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절대강자 없는 치킨게임 중 
치열한 점유율 경쟁으로 적자 벗어나기 어려워
온라인 시장 뛰어든 유통공룡들... 생존 위한 합종연횡

이커머스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외형은 커졌지만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출혈로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단순히 점유율 나눠먹기 상황과 적자 구조 속에서도 유통공룡들은 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커머스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외형은 커졌지만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출혈로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단순히 점유율 나눠먹기 상황과 적자 구조 속에서도 유통공룡들은 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이커머스 업계 절대강자 없는 치킨게임 중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이커머스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외형은 커졌지만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출혈로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한 160조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적자 구조를 벗어나진 못했다. 몸집은 커졌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절대강자가 없는 셈이다. 

이같은 경쟁 양상은 코로나19로 당겨진 온택트 소비 패턴에 대기업들이 서둘러 시장에 뛰어들면서 더욱 심화됐다. 그야말로 온택트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매출은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창립 이후 누적적자만 4조 원대에 이르는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지난해 거래액 호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선점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티몬도 반짝 흑자 이후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티몬의 흑자 전환은 타임커머스 등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룬 것으로 충성고객으로 인한 성과가 아니라 변동이 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019년 14억원의 흑자를 낸 11번가도 지난해에는 매출 상승과 대조적으로 영업손실 9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9년 회원수 증가로 직전해보다 173% 늘어난 42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마켓컬리도 영업손실 규모는 그보다 더 큰 190% 급증한 98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적자는 판매관리비의 변동비 비중이 높은 등 빈약한 매출 구조에서 온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기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유통업체이다 보니 물류센터에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예측한 만큼 물류 규모를 키우지 못해서 발생하는 적자가 있다”며 “규모에 비해 경쟁자가 많고 각자의 색이 달라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도 적자가 반복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에 대해 “각자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서 규모의 경제를 표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마존처럼 점유율이 30~40%가 되면 흑자가 되겠지만 유일한 흑자 기업인 이베이도 10%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는 등 대부분의 업체가 20%를 넘지 못해 서로 애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치열한 점유율 경쟁으로 적자 벗어나기 어려워

올해 이커머스 업계에는 매각부터 상장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예고돼 있다. 지난해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격돌이 예상되는 이유다.  

먼저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 매출 1조1억원에 영업이익 615억원을 기록하며 15년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국내 굵직한 대기업부터 사모펀드까지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면서 누가 인수 깃발을 꽂느냐에 따라 업계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번가는 올해 아마존의 지분 투자를 받고 이커머스 협력을 추진한다. 11번가와 아마존이 함께 운영하는 글로벌 쇼핑 서비스를 통해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아마존이 한국에 우회 진출하는 통로가 될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티몬은 지난해 흑자 전환 이후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올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선언했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쿠팡의 상장 이슈는 매년 꾸준히 거론돼 왔으나 올해는 그 실현성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미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기업설명회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굵직한 이커머스 전쟁의 키를 사실상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옥션과 지마켓을 보유한 미국 이베이, 쿠팡의 실질적 소유주인 일본의 소프트뱅크, 11번가 투자로 국내에 우회 진출한 아마존까지 사실상 글로벌 대형 기업들의 싸움이란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와 현대 등 대기업에서도 시장에 치고 들어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파이가 치열해지다보니 적자 개선은 더욱 쉽지 않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그나마 매출을 크게 늘리면서 적자를 줄이고 나스닥 상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 새로운 투자를 받기 어려운 티몬은 흑자를 강조하며 IPO로 가고 있다“면서 “마켓컬리의 경우 투자를 받고 몸집을 키우고 있고 네이버도 장보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결 더 치열해졌다“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 온라인 시장 뛰어든 유통공룡들... 생존 위한 합종연횡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의 적자 행진에도 국내 유통공룡들은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발을 뻗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은 온라인 사업 강화를 선언하며 디지털 전환을 화두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점유율 나눠먹기 상황과 적자 구조 속에서 유통공룡들은 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업계에 따르면 작년부터 급증한 온라인 수요와 변화한 소비 패턴에 대한 유일한 대응책이다. 특히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대기업은 기존 이커머스 업계와 ‘실체가 있고 없는’ 데에서 차별화가 있다고 것이다.

경쟁상황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온라인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인식되고 있는 면도 있지만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물류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과 달리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은 관련 데이터와 물류센터 보유라는 경쟁력이 이미 잡혀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실체가 없다. 자산이 없다. 말 그대로 물류센터를 통해서 쿠팡처럼 확장하거나 인력을 늘려서 가는 구조다. 네이버의 경우 직접 못하니까 제휴를 통해서 통행세를 받는 구조로 간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온라인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고 기회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홈코노미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고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는 날이 오고 있는 만큼 온라인 시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강자들도 온라인 시장에서는 아직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진 못하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사업과 배송 서비스 경쟁력 구축을 위해 지난해 4월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기존의 오프라인 영업방식에서 빚는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회심작이라고도 불린 롯데온은 대기업이 3조원을 투자해 만든 이커머스 플랫폼이었던 만큼 업계를 긴장시켰지만 1년이 다 돼 가도록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투홈도 반년이 됐지만 규모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홈플러스의 경우 네이버와 손을 잡으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유통 관계자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안에서는 생존을 위해 적과 동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이 합종연횡을 한다”면서 “코로나로 언택트 트렌드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고 코로나19 장기전이 예고돼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기업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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