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개발과 발전을 위한 17가지 목표
깨끗한 물과 에너지, 지속가능한 도시
KT·SK·삼성전자·한화...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은?
언론 “알만한 기업 대부분 SDGs 참여 중”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2020년 신년사에서 “그동안 경제 성장의 부산물로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환경을 기본에 두고 성장을 도모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고 얼마 전 새로운 신년사가 나왔죠. 경제와 환경을 함께 실현하자는 저 다짐은 잘 지켜졌을까요?

기후변화와 팬데믹이 인류를 위협하는 시대입니다. 그 위협은 날씨나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환경과 경제, 경제와 환경이 이제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죠. 두 단어를 엮어 ‘환경제’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환경과 경제 문제를 함께 다루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2021년 새롭게 주목해야 할 ‘환경+경제’ 키워드 5가지를 골라 짚어봅니다. 세 번째 순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개발을 추구하는 SDGs입니다. ESG와 더불어 기업의 주요 경영 이념 중 하나로 떠오르는 키워드입니다. [편집자 주]

SDGs는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또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뜻하는 단어다. 영문 약자로, 풀네임은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다. 사진은 SDGs의 개념을 인포그래픽으로 설명한 모습 (asdun.org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SDGs는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또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뜻하는 단어다. 영문 약자로, 풀네임은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다. 사진은 SDGs의 개념을 인포그래픽으로 설명한 모습 (asdun.org 홈페이지 캡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주요 기업들은 하나같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다. 보고서를 굳이 내지 않더라도 ‘지속가능’은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나 각종 단체가 빼놓지 않고 내세우는 키워드 중 하나다. 미래가 불투명하지 않고 (좋은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엇을 꾸준히 유지하려는 움직임일까.

지속가능이라는 단어에서는 환경적인 뉘앙스가 읽히고 경영은 주로 경제의 영역으로 해석한다. 둘 사이의 교집합을 찾으려면 우선 단어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환경부 사이트 ‘환경용어사전’에 따르면 지속가능경영은 “환경경영에서 한 걸음 나아가 기업 자신의 지속가능성 뿐 아니라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세계 환경개발위원회(WCED, 1987년)보고서 <우리 공동의 미래>에서 이 개념을 도입했다.

환경부는 ‘지속가능발전’에 대해서는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의 양립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미래 세대가 이용할 환경과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고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세대간의 형평성’과, 자연 환경과 자원을 이용할 때는 자연의 정화 능력 안에서 오염 물질을 배출하여야 한다는 ‘환경 용량 내에서의 개발’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지난해 KT와 일동제약이 UN으로부터 ‘글로벌 지속가능 기업’으로 선정됐다. 구광모 LG 회장은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로 뽑혔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역시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로 꼽혔다. UN은 여러 이사회와 산하 기구 등이 있는데, 글로벌 지속가능은 어디서 누가 판단하는걸까. 그리고 지속가능을 추구하는 활동은 기업의 경영과 어떻게 연결될까.

◇ 지속가능한 개발과 발전을 위한 17가지 목표

앞서 언급한 글로벌 지속가능 기업 등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 ‘UN SDGs협회’가 선정했다. 세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기업과 브랜드를 분석해 선정한 결과다. 당시 조사는 유엔 총회가 열린 2019년 9월부터 UN SDGs 협회가 전 세계 약 3000개 주요 기업들 대상으로 진행했다. 10개 기준, 43개 지표를 분석해 이뤄졌다.

당시 UN SDGs 협회는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를 맞아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환경 기준이 크게 달라진 것을 주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와 지구환경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미래를 선도할 지속가능 기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SDGs는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또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뜻하는 단어다. 영문 약자로, 풀네임은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다. 이 단어는 2016년부터 국제사회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앞서 소개한 환경부 환경용어사전에서도 “2015년 유엔총회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다”는 문구가 있다.

유엔은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MDGs라는 이름의 ‘밀레니엄 개발목표’를 진행해왔다. 가난과 굶주림을 줄이고 빈곤을 없애며, 성 평등을 이루고 여권신장에 힘쓰자는 목표였다. 유아 사망을 감소시키는 목표도 있었다. 이 목표는 지난 2015년 만료됐고, 이 목표의 후속 목표가 바로 지속가능 발전 목표, 즉 SDGs다.

◇ 깨끗한 물과 에너지,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 발전 목표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이행한다. 이 목표는 모두 17개 항목이다. 17개의 중 ‘깨끗한 물과 위생’ ‘깨끗한 에너지’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기후행동’ 등 환경 분야와 관련있는 목표가 많다.

김지후 한국SDGs 청년플랫폼 사무국장은 지난 11월 본지 인터뷰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 1번부터 17번까지, 정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후 국장은 “1개의 목표는 서로 다른 목표들과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하면서 “1개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다른 분야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모여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국SDGs 청년플랫폼은 환경이라는 지엽적인 하나의 문제보다는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방향성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김 국장은 “문제의 규모가 크던 작던, 모든 문제의 원인은 '차별'에서 나온다”면서 “환경문제도 좁은 의미의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발생했고, 그 외의 빈곤, 기아, 평등의 문제 모두 '나'의 안전이나 편리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도외시하는 차별적 사고에서 생겼는데, SDG는 모두를 평등하게 바라보는지 고민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환경과의 연관성은 깊다. UN SDGs협회도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류번영과 지구환경보존을 위한 전 세계 최대 공동목표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확산을 위해 각국 정부, 의회, 글로벌 주요 리더들과의 지속가능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지수 분석 및 우수사례를 선정한다”고 소개한다.

롯데건설이 밝힌 SDGs 3대 테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주요 기업들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SDGs 관련 경영 키워드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롯데건설이 밝힌 SDGs 3대 테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 KT·SK·삼성전자·한화...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은?

SDGs는 2015년 유엔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제정됐다. 이후 주요 기업들은 전 세계의 공동 목표가 된 SDGs를 경영이념에 속속 도입했고, 여기서 더 나아가 SDGBI라는 개념까지 발전했다.

SDGBI는 유엔 지속가능 고위급 정치회담(UN HLPF)에서 공식의견서로 채택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기반의 글로벌 지속가능 평가지수다. SDGs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기업 경영분석 평가지수로 매년 유엔 총회 기간 중 발표된다. 2016년부터 사회·환경·경제·제도 4개 분야, 12개 항목, 48개 지표에 가장 부합하는 경영활동을 한 기업을 SDGBI로 선정하고 있다.

SDGs와 SDGBI는 최근 국내 주요기업들이 자신들의 지속가능 경영 행보를 소개하면서 중요하게 언급하는 키워드다. 기업들이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이 목표를 소개하면서 그에 따른 경영 활동을 펼치는 중이라고 홍보하는 곳이 많다.

국내에서는 2019년 KT가 에너지 절약, 대기질 관리 플랫폼 등 정보통신기술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해당 글로벌지수에서 1위 그룹에 선정된 바 있다. 그린포스트가 당시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신현옥 KT 경영관리부문장 전무는 “KT는 노사가 마음을 모아 UCC 회원사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 글로벌지수에서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었다”며 “앞으로 5G와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친환경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다른 기업들도 해당 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일보가 UN SDGs 협회와 제휴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지수 1위에는 CJ대한통운과 일동제약, SK, 삼성생명, 현대엔지니어링, 대한항공 등 6곳이 선정됐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롯데케미칼, 포스코, 한화 등 180여 기업이 SDGBI 국내 지수에 편입됐다.

◇ 언론 “알만한 기업 대부분 SDGs 참여 중”

세계일보가 종합회계 그룹 KPMG 인터내셔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52개국을 상대로 각각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5200곳 중 4100곳 이상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지속가능성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 중 대부분은 SDGs의 지표를 활용해 평가하고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는 당시 칼럼에서 “우리가 알만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이미 유엔 SDGs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UN SDGs 협회는 지난 12월 18일 열린 ESG 전문가 국제 세미나서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주요 기업 ESG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세미나는 기업 친환경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민간부문 국제 웨비나 시리즈(SPS)’로 개최됐다. 협회와 국제기후채권기구(CBI)가 공동 후원하고 협회는 기후대응·에너지. 플라스틱, 패션산업, 축산오염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부문별 우수기업 사례를 발표했다.

기후대응·에너지 부문에서는 CJ대한통운 무공해 수소화물차 도입과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플라스틱 저감 프로젝트, 일동제약 미세먼지 저감 프로젝트와 친환경 제품 패키징 모델, 한국동서발전 ‘3025 정책’과 ‘동서발전형 뉴딜 종합계획’ 등을 소개했다.

플라스틱 저감 부문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친환경 포장용기와 일회용품 저감 캠페인, CJ제일제당 화이트 바이오 사례 및 생분해플라스틱 소재 개발, CJ올리브영 ‘클린뷰티’프로젝트와 친환경 소재 포장재, 현대백화점 친환경 배송포장재와 워터팩, 현대홈쇼핑 친환경 재생 프라이팬 프로젝트 등이 소개됐다.

당시 UN SDGs 협회는 “아태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녹색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으로, 향후 SDGBI 및 GRP(플라스틱 저감 국제 친환경 인증)를 통해 한국 주요기업들이 친환경 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DGs는 기후변화 대응이나 자연보호 등 환경 관련 내용만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다. 다만 주요 기업들이 미래 경영전략으로 중요하게 다루는 가치이며, 경영평가지수로도 자주 활용된다. 환경경영과 지속가능경영이 기업의 주요 화두가 된 가운데, SDGs는 당분간 재계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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