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는 차를 타거나 공장을 돌릴 때 발생한다고 생각되지만,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소비되는 전기,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나 LTE 등의 네트워크가 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되는 이 모든 과정에서 수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우리 일상에는 비대면이 자리 잡았다. 교육과 업무는 물론, 문화와 오락 등 일상생활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데이터 소비도 급증했다.

이렇게 데이터 소비가 늘어나면서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도 많아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가 기후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는 차를 타거나 공장을 돌릴 때 발생한다고 생각되지만,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소비되는 전기,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나 LTE 등의 네트워크가 데이터센터까지 연결되는 이 모든 과정에서 수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있다.

◇ 스마트폰으로만 하루 4000g 이산화탄소 배출

영국 탄소발자국 전문가인 마이크 버너스 리 랭커스터 대학교 교수에 의하면 일상생활에서 흔히 주고받는 이메일 전송 시 1통당 약 4g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지난 2019년 국내 이용자가 수신한 스팸메일이 총 5045만 건인데, 이는 무려 이산화탄소 201만 8000t을 남긴 셈이다.

게다가 구글을 검색할 때마다 0.2~7g, 트위터 하나를 남기는 데는 0.02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10분간 유튜브를 본다면 여기에 1g이 더해진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될까?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트래픽은 10.12GB를 기록해 처음으로 10GB를 돌파했다. 8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트래픽이 10.44GB로 집계됐다.

한 달 10.44G를 30일로 나누면 하루에 0.348GB, 즉 356MB 정도를 사용하는 것인데, 데이터 1MB당 이산화탄소 11g이 발생한다고 하니 스마트폰 데이터 사용으로만 하루 3916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여기에 통화 1분에는 3.6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니 4000g은 훌쩍 넘기는 셈이다. 자동차가 1km를 가는데 140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데,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이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PC와 같은 전자기기에서의 작업은 와이파이, LTE 등의 네트워크를 거쳐 최종적으로 데이터 작업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 연결되는데, 수많은 데이터가 쌓이는 데이터 센터는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전력을 소모하게 된다.

이 데이터 센터를 매일 가동하기 위해서는 연간 1조 9370억 킬로와트시의 전기가 사용된다. 이는 우리나라 1년 전기 사용량의 약 4배에 맞먹는 양이다. 이때 발생하는 전기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8억8985만7800t에 달한다.

◇ 메일함에 있는 불필요한 메일부터 지우세요

이렇게 수많은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디지털 탄소발자국’이라고 부른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아예 추운 곳에 짓기도 한다. 외부 기온이 낮으면 냉방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절감된다. 페이스북은 실제로 기온이 낮은 북극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설치했다. 네이버의 데이터 센터가 강원도 춘천에 설치된 것도 연중 기온이 가장 낮은 곳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에너지를 다른 용도로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데이터 센터의 네트워크 컴퓨터 사이에 냉각수가 들어 있는 관이 지나가도록 해 냉각수가 컴퓨터의 열을 흡수하게 한다. 현재 스웨덴, 덴마크, 중국 등에 설립된 데이터 센터는 이런 방식을 통해 35~54도로 데워진 물을 건물이나 지역난방에 이용하고 있다. 

우리도 일상에서 탄소발자국 0g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다만 불필요한 메일을 줄이고 메일함을 자주 비우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영국의 에너지 기업에 따르면, 모든 영국인이 불필요한 메일을 하루에 한 번만 줄인다면 연간 1만 6433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메일함에 쌓여있는 불필요한 메일을 75% 지우기만 해도 230만대의 자동차를 도로에서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다.

또 평소 읽지 않는 이메일 소식 구독을 끊고, 평소 메시지를 자주 비우는 방식을 습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영상 자동재생을 차단하고, 음악이나 영화 등은 실시간으로 보는 스트리밍보다 다운로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라면 즐겨찾기로 곧장 이동하는 즐겨찾기를 활용하는 것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이다.

minseonlee@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