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인 환경경영 관리...“ESG 수준 A+”
“페트병 재활용 섬유로 가방 만든다”
효성티앤씨, 美 오스프리에 친환경 섬유 공급
에너지공단과 온실가스 감축·기후변화 등 공동 추진
효성화학, 일산화탄소 줄인 친환경 전력량계 제작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기업들은 저마다의 기술과 제품으로 험난한 파도를 넘고 있습니다.

당장 급한 것은 매출과 실적을 회복하고 달라진 소비패턴과 사회 경향에 적응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팬데믹의 원인이 지구를 함부로 사용한 인류에게 있다’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해 국내 주요기업들은 지구를 위해 어떤 활동을 했을까요. 그 활동은 단순한 계획에 그쳤을까요 아니면 꼼꼼한 실천으로 이어졌을까요. 환경 관련 뉴스와 키워드로 기업들의 2020년을 돌아봅니다. 다섯 번째 순서는 소재와 액화수소 기술 등을 앞세워 환경 관련 행보를 넓혀가고 있는 효성입니다. [편집자 주]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효성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효성 주요 계열사들이 한국지배구조원으로부터 2020년도 ESG등급 A+등급을 받았다. 사진은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효성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마다 이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전통적인 재무 성적이 아니라 환경 분야 등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기업의 행보와 성과를 평가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국내 상장회사 908사를 대상으로 ESG수준을 평가해 2020년도 ESG 등급을 발표했다. 이중 환경분야에서 효성 주요 계열사 등 10개사가 A+등급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해당 평가 중 환경 영역은 기업 환경경영과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 분야를 평가한다.

효성 그룹 내 기업 중 환경 A+등급을 받은 곳은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등 3곳이다. 이 계열사들은 환경 부문에서 그린경영비전 2030 전략을 수립하고 최고의사결정기구 EHS(환경안전보건) 위원회를 신설해 체계적으로 운영했다. 전사적인 환경경영 관리와 소통 노력을 기울였고 이를 인정 받았다는 평가다.

◇ 전사적인 환경경영 관리...“ESG 수준 A+”

효성은 ‘2020년 상장기업 ESG평가’에 대해 “이번 평가에서 S등급을 받은 기업이 없어 3개사의 A+등급은 사실상 최고 등급”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서 효성과 효성중공업 역시 A등급을 받았다. 이로서 효성그룹은 전사적으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효성은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받은 첫 평가에서 모두 A등급 이상을 받았다. 효성은 이에 대해서도 “지주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돋보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사회 부문에서는 공정거래법, 반부패, 보안 등 준법과 인권경영을 위한 교육을 전사적으로 확대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을 위한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한 점과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정보,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현황, 배당 및 이사회 정보 등을 공개하는 소통노력 등이 높은 평가를 얻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2018년 효성 지주회사 출범 당시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주사 전환 후 VOC경영을 통해 시장과 주주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상호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투명하고 정확한 소통, 친환경 경영을 강조해왔다. 효성은 ESG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페트병 재활용 섬유로 가방 만든다”

효성은 올해 페트병 재활용 섬유로 가방을 만들고 액화수소 등 친환경 제품을 확대하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효성은 지난 10월, 조현준 회장의 관련 활동을 묶어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지난 4월 환경부·제주특별자치도·제주도개발공사·플리츠마마와 제주의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인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에 참여했다. 효성티앤씨가 제주도개발공사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이용해 리사이클 섬유 ‘리젠제주’를 만들고, 친환경 가방 제조 스타트업 플리츠마마가 이 섬유로 플리츠니트가방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재활용 플라스틱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전국적으로 페트병 등 재활용품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이에 대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환경을 지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언급하면서 “우리 기업도 환경을 소비하고 이용하는 구성원인 만큼 환경을 유지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환경 소재 및 제품,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효성은 소재 외에도 액화수소,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친환경 제품 확대 및 시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2022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사는 2022년까지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에 연산 1만 3,000톤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도 구축(신설 50곳, 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한다.

효성티앤씨가 플리츠마마와 협업해 삼다수병 16개로 만든 친환경 가방 제품 사진 (효성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효성티앤씨가 플리츠마마와 협업해 삼다수병 16개로 만든 친환경 가방 제품 사진 (효성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효성티앤씨, 美 오스프리에 친환경 섬유 공급

지난 9월에는, 효성티앤씨가 세계 1위 아웃도어 백팩 브랜드 ‘오스프리(OSPREY)’에 친환경 섬유소재를 공급하며 글로벌 친환경 섬유시장 공략 확대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앞서 올해 1분기부터 미국 오스프리에 고강력 재생 나일론 섬유인 ‘마이판 리젠 로빅’을 공급하기 시작한 바 있다.

효성티앤씨가 개발한 마이판 리젠 로빅은 세계 최초의 친환경 나일론 고강력사 브랜드로 섬유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다. 가벼운 데다 천을 찢을 때 저항하는 힘인 인열 강도, 내마모성이 뛰어나 배낭·작업복·수영복 등 아웃도어 제품에 적합하다. 재생 나일론 섬유는 1kg 생산할 때마다 6~7kg CO2 상당량의 온실가스 절감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섬유로 꼽힌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아웃도어 전시회에서 오스프리로부터 “친환경적이면서도 강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후 1년여의 개발 끝에 친환경 나일론사 마이판 리젠 로빅을 내놓았다.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부문 매출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마이판 리젠(나일론)과 리젠(폴리에스터), 크레오라 리젠(스판덱스) 등 친환경 섬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 에너지공단과 온실가스 감축·기후변화 등 공동 추진

에너지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가 있었다. 지난 6월, 효성은 KT와 LG화학, SPC삼립 등 15개 대기업과 함께 한국에너지공단과 ‘2020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 틀을 갖추고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사들도 이름을 보탰다

협약을 통해 효성 등 15개 대기업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관련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기업들은 지난 2016년부터 에너지공단이 추진해 온 동반성장사업 ‘그린크레디트 발굴 지원사업’과 ‘에너지 동행사업’에 적극 협력한다.

‘그린크레디트 발굴 지원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대기업은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한 만큼 상쇄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는 사업이다. 에너지 동행사업은 대기업이 중소협력사에 에너지 효율 향상 컨설팅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당시 고재영 에너지공단 수요관리이사는 “코로나 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강조하며,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적극 동참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효성은 이 행보에도 힘을 보탠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3대째 이어진 ‘기술경영’으로 100년 효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은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효성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효성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와 친환경 섬유, 액화수소 등을 앞세워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활동과 더불어 ESG 경영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효성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효성화학, 일산화탄소 줄인 친환경 전력량계 제작

6월에는 효성화학이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폴리케톤을 적용한 전력량계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해당 소재는 환경부로부터 친환경 녹색 기술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CO)를 원료로 활용해 만드는 친환경·탄소저감형 고분자 소재다. 효성화학이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기존 산업 소재 대비 내충격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등 물성이 우수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계측기기 제조업체 ‘그린플로우’와 함께 개발한 이번 제품은 기존 소재 대비 난연성이 우수해 화재에 강하고 외부충격에 견딜 수 있는 강도가 두 배 이상 높아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다.

효성측은 “폴리케톤 소재로 전력량계를 1만개 대체할 경우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를 약 1500kg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효성에 따르면 폴리케톤을 1톤 생산할 때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를 약 0.5톤 줄일 수 있다. 효성화학은 폴리케톤의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2016년 8월 환경부로부터 친환경 녹색 기술인증을 획득했다.

당시 효성화학 이건종 대표는 “포케톤은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을 대표하는 핵심 소재로서 건축자재를 비롯한 엔지니어링용 제품, 생활용품, 레저용품 등으로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자리매김할 것” 이라고 밝혔다.

효성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와 친환경 섬유, 액화수소 등을 앞세워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활동과 더불어 ESG 경영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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