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로 늘어난 쓰레기 고민
[기자수첩] 코로나19로 늘어난 쓰레기 고민
  • 곽은영 기자
  • 승인 2020.12.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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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고 재택근무 기간이 늘어날수록 생필품부터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실제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후 본지가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에 주문 판매율을 확인해본 결과 열흘 만에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만 하더라도 최근 들어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굳이 새벽에까지 물건을 배송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몇 주 사이 확진자가 늘고 재택근무가 권장되면서 동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11월 19일 처음 주문을 했으니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첫 배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회 주문을 했다. 일주일에 한 번 꼴이다. 저녁에 필요한 식료품을 주문하고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 아침 7시에 ‘신선 상품을 문 앞에 안전하게 배송 완료했다’는 문자가 와 있다. 문을 열면 때로는 두 개, 때로는 세 개의 택배상자가 놓여 있다. 냉동식품은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따로 포장돼 온다. 

주기적으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자 집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에는 새벽배송과 해외직구로 택배상자 네 개를 내다버렸다. 주문한 제품의 절반은 비닐에, 절반은 플라스틱에 포장돼 왔다. 당장은 안전과 신선도를 위해 제품을 감싸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용물이 소진됨에 따라 쓰레기로 배출될 포장지였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네 번의 새벽배송을 통해 버려진 일회용 비닐만 최소 30장이 넘을 것이었다. 돈을 주고 쓰레기를 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란 얘기다. 

포장지는 보기에도 부담스럽지만 버릴 때도 난감하다. 상품명과 상호가 새겨진 라벨이 포장지 겉면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고, 분리 배출해야 한다는 뚜껑이 분리되지 않을 때도 있다. 채소 포장지에 붙은 종이 라벨을 떼다 결국 떼내지 못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한 적도 있다. 

택배상자를 열었을 때 포장에 사용된 테이프, 완충제, 아이스팩이 종이일 때는 그나마 죄책감이 덜어지기도 한다. 최근 택배량이 늘면서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대체 소재를 사용하는 곳이 늘면서 비닐 에어캡에 물건이 포장돼 오면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업체라는 느낌마저 든다. 100% 종이 소재의 상자, 테이프 없이 봉인할 수 있는 원박스, 비닐 에어캡 대신 사용하는 종이 완충재 및 친환경 보냉 피키지가 점점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쓰레기이지만 비닐, 플라스틱보다는 확실히 친환경 쪽에 가깝다. 

다만 본 제품을 포장하고 있는 포장지 문제는 늘 마음에 걸린다. 가끔 비닐로 포장된 제품을 종이로 한 번 더 포장한 경우에는 마음이 두 배로 무거워진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일평균 848톤이다. 전년 대비 15.6% 증가한 양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활동들에 제동이 걸렸다고 말한다. 방역과 안전, 환경문제가 공존해 있으면 방역과 안전이 우선순위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러한 우선순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환경이 뒤로 밀려난 시대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쓰레기를 사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장기화가 예고된 지 오래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방역과 환경 문제가 얽혀있다면 단순히 환경을 잘라내거나 뒤로 미룰 것이 아니라 얽혀 있는 타래를 어떻게 풀지 고민해봐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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