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 경제연구원 "빅테크, 슈퍼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날 수도"

4대 은행이 플랫폼에 AI 상담 서비스를 적용중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4대 은행이 빅테크의 디지털공급에 맞서 방어에 나섰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시중은행이 빅테크의 디지털공습에 맞서 본격적인 영토 방어에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등이 편리함과 새로운 경험으로 무장하고 소비자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과 신뢰의 시중은행표 혁신과, 혁신의 아이콘인 빅테크표 금융 혁신의 맞대결이다.

10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그룹 디지털부문 인사·예산을 빅테크만큼 파격 지원한다고 밝혔다. 혁신과 파격의 기준을 '빅테크'로 삼은 것이다.

올해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도 빅테크다. 그만큼 은행산업에서 빅테크의 존재감이 커졌음을 시시하는 대목이다.

지난달 31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면서"업권의 붕괴로 인한 다수의 경쟁자 등장과 핀테크를 넘어선 빅테크의 금융업 공세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했다"고 경고했다.

지난 4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빅테크의 공습 등으로 위기를 맞이한 금융시장에서 금융플랫폼 혁신을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금융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 핀테크, 빅데크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마이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금융 플랫폼 구축 등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무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빅테크와 전면선을 시사했다.

빅테크와 전면전을 위해 조직도 새판을 짰다. 우리금융은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부문을 격상시키고, 지난 7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기존의 디지털 담당 부서를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하고 산하에 사업·디지털·IT가 융합된 다기능 팀(Cross-Functional Unit)을 구성했다.

신한금융은 '마이데이터 및 빅데이터 사업' 전담 부서도 신설하고. 국내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김혜주 상무를 빅데이터부문장(CBO)으로 선임했다. 김 상무는 그룹의 빅데이터 전략 수립 및 공동사업 발굴을 도맡아 신한금융의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혁신을 책임진다.

KB금융은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하고 기존 디지털혁신총괄(CDIO)을 디지털플랫폼총괄(CDPO)으로 전환했으며, AI기반 상담플랫폼인 '미래형 컨택센터(Contact Center)' 구축을 위해 '스마트고객총괄' 직제와 그룹 내 AI 추진 전략을 지원하는 'AI혁신센터'를 신설했다.

시중은행이 AI와 전면전을 선포한건 빅테이터가 간편결제와 대출 상품 출시 등을 통해 은행업을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달 1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미래에셋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은 출시 한 달 만에 평균 대출승인율 40%를 보이며 진척을 보였다.

다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로 한정된 만큼 은행에선 긴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일각에선 향후 빅테크가 거의 모든 뱅킹서비스를 선보이는 슈퍼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곽호경 수석연구원, 최연경 선임연구원, 김규림이사는 2021년 73호 보고서에서 "지급지시전달업이나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되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은 예금·대출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뱅킹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슈퍼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은행은 고객의 모든 접점을 빅테크 기업에 의존하게 되는 단순 상품 제조업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는 현재 국내 은행들이 처한 어려움과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은행업의 전통 적인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IT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Gartner)가 2030년까지 현재 은행의 80%가 폐업하거나 타 은행에 흡수될 것이란 예측과, 뱅킹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사라질 것이라던 빌 게이츠 (Bill Gates)의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 오늘날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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