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속속 개발되며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영국이 지난달 2일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며 접종에 나섰고, 미국, 유럽, 중동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식약처의 심사를 받고 있고, 2월 말부터는 접종 시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방역 체계와 백신, 치료제를 모두 갖추게 되는 우리나라는 언제쯤 코로나 종식을 맞이하게 될까? 

사실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백신을 승인하고 이미 접종을 시작했지만, 기대 만큼의 속도를 내고 있진 않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영국의 인구 100명당 접종률은 1.39명(12월 27일 기준)에 그쳤다.

가장 빠르게 백신을 확보한 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연말까지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42만4500회분을 도입했지만, 배포 대비 접종률이 35% 정도다. 지난달 14일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은 지금까지 의료진과 노령층 14만8천여 명에게 이뤄졌으나 인구 대비 접종률은 0.368% 수준이다.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로 인구 100명당 12.59명(2일 기준)의 접종률을 기록했다. 바레인(3.57명·3일 기준)과 미국(1.28명·2일 기준) 등이 뒤를 이었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덴마크와 러시아, 중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접종률도 아직은 모두 0명대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프랑스는 1일까지 투여된 백신이 51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나라는 백신 보급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염력이 50~70% 높은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접종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아직도 수많은 확진자와 늘어나는 사망자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다른 국가보다 지체된 우리나라의 접종 체계에 대해 일부 언론은 ‘방역실패’, ‘늑장확보’ 등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늦었다고 단언하긴 아직 이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가 심각한 여느 나라들처럼 국경을 봉쇄하지도 않았고, 이동에 제한을 두지도 않았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확진자가 적게 발생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생활 속 방역수칙을 잘 지킨 덕분이다. 

결국 코로나 해결의 열쇠는 백신이 아닌 국민이 쥐고 있다. 백신 도입이 늦었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놓기 보다, 강화된 방역 수칙을 따르고 이후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에 도달한다면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빨리 코로나 종식을 맞이할 것이다.

minseonlee@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