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가격과 상관없이 올라…장관은 2주 후면 내린다는데

국내 보통휘발유 평균가가 연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한 지도 99일째로 100일을 코앞에 둔 가운데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2주 후엔 가격이 내릴 것을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내리게 될 지는 의문이다.

13일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가는 2060.61원으로 전일 대비 0.35원이 오른 상태다. 14일까지 유가가 오른다면 세 자릿수 기간 동안 유가가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홍석우 장관이 2주 후 기름값 하락을 예측한 근거는 국내 유가의 바로미터로 사용되는 두바이유의 현물가격이 일부 내렸기 때문이다. 홍 장관은 12일 브리핑 자리에서 "국내 휘발유 가격은 상승세에 있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반영되는 2주를 감안한다면 조만간 국제 유가 시세를 반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두바이유 내리면 휘발유 가격 정말 내릴까?
하지만 하락세도 잠시, 13일 두바이유 현물거래가는 117.56달러로 다시 0.79달러 상승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홍 장관의 언급처럼 잠시 내려간 가격이 국내 유가에 곧바로 반영되는 지의 여부다.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정보망 사이트 페트로넷을 통해 기름값 상승이 시작된 지난 1월 6일 기준으로 2주 전부터 두바이유 현물 거래 가격을 일일히 살펴 본 결과는 홍 장관의 예상과 달랐다.

두바이유 가격이 105.27달러였던 지난 해 12월 22일부터 주 단위로 총 14주를 살펴본 결과는 반반이었다. 주간 평균가 기준으로 7주는 상승이었고 7주는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상승폭 대비 하락폭이 낮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으나 3월 첫째 주부터 한 주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세에 있었음을 살펴볼 수 있다.

매매기준율 기준 환율까지 1월 2일 1천155원에서 13일 현재 1천134.5원으로 내려간 상황인만큼 두바이유 가격 하락은 적은 폭이더라도 국내 유통가에 영향을 미쳤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볼 때 두바이유 가격이 2주 후에 반영된다는 일반적인 설은 더 이상 정설이라고 부르기 힘들다.

◇상승 원인은 다른 데 있다
그렇다면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가격 기준과 이란발 불안 요인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만으로는 가격 변동 폭 데이타와 대비해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 카드수수료 인상이다. 국제 유가 인상과 함께 카드사가 주유소 카드수수료를 올렸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수수료 총액이 국제유가 상승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정유4사의 독과점에 따른 폐해다.

지난 3월 국제휘발유 가격은 약 4.23달러가 올랐고 환율을 약 2.68원이 올랐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국제휘발유 가격의 3월 인상폭은 리터 당 27.66원이다.

하지만 정유사의 공장도 가격은 3월달에 리터 당 34.42원이 인상됐다. 6.76원을 더 올렸다는 얘기다.

1,2월에는 국제휘발유 가격 대비 34.11원을 더 인상했다. 즉 국제휘발유 가격 변동폭과 상관없이 정유사가 마진율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상승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홍 장관은 "알뜰주유소, 전자상거래, 혼합거래 같은 것이 다소 원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이 모든 제도가 석유 시장에 경쟁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지향점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다만 "기업 활동 간섭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99일이란 기간 동안 석유가격이 오르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몇 가지가 있었고 실제 실시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의 부담이 덜어질 수 있는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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