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필두로 환경경영 체제 확립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다섯 번째 순서는 무풍지대 KB금융그룹입니다. 첫 번째 파트, 환경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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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지난 4일 환경 사회적 리스크가 있는 사업에 투자를 중단하는 적도원칙에 가입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이행하고 있다.(국민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지난해 KB금융그룹의 친환경행보는 환경경영 참여에서 '환경경영 체제 확립'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탈석탄금융의 빗장을 열며 친환경 금융을 주도하는 'Green Leaders'로 자리 잡았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07년부터 국민은행을 통해 태양광, 풍력, 고형폐기물연료(SRF, Solid Refuse Fuel)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환경보호를 위한 녹색금융을 확대해왔다. 지난 2018년부터는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와 TCFP(기후환경변화 리스크 재무 정보공개)에 가입하고 2019년에는 기후공동협약에 참여하며 '기후금융'를 위한 본격적 기지개를 폈다.

지난해에는 1월 KB금융지주 및 계열사에 'ESG전담부서'를 설치하고 'ESG이행원칙'에 서명하며 친환경 및 사회적금융을 확대했으며 3월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두 번째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특히 KB금융그룹의 ESG위원회는 짧은 설립기간 대비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KB금융그룹의 'Green Leadership' 확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오윤진 연구원은 "KB금융그룹의 ESG위원회는 이사회 전원이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참여, 활동하고 있다는 점, 설치된 지 1년이 안 되는 짧은 위원회 운영 기간 동안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하여 '탈석탄 금융'과 같은 선도적인 활동을 이행하였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 상장기업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권 최초의 '탈석탄금융' 선언이다. 지난해 9월 25일 KB금융그룹은 기후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석탄화력발전산업 투자를 중단하는 '탈석탄금융'을 선언했다. 국책은행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석탄화력발전산업 투자가 크게 이뤄지며 국제적 비판을 받던 중 의미있는 시도로 기후변화를 위한 유의미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통해 KB금융그룹은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했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후 현상이 심각해진 만큼 환경 사회적 책임 이행에 앞장선 조치다.

5월에는 탈석탄금융에서 나아가 친환경 경영 실천을 위한 'KB Green Way 2030' 전략을 세우고 친환경 캠페인을 확산했다. 'KB Green Way 2030'은 2030년까지 KB금융그룹의 탄소배출량을 25% 감축(2017년 대비)함과 동시에 약 20조원 규모의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3가지 'ESG 전략 방향'인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산을 추진중이다.

실제 KB금융그룹은 지난 2019년도에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790tCO2eq 규모로 감축했으며, 전 계열사는 에너지 감축을 위해 본점 소등 및 전등을 LED로 전환, 냉난방기 회전형 윈드바이저 설치, 점심시간 및 야간에 일괄 소등 후 선택적 점등 등을 수행했다.

또 플라스틱과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KB Green Wave 캠페인'을 실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종이통장 미사용을 권하며 고객들의 환경보호 의식 제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4일에는 약속했던 대로 환경·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했다. 적도원칙은 환경파괴 또는 인권침해 문제가 있는 개벌사업에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자발적인 국제 협약이다. 국민은행은 향후 적도원칙 이행 내용을 담은 연차보고서를 발간해 친환경 의식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녹색금융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친환경 투자·대출에만 7조1964억원을 집행했으며, 친환경 상품을 포함하면 11조1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세계적인 ESG평가 지수인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에서 5년 연속 월드 지수수(World Index)에 편입됐으며 KCGS로부터 E(환경)·S(사회)·G(지배구조) 전 부문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여기에는 KB금융지주의 환경경영체계 확립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KCGS는 KB금융지주의 ESG에 관해 "전사적 환경경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사회 및 경영 승계 프로그램과 성과평가체계에 있어서 우수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 ESG 위원회 설치 등 환경경영 전사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친환경 금융상품 개발 및 지속가능채권 발행 등을 통한 친환경 금융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올해 환경경영 체제를 견고히하고 탈석탄금융과 적도원칙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며 '기후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윤종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ESG경영 확산과 내재화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ESG 선도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해 사회적 변화와 미래가치 창출에 앞장 서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전력의 100%를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Renewable Energy했다. 100)에 선제적으로 가입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동시에 친환경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확대해 녹색금융을 선도하겠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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