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차세대 항암제 '폴리탁셀'이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을 시작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기업 11곳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개 기업에 불과하던 1조클럽 가입 기업이 무려 11개로 늘어나면서 IT(18개), 화학(12개)에 이어 톱3에 진입하는 등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기업 11곳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4개 기업에 불과하던 1조클럽 가입 기업이 무려 11개로 늘어나면서 IT(18개), 화학(12개)에 이어 톱3에 진입하는 등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막 시작된 올초만 해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보다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로 인해 병원 방문이 줄어 의약품 수요가 감소하고, 지원자 모집이 어려워 임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같은 위기를 K-바이오의 기술력을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

◇ K-바이오가 ‘대세’

지난해 1조 클럽에 셀트리온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데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조 클럽에 새롭게 합류하면서 K-바이오의 저력을 입증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셀트리온의 매출 전망치는 1조868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조 7544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두 회사의 성과는 유럽 시장에 진출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이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CMO 공급이 증가와 1공장 증설 시설이 본격 가동되면서 생산 효율성이 개선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코로나19 초기부터 비대면 실시간 가상 투어를 통해 글로벌 규제 기관의 실사 및 검사를 지원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통해 전사적 수주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공장 가동률 향상과 일부 코로나19 치료제가 매출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생산설비의 효율적 운영과 4공장의 조기 수주를 통해 지난해 매출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 코로나에서 빛 발한 ‘진단키트’

코로나19부터 가장 많은 해외 러브콜을 받은 업종으로 진단키트를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선제적 대응에 나서며 빠른 개발에 나선 진단키트 업체들은 지난해 1~12월 누계 수출액이 2019년 2억5000만달러보다 760%가량 늘어난 22억달러(2조4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9년 1220억원에 불과하던 씨젠은 진단키트 1위 기업으로 올라서며 지난해 매출이 1조470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체외진단기기산업에서 디지털 분자진단이 차세대 기술로 부각되면서 씨젠은 향후 자궁경부암(HPV) 등 다른 질환 대상 진단키트로 글로벌기업과 정면 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를 개발한 에스디바이오센서도 2019년 매출은 736억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매출 1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스·메르스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하며 저력을 입증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 미국 시장 진출 채비에 나섰다.

◇ 전통제약사 6곳도 ‘1조클럽’ 입성

바이오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유한양행, GC녹십자, 한국콜마,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등 전통제약사 6곳도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연매출 1위를 지켜왔던 유한양행은 2020년 매출 1조 6277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레이저티닙이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신약 성공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얀센에 기술 이전한 신약이다. 레이저티닙은 국산 신약 중 최초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향후 로열티 유입 규모도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연매출 9557억원으로 1조 클럽을 목전에서 놓쳤던 GC녹십자도 3분기 누적매출이 이미 1조874억원에 달해 올해 1조클럽에 진입했다. 지난 2019년 1조클럽에 가입한 종근당은 3분기까지 9634억 원의 누적매출액을 달성하면서 4분기 실적이 포함되면 1조클럽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고, 특히 바이오·의료기기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등 향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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