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읽는 크라스마스의 환경·경제 이슈
트리 아래 예쁜 선물...과대포장 아닙니까?
핀란드에서 온 산타...왜 자가격리 안하지?

크리스마스입니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을 상쾌하게 느끼고 싶지만 올해는 그럴 수가 없네요. 종이 울려도 장단 맞추며 흥겹게 소리높여 노래를 부를 수가 없습니다. 종소리가 울리고 또 울리지만 우리는 썰매를 빨리 달릴 수가 없죠. 종소리가 아무리 울려도, 마스크가 필수고 ‘거리두기’는 중요하니까요.

고약한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켜 인류를 괴롭히느라 크리스마스 풍경도 많이 변했습니다. 세계를 덮친 인수공통감염병이 환경과도 영향이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타와 루돌프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경제 얘기를 오늘은 해볼까 합니다.

딱딱한 얘기가 아니고 흥미로운 읽을거리입니다. 1년에 딱 하루, 크리스마스에만 가능한 얘기겠네요. 오늘이 만우절은 아니지만 산타와 루돌프 얘기를 하기에는 적당한 날이잖아요. 그러니 재미삼아 가볍게 보시면 됩니다. 부디, 내년 이맘때는 예전처럼 마스크 벗고 흰 눈을 맞으며 모두 즐겁게 만나면 좋겠네요.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편집자 주]

산타클로스가 주고 간 선물이 혹시 과대포장은 아닐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산타클로스가 주고 간 선물이 혹시 과대포장은 아닐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는 환경과 경제를 다루는 매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가지고도 ‘환경’과 ‘경제’ 얘기를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긴장하지 말자. 즐거운 날이니까, 오늘은 기사도 재미 위주 ‘흥미돋’ 컨텐츠다.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지금 해외여행길이 막혔는데 산타는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하루 만에 전 세계를 다 돌면 산타와 루돌프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내뿜는걸까. 마지막으로, 굴뚝으로 다닌다는데 그 매연을 다 마셔도 괜찮을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전 세계의 유명 대학과 기관, 그리고 단체와 언론사들이 그런 내용을 이미 연구(?)했으니까.

◇ 트리 아래 예쁜 선물...과대포장 아닙니까?

산타는 머리맡에 걸어둔 양말이나 거실에 세운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선물을 두고 간다. 선물이 뭔지는 아직 모른다. 알록달록 예쁜 포장지와 리본으로 겹겹이 포장돼 있어서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전부 선물을 뜯으면, 그리고 그 집들이 전부 트리를 만들면 연말 쓰레기는 괜찮을까?

2013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연말이 미국 전역의 쓰레기 성수기’라며 크리스마스 이후 쓰레기 문제를 다뤘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선물 포장, 와인병, 크리스마스 트리 등으로 상당한 규모의 쓰레기가 쌓이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쇼핑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더욱 증가한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이듬해인 2014년 12월, 해럴드경제가 인용보도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알려졌다.

당시 해럴드경제는 영국 가디언 칼럼을 소개하면서 “영국 가정에서 크리스마스에 플라스틱 선물을 3개 이하로 줄이고 대신에 책 선물로 대체할 경우 122kg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린크리스마스’에 대한 환기였다. 이쯤 되면 이 얘기를 재미삼아 하려는건지, 아니면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려는 건지 헷갈릴 수 있겠다. 그럴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과 헤럴드경제는 정말로 저렇게 보도했다.

◇ 핀란드에서 온 산타, 왜 자가격리 안하지?

루돌프가 빛의 속도로 달려도 올해 크리스마스 만큼은 문제가 하나 있다.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산타마을은 핀란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면 산타는 12월 10일날 우리나라에 도착해서 격리중인걸까?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했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한 관계자는 12월 14일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산타의 나이가 많아 걱정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는 코로나19 면역을 가지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산타가 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들의 검역 조치를 제한하거나 완화했다”고 밝히면서 산타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HO 관계자가 언론사 기자들 앞에서 그런 말을 했을리 없다고? 아니다, 했다. 중앙일보와 뉴시스 등 국내 주요 언론들도 그 내용을 인용보도했다.

위 얘기를 한 관계자는 “어린이들은 산타와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고, 부모님과 보호자의 말을 잘 들으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관식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2월 중국에 직접 방문해 현장조사를 진행한 인물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왜 저런 얘기를 했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브리핑이 시작되기 앞서 가벼운 대화였고, 그 자리에 있던 외신 기자가 먼저 산타 관련 질문을 했다.

WHO에서만 산타가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인증(?)한 건 아니다. 이탈리아에 사는 한 5세 어린이가 총리에게 “산타에게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특별 통행증을 발급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SNS에 이 편지를 공개하며 “산타는 이미 국제 통행 허가증을 갖고 있으며, 항상 마스크를 쓰고 접촉하는 모든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어린이동아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됐다. 거듭 얘기하지만, 위 얘기들의 출처는 모두 진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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