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읽는 크라스마스의 환경·경제 이슈
선물값만 27조...만수르 뺨치는 ‘조만장자’ 산타
7만톤 싣고 시속 140만Km...루돌프 체력 무엇?
탄소배출 줄여야죠, 산타도 이제 자전거 탑니다

크리스마스입니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을 상쾌하게 느끼고 싶지만 올해는 그럴 수가 없네요. 종이 울려도 장단 맞추며 흥겹게 소리높여 노래를 부를 수가 없습니다. 종소리가 울리고 또 울리지만 우리는 썰매를 빨리 달릴 수가 없죠. 종소리가 아무리 울려도, 마스크가 필수고 ‘거리두기’는 중요하니까요.

고약한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켜 인류를 괴롭히느라 크리스마스 풍경도 많이 변했습니다. 세계를 덮친 인수공통감염병이 환경과도 영향이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타와 루돌프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경제 얘기를 오늘은 해볼까 합니다.

딱딱한 얘기가 아니고 흥미로운 읽을거리입니다. 1년에 딱 하루, 크리스마스에만 가능한 얘기겠네요. 오늘이 만우절은 아니지만 산타와 루돌프 얘기를 하기에는 적당한 날이잖아요. 그러니 재미삼아 가볍게 보시면 됩니다. 부디, 내년 이맘때는 예전처럼 마스크 벗고 흰 눈을 맞으며 모두 즐겁게 만나면 좋겠네요.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편집자 주]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는 탄소를 얼마나 배출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산타클로스와 루돌프는 탄소를 얼마나 배출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는 환경과 경제를 다루는 매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가지고도 ‘환경’과 ‘경제’ 얘기를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긴장하지 말자. 즐거운 날이니까, 오늘은 기사도 재미 위주 ‘흥미돋’ 컨텐츠다.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지금 해외여행길이 막혔는데 산타는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하루 만에 전 세계를 다 돌면 산타와 루돌프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내뿜는걸까. 마지막으로, 굴뚝으로 다닌다는데 그 매연을 다 마셔도 괜찮을까? 너무 걱정하지 말자. 전 세계의 유명 대학과 기관, 그리고 단체와 언론사들이 그런 내용을 이미 연구(?)했으니까.

◇ 선물값만 27조...만수르 뺨치는 조만장자 산타

산타클로스는 빌 게이츠보다 부자다. 전 세계 어린이에게 매년 선물을 주려면 보통 재산 가지고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다. 기자가 그냥 지어낸 소설이 아니다. 미국 CNBC 방송에 보도된 얘기다. 미국 콘텐츠 마케팅업체 ‘디자인바이솝’이 조사한 결과, 산타클로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253억 달러(27조 8173억6원)를 쓴다. 2017년 진행된 조사로 당시 KBS도 이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근거는 이렇다. 유엔에 따르면 당시 기준 전 세계 17세 이하 어린이 수는 약 24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 아이들에게 선물로 줄 인형 하나를 생산해 포장하는데 개당 약 10달러가 필요하고, 전 세계 어린이 수에 맞춰 제작하면 총 243억 달러가 든다는 것이 당시 업체가 내세운 근거다.

여기에 선물 배송비가 6억 8300만 달러, 인형 제작을 위한 요정 5만 명의 인건비와 교통비, 보험료가 각각 4890만 달러와 2억 9140마 달러다. 산타가 복장을 갖춰 입는데도 1만 달러가 필요해 총 253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당시 포브스 선정 기준 세계 1위 부자인 빌게이츠의 재산이 890억 달러 였으므로 산타클로스는 전 세계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라는 얘기다. 백만장자도, 억만장자도 아닌 조만장자쯤 되겠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대신, 저 얘기의 출처는 진짜다.

◇ 7만톤 싣고 시속 140만Km...루돌프 체력 무엇?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다. 바꿔 말하면, 울지않는 아이라면 세계 어디든 찾아가서 선물을 준다. 산타가 손오공처럼 머리카락 뽑아 분신술을 쓰는 게 아니거나, 사실은 여러 명의 산타가 있는 게 아니라면 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를 다 돈다는 얘기다.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이해하자.

기자 혼자 그게 가능하다고 박박 우기는 게 아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래리 실버버그 교수는 과거 이런 연구를 했다. 래리 교수는 산타클로스가 7500만 가구에 선물을 전달하고 이 집들이 각각 2.67Km 떨어져 있다고 가정하면 썰매는 시속 818만Km로 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아주경제 등 국내 매체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818만Km는 지구 200바퀴다. 한 시간에 지구를 200바퀴 돌 수 있다니, 루돌프 체력 무엇?

818만Km가 너무 빨라서 말이 안 된다고 느껴지면 다른 조사 결과를 보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웹진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부터 당일 오전 6시까지 선물을 배달하되,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과 반대로 이동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시속 140만Km로 달리면 된다. 과학칼럼니스트 양길식씨도 과거 항우연을 인용해 위와 같은 내용의 칼럼을 파이낸셜뉴스에 기고한 바 있다. 산타가 선물 2억개를 실으면 그 무게가 7만톤쯤 되는데, 그 상태로 선물을 밤새 전달하려면 시속 140만Km의 속도가 필요하다는게 칼럼의 요지다. 결론은, 루돌프는 괴력의 소유자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2). 대신, 저 얘기의 출처는 진짜다(2)

◇ 탄소배출 줄여야죠, 산타도 이제 자전거 탑니다

썰매 속도가 베일에 가려져 있으나 어쨌든 굉장한 속도로 달려야 한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탄소를 내뿜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과학칼럼에서는 썰매를 하늘로 뛰워 그 속도로 끌기 위해 당시(2010) 기준 세계에서 가장 강한 제트엔진 1346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만한 엔진을 돌리려면 대단한 양의 탄소를 배출할텐데, 산타의 썰매가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염려를 놓자. 썰매를 끄는 건 엔진이 아니라 루돌프의 튼튼한 다리다. 그리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6%가 교통분야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크리스마스 선물 배송도 이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메탄가스를 내뿜는 건 고려해야겠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6%가 교통분야라는 건 재미삼아 쓴 게 아니라 팩트다)

산타들도 이 문제를 알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전 세계 산타들의 회의(?)가 열렸다. 이 행사는 당시 SBS를 통해 국내에도 알려졌다. 당시 뉴스에서 네덜란드 산타클로스는 “1년에 한 번 전 세계 산타들이 모여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서 덴마크 산타클로스는 “이제 산타들도 환경문제 때문에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 “탄소를 너무 많이 배출하지 않도록 코펜하겐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SBS보도에 따르면, 당시 산타들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기후 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처럼 자신들도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착한 산타들이다. 저 회의(?)는 정말로 열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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