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로 탄소중립 성장 실현”
소모 줄여 배출 잡는다...적극적인 연료효율 개선 활동
정비·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줄이기 총력
1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위한 정책 시행

모든 기업은 이윤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사회와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근 기업들은 돈 버는 문제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둡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지난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이름의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경제나 경영은 물론이고 환경과 기후문제, 국가정책, 소비자들의 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이 개념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뜻일까요? ‘좋은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지속가능성은 인간과 자연 또는 자원의 공생, 개발과 보전의 효율적인 조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사이의 형평성 등을 추구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추구합니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관련 내용을 모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발간합니다.

그렇다면 국내 대표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내용을 분석해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2019년 내용을 주로 담은 지난해 보고서 위주로 연재를 이어가면서, 2021년 보고서가 새로 발간되면 해당 기업들도 함께 소개할 계획입니다. 서른 번째 순서는 맑은하늘을 꿈꾸는 대한항공입니다. [편집자 주]

화물 수송을 위해 기존 좌석을 빼고 있는 대한항공 보잉777-300ER 여객기 모습. (대한항공 뉴스룸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항공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탄소중립성장을 달성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자발적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탄소감축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물 수송을 위해 기존 좌석을 빼고 있는 대한항공 보잉777-300ER 여객기 모습. (대한항공 뉴스룸 홈페이지 캡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코로나19로 하늘길이 줄었지만 여전히 비행기는 화물이나 인간을 싣고 지구 곳곳을 누빈다. 팬데믹이 진정되고 시간이 흐르면 해외여행 수요도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하늘을 나는 그 많은 비행기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0년 이후 업계 총 탄소배출량을 일정 수준으로 동결하는 ‘2020 탄소중립성장’을 공동 목표로 채택했다. 대한항공도 탄소중립 성장을 달성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대한항공의 친환경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를 늘리면서 연료 효율화를 추구하고, 서비스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과 1회용 플라스틱 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관련 내용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보고서 인사말에서 “대한항공은 환경문제에 대해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환경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로 기단을 교체하고, ICAO 국제항공탄소상쇄제도(CORSI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항공기 내에서 제공되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 방안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내용을 아래 소개한다.

◇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로 탄소중립 성장 실현”

대한항공은 보고서 속 ‘환경친화적인 경영활동’ 단락에서 “항공산업은 환경경영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인식이 매우 높은 산업이며, 각종 환경규제의 강화는 주요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공업계는 산업계 최초로 국제항공 탄소상쇄 제도를 도입하고, 2020년 이후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하며 업계 차원의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0년 이후 업계 총 탄소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2020 탄소중립성장’을 공동 목표로 채택했다. 항공기 운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2~3%에 불과하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견되는 항공업계에게 기후변화 대응전략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탄소중립성장을 달성하고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자발적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탄소감축 수단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움직임은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 도입이다. 이는 항공산업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한항공은 적극적인 신형 항공기 도입전략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낮은 항공기령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B777-300ER, B787-9, A220-300 등 고효율 항공기를 도입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B787-9 드림라이너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차세대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체의 50%가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되어 있으며, 동급기종과 비교 시 좌석당 연료효율이 20% 높고 이산화탄소 및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20% 적으며 소음 또한 60% 이상 줄었다.

대한항공은 “기내 기압과 습도를 높이고, 33~34인치의 넓은 간격(이코노미 기준)으로 좌석을 배치해 승객에게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현재 B787-9 드림라이너 10대를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이후 10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 소모 줄여 배출 잡는다...적극적인 연료효율 개선 활동

연료효율 개선 활동도 적극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선 및 국내선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대한항공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99%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운항에서 발생하는 연료소모량과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연료효율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체계적인 연료관리를 위해 항공기 연료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별도의 연료관리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 신설된 사내 연료관리조직은 공항·운항·정비 및 비행계획 등 항공기 직접 운영에 관련된 분야별 연료 효율 향상 과제를 180개 이상 발굴했다. 이와 더불어 유관 부문과 협력해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고서를 통해 “연료 절감 기술을 정부 및 업계에 공유하며 국내 항공업계 연료효율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2019년 대한항공은 약 3억 파운드의 연료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10년 국토교통부와 연료효율 개선을 목표로 하는 항공부문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기준년도 대비 국제선 연료효율 2% 개선을 목표로 설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한항공은 국제 화물 수송량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기준년도(’15~’17) 평균 대비 연료효율을 6.8% 개선해 협약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음용수를 적정 수준으로 탑재하고 유상하중 편차를 줄이며 태블릿PC로 종이 비행서류를 대체하는 증 중량 관리를 통해 연료관리를 꾀한다. 이착륙 시 불필요한 역추력을 지양하고 주기 시 지상전원공급장치 사용을 늘리며 착륙 할때는 불필요한 접근절차를 간소화했다.

이 밖에도 통계분석에 따라 적정한 수준의 연료를 넣고 최적 교체공항 및 단축항로를 개방하며 항로 신설 및 복선화 등 비행계획 효율화를 통해서도 연료관리에 나선다. 항공기 정비 분야에서는 엔전 내부 물세척과 항공기 항력 감소를 위한 페인트 제거 및 재도색 등 성능 개선에도 나선다.

온실가스 감축을 가장 많이 한 기업으로 선정된 대한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대한항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온실가스 감축을 가장 많이 한 기업으로 선정된 대한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대한항공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 관련 규제 적극 이행 중

보고서에는 탄소규제 이행 관련 내용도 담겼다. 국제항공 운송량 증가와 더불어 항공업계에는 탄소상쇄제, 배출권거래제, 탄소세와 같은 다양한 탄소규제가 도입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포함한 모든 항공기 운항 및 국내 지상시설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해 탄소규제를 적용받아 그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국가별 규제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국제선 항공기 운항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 CORSIA(국제항공 탄소 상쇄제도)를 도입했다. CORSIA는 2019년 탄소 배출량을 베이스라인으로 설정하고, 이후 항공사가 초과 배출량에 대해 상쇄 배출권을 구매해 순(Net) 배출량을 기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대한항공은 CORSIA 이행을 위해 2019년 배출량 모니터링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배출량 보고, 검증 및 상쇄의무 이행을 위해 사내 CORSIA 배출량 관리 시스템을 세웠다.

2005년 유럽연합은 기후정책의 주요 수단으로서 할당 배출권을 최초로 활용한 대규모 정책인 EU-ETS(유럽배출권거래제)를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2012년 이후 유럽연합 역내 출도착 운항편에 대해 항공부문 EU-ETS을 적용받아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이후 Swiss-ETS가 EU-ETS와 연계됨에 따라 유럽 역내 스위스 운항편 배출량에 대해서도 책임을 확대해 이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2015년부터 국내에도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되었으며 현재 약 600여 개 국내 기업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 배출권거래제는 EU-ETS와 마찬가지로 기업이 정부로부터배출허용량(할당 배출권)을 부여받고, 부족하거나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서 거래해 의무를 이행하도록 한다. 수송부문에서는 유일하게 항공업종이 배출권거래제의 적용을 받으며, 대한항공은 2015년 이후 국내선 운항 및 국내 지상시설 배출량에 대한 책임을 이행한다.

◇ 정비·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줄이기 총력

대한항공은 항공기 세척, 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 물질과 항공기 이착륙 과정 및 배출시설에서 발생하는 먼지, THC(총탄화수소), NOx(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 물질에 대해 철저한 기준을 세워 관리한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수질 및 대기오염 물질은 법적 허용기준 대비 50% 미만으로 배출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법정 허용기준(100%) 대비 수질오염 물질 배출은 2.2%, 대기오염 물질 배출은 7.1% 수준으로 철저하게 관리했다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 정비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은 항공기 제작사 지침에 따라 사용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제작사와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사용 제품의 유해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사내 화학물질 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사업장별 화학물질 입출고 및 사용 정보를 관리하고 유해화학물질 사용을 통제해 유해화학물질로 환경 오염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 및 화물 운송서비스 과정에서 폐지, 폐목재, 폐플라스틱 등의 일반 생활계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으며, 항공기 정비 및 제조공정에서 폐유, 폐페인트, 폐유기용제와 같은 지정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다. 보고서는 “여객 수송량 증가에 따라 전체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폐기물 재활용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9년 폐기물 재활용률은 전년 대비 4.4%p 증가한 3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사내 운항 규정 및 기종별 운항 절차에 소음 경감 운항 절차를 수록하고 이착륙 시 이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각국 공항에서 요구하는 소음감소 절차를 준수하고 국제 민간항공기구(ICAO)의 소음감소이륙절차 및 연속강하접근착륙절차를 운항 여건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에는 항공기술이 발전 하면서 항공기 운항 경로가 정밀하게 관리돼 소음 민감 지역을 회피해 운항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항 인근 지역 소음 피해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항공기에 첨단 위성 항법장치 및 무선 설비를 장착해 소음 피해를 줄이고 있다.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뉴스룸 홈페이지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 영항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뉴스룸 홈페이지 캡쳐,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1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위한 정책 시행

대한항공은 보고서에서 플라스틱에 대한 노력을 따로 할애해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한항공은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기내에서 제공하던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을 모두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 제품으로 교체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연간 645만개의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일 수 있었으며. 이는 서울-부산 직선거리의 3배에 달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반석 기내 음료 서비스에 제공되던 플라스틱 컵을 종이컵으로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개정된 서비스 매뉴얼에 의해 따로 요청하는 승객은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으며, 텀블러 등 개인용기 사용을 원하는 승객에게도 음료를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하는 대신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고서를 통해 “기내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선별과정을 거쳐 고형 연료로 사용되거나 건축자재 등을 만드는 펠렛(Pellet)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2019년에는 국내 기내 폐기물 중 약 2,136톤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 영항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고객의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보장, 그리고 지구 환경의 보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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