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최초로 ‘탄소 제로(0) 프로젝트’ 가동
재고 의류 소각 대신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업사이클링 
연간 약 144톤 탄소배출량 감소 기대

한섬이 재고 의류 폐기 방식을 소각이 아닌 업사이클 방식으로 바꾼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섬이 재고 의류 폐기 방식을 소각이 아닌 업사이클 방식으로 바꾼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한섬이 재고 의류 폐기를 친환경 방식으로 바꾼다. 재고 의류를 불에 태워서 처리하던 기존 방식을 업사이클링을 통해 친환경 마감재로 다시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한섬은 올해부터 패션 업계 최초로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을 통해 친환경으로 폐기 처리하는 ‘탄소 제로(0) 프로젝트’를 도입한다고 9일 밝혔다. 

탄소 제로 프로젝트는 한섬에서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을 폐의류 재활용 업체인 세진플러스에서 고온과 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인 섬유 패널로 만드는 것이다. 재고 의류에서 섬유 소재만 걸러내 파쇄한 뒤, 타면 공정을 통해 솜과 같은 형태로 만들고, 섬유를 압축시켜 가로 2m, 세로 1m 규격의 마감재로 완성시키는 세 단계 공정을 거친다. 

한섬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지는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는 의류에 사용되는 섬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유해화학 물질인 폼알데하이드도 거의 방산되지 않는다. 열전도율이 0.044W/m.K 수준으로 낮아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흡음률이 75~83%로 높은 장점이 있다. 

한섬이 업계 최초로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도입해 운영하기로 한 배경에는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폐의류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다. 실제로 소각되거나 토지와 해양에 버려지는 폐의류로 발생하는 전세계 탄소 배출량은 연간 전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10%에 달하는 120억 톤이다. 

한섬 역시 그동안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신제품 출시 후 3년이 지난 의류는 소각 폐기해왔다. 이렇게 매년 소각된 재고 의류는 약 8만여 벌로 60톤에 이른다. 만약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재고 의류를 소각하지 않으면 매년 약 144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30년산 소나무 2만여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면 소각할 때 비용보다 6배가 더 들고 처리 기간도 1~2주 이상 더 걸린다”며 “국내 패션업계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친환경 재고 의류 처리방식을 앞장 서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섬은 지난해 하반기 시범적으로 12톤의 재고 의류를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폐기한데 이어 올해 연간 재고 의류 물량의 절반 수준인 30톤가량을 탄소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4년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한섬의 모든 재고 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시범 운영을 통해 생산된 친환경 마감재 일부는 재매입해 브랜드 매장 내부 마감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26일 오픈하는 ‘더현대 서울’에 입점하는 시스템·SJSJ·더캐시미어 매장 내 피팅룸에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할 예정”이라며 “피팅룸 마감재 외에 각 브랜드 매장의 바닥재와 벽채, 진열대 등에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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