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방은 플라스틱 보관함 대신 수납 바구니로 활용
우유팩은 짜투리 공간 활용 도와줘... 도마로 사용하기도
양파망은 수세미나 프로듀스백으로 재사용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물과 공기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먼 나라 이야기 같던 환경 문제들이 이미 생활 속 깊숙이 알게 모르게 들어와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손길과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쓰레기가 남습니다. 어쩐지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서글픈 느낌도 듭니다. 내 손 끝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내가, 내 이웃이 함께 움직인다면 결과도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생활 속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명 지구를 살리는 생활의 기술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한 가지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를 가져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합니다. 실천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1분 환경 정보의 의미는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곱 번째 시간은 ‘물건의 재사용’입니다. [편집자주]

‘어떻게 하면 이 물건을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 번 던져보는 것만으로 물건에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어떻게 하면 이 물건을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 번 던져보는 것만으로 물건에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줄이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일회용품들이 있다. 최근 이용률이 늘어난 택배 서비스로 인한 부산물을 비롯해 내용물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포장지가 한 몫 한다. 그런데 이 중에는 쓰임을 한 번만 더 생각하면 쓰레기가 아닌 생활 속 물건으로 재사용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주변을 한번 살펴보자. 눈에 보이는 버릴 물건 가운데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다. 기자의 주변으로는 냉동식품 지퍼백, 뚜껑이 달린 종이 우유팩, 손잡이 없는 종이가방, 음료수병, 양파망이 보인다. 이 가운데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재사용이 가능하다. 

먼저 냉동식품이 담겨 있던 지퍼락이 달린 비닐백은 깨끗하게 씻어서 말리면 얼마든지 새롭게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식료품이 포장됐던 지퍼백은 시판 제품보다 더 두껍고 튼튼해서 활용도가 높다. 대용량 식품이 남을 경우 다른 빈 통이나 비닐에 넣을 필요 없이 이곳에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다. 전에 보관한 음식 냄새가 걱정되면 물을 채우고 베이킹소다를 한 숟가락 넣고 지퍼를 닫고 흔들어 헹궈내면 된다. 당장 쓸모가 없다면 세척 후 따로 모아뒀다가 필요에 따라 꺼내쓰면 된다. 실제 비닐백을 구매하는 대신 늘어나는 식료품 지퍼백을 지속적으로 재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종이 우유팩은 짜투리 공간 활용을 도와준다. 우유팩을 모양 그대로 씻고 말린 후 옆 면만 오려내면 서랍 속 수납함으로 손색이 없다. 두 개를 서로 마주보게 겹치면 길이까지 조절할 수 있다. 넥타이나 양말, 속옷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주방에서는 모양을 그대로 살려 기름병 홀더로 활용하고 텀블러를 우유팩 속에 넣어 눕혀 쌓아두면 찬장 속 수납 공간이 늘어난다. 

우유팩을 펼친 후 씻어서 말리면 생선이나 육류를 비롯해 색이 배기 쉬운 김치를 다듬는 도마로 사용할 수 있다. 우유팩 밑 밭침만 따로 오려서 찻받침대나 요리 시 조리도구 받침대로 활용하기도 한다. 제품에 따라 딱딱한 플라스틱 뚜껑이 있는 경우 주방 비누에 밀착시켜 비누 받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종이가방은 냉장고나 서랍 내부 정리를 위한 수납 바구니로 활용할 수 있다. 원하는 높이에 맞춰 네 면을 안으로 모두 접어넣기만 하면 된다. 손잡이는 따로 자르지 않아도 된다. 종이가방 몇 개만 있으면 플라스틱 보관함을 따로 살 필요 없이 너저분했던 물건을 반듯하게 정리할 수 있다. 

유리병은 스티커 제거 후 세척해 사용하면 되는데 스티커 제거 후에도 접착제가 남아있다면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풀고 30분 정도 불려 수세미로 문질러 주면 깨끗해진다. 소스를 담거나 액체류를 담는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양파망은 두 가지 재사용 팁이 있다. 설거지를 할 때 철수세미 대신 들러붙은 음식물 제거용 수세미로 활용하는 방법과 깨끗하게 씻어 말린 뒤 프로듀스백(농산물주머니)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취향에 따라 마끈을 다시 달거나 천을 덧대어 빈티지 감성을 살릴 수 있다. 내용물이 잘 보이고 공기가 잘 통해 장을 볼 때 채소를 담거나 집안에서 다른 과일이나 채소류 보관에 용이하다. 양파망에 있던 노끈은 그냥 버리지 말고 싱크대 수전 사이에 끼워 묵은 때를 청소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일명 수전용 치실인데 사이사이 때를 없애는데 유용하다. 

각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물티슈의 경우 뚜껑을 수납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티슈캡 두 개의 안쪽을 서로 이어붙여 뚜껑 한 쪽을 열어 그 사이에 고무줄이나 옷핀, 실핀, 바늘, 단추, 이쑤시개 등 크기가 작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콘센트 덮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물건을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 번 던져보는 것만으로 물건에는 새로운 선순환 구조가 생긴다. 단순히 재활용품으로 내다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물건의 쓰임을 다시 찾아주는 것만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