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사용도 문제...아무데나 버린 건 더 큰 문제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읽는 환경 또는 경제 뉴스입니다. 서른 세번째 사진은 ‘얼죽아’의 잘못된 결말입니다. [편집자 주]

모든 소비자가 텀블러를 들고 다닐 수는 없다. 일회용컵 사용 자체를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일회용컵을 아무데나 버리는 건 문제다. 손 닿는 모든 곳을 쓰레기통처럼 쓰는 저런 사람들은 유치원에서 뭘 배웠을까? (이한 기자 2020.12.20)/그린포스트코리아
모든 소비자가 텀블러를 들고 다닐 수는 없다. 일회용컵 사용 자체를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일회용컵을 아무데나 버리는 건 문제다. 손 닿는 모든 곳을 쓰레기통처럼 쓰는 저런 사람들은 유치원에서 뭘 배웠을까? (이한 기자 2020.12.2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기자는 ‘얼죽아’ 스타일이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약자로, 한겨울에도 차가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뜻한다. 덧붙이자면, ‘쪄죽따’ 스타일이기도 하다. 이건 ‘쪄 죽어도 따듯한 물로 샤워’의 줄임말인데, 한여름에도 뜨거운 물로 씻어야 기분이 좋다는 의미다. 각설하고, 사진 속 일회용컵의 주인공들도 아마 ‘얼죽아’ 스타일인가보다.

일회용컵은 깨끗이 헹궈서, 컵홀더와 빨대는 따로 분리해 재질별로 버려야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분리배출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분리배출은 고사하고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지도 않않았다. 그저 길 위 자기 손 닿는 곳 아무데나 버려두고 갔다. 도대체 어디서 배운 매너일까? (포털사이트 네이버 어학사전에서는 버르장머리를 영어로 'manners'라고 번역한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려고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댄다.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자는 목소리가 높고,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대신 카페 여러 곳이 보증금을 공유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여럿이 노력하고 제도를 잘 만들어도 기본적으로 쓰레기를 저렇게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모두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걸 우리는 유치원에서 배웠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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