 더 촘촘해 보인다. ‘거리두기’가 사회적 화두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플라스틱 포장 속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좋다. 20여년 전 군대에서 조교에서 자주 듣던 얘기가 있다. ‘좌우로 밀착!’ 선물세트 안에서는, 앞으로는 더 그러길 바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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