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네자릿수...자영업자 “이미 큰일인데 앞으로 더 큰일”
통계청 “노동시작 위축...저소득층 소득 특히 감소”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천명대를 넘어서면서 방역과 경제 모두 위기에 놓였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통계청은 “코로나19로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특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천명대를 넘어서면서 방역과 경제 모두 위기에 놓였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통계청은 “코로나19로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특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천명대를 넘어서면서 방역과 경제 모두 위기에 놓였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통계청은 “코로나19로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특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일요일이던 13일 오전, 재계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한 사업장에 근무 중인 한 직장인이 기자와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출퇴근 빼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날이 정말 올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일일 확진자 1,030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일반적으로 주말에는 검사수가 줄어 평일보다 확진자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날은 전날 대비 양성률이 높아지면서 평일보다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메신저 대화방에는 현재 자가격리 중인 사람도 있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과 평소 식사를 따로 했는데, 딱 한번 함께 점심을 같이 먹은 날 그 자리에 동석했던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 다른 일행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든 감염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수도권에 대한 진단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 확진자 네자릿수...자영업자 “이미 망했는데 더 망하겠다”

앞서 언급한 대화방에 함께 참여 중인 한 자영업자는 “이미 망했는데 더 망하겠네”라고 언급했다. 이 자영업자는 업무 특성상 고객과 1:1로 만나 상담을 진행하고 상품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카페 홀 영업이 중단되고 사내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회사가 많아지면서 영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규모가 발병 이후 최대치 규모로 늘고, 지난 주말에는 유명 영화인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일상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영업중단 사례가 늘고 비대면 경향이 이어지는데다 소비자들의 생활과 습관도 변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홀영업이 금지된 카페, 9시 이후 포장만 가능해진 식당, 영업이 중단되거나 제약을 받는 여러 업종 종사자들이 1차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저녁식사 보다는 흔히 ‘2차’ 장소로 많이 찾는 주점이나 노래방 등도 직격탄을 맞았다. 사태 초기부터 국가간 이동이 막히면서 곧바로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든 여행과 항공업계는 물론이고 이제는 일상 속 대부분의 업종이 위기에 내몰린 셈이다.

소비자들의 달라진 생활습관과 소비패턴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지난 여름 이후 식당과 카페를 한 번도 안 갔다”면서 “점심은 도시락을 싸거나 샌드위치를 사서 사무실에 가져와 혼자 먹고 저녁 모임은 절대로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치명률이 낮고 무증상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지만, 내가 감염되면 기저질환 있는 부모님이 위험하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가 오는 28일까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다. 경제활동과 일상에 큰 제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매장 내 영업을 중지한 서울시내 한 카페 모습.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이한 기자 2020.12.7)/그린포스트코리아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장 내 영업을 중지한 서울시내 한 카페 모습.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통계청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작 위축...저소득층 소득 특히 감소”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0>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구직급여 및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은 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업(도소매, 음식숙박, 교육서비스)이 타격을 입었고 고용감소가 가장 큰 계층은 여성·20대 이하·임시직 근로자”라고 밝혔다.

노동시장 위축은 구직급여 신청 급증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수급자 수가 60만 명을 넘었고, 6월 이후에는 70만 명을 넘어섰다. 8월 말 코로나19 2차 유행이 있었고, 최근 확진자 수가 큰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에 미친 영향은 더욱 깊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통계청이 한국갤럽의 4월 조사를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전반적으로 소득이 줄었지만 특히 하위계층(64%)이 중상위 계층(41%)보다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저소득층의 경우 당장 일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감염위험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으며, 일하는 환경도 좋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비지출도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소비지출은 6.5% 감소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전염병 확산의 불확실성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지출 감소폭은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하게 준내구재인 의류·신발 항목이 가장 컸다.

코로나19는 교육서비스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한 과거 두 번의 위기와 대비되는 가장 큰 차이는 교육서비스업”이라면서 “교육서비스업은 통상적으로 위기가 오더라도 구매력 감소가 극심해지기 전까지는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번에는 즉각적으로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면서 국내 발병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방역과 경제 모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한편,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정부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보고 전문가 의견 수렴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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