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내 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업황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냈다.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할 순 있지만 IMF와 금융위기의 학습효과를 통해 체력을 쌓은 만큼, 위기 국면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견조한 체력을 입증하면서 내년도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은행 지주사의 내년 전망과 분석을 맞춰 내년도 스케치를 그려봤다.[편집자 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KB금융지주'가 은행 핵심 역량을 사수하는 동시에 비은행을 통한 성장에 탄력을 받으면서 내년도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KB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1조1666억원, 누적 2조877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분기 기준 1위, 누적 기준 업계 2위를 지켰다. KB금융지주의 안정적 실적은 핵심 계열사 국민은행의 선전에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업계 1위를 확정 지으며 KB금융지주의 성장에 효자로 자리매김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4391억원의 순이익으로 신한은행의 2조3293억원을 제쳤고 올해 3분기에도 누적 1조8824억원의 순이익으로 신한은행의 1조7650억원을 넘어서며 은행 핵심 역량을 입증했다.

국민은행의 견조한 경쟁력은 시장 점유율에서 기인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원화별 예수금 점유율은 국민은행이 17.3%로 2위인 신한은행의 14.3%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대출금 점유율도 국민은행이 15.8%로 2위인 신한은행의 13.1%를 넘어섰다. 기업대출금도 13%의 점유율로 신한은행의 11.5%를 넘어서며 1등을 지켰다.

은행 부문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면서 몸집 확장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KB금융의 금융업권별 자회사 시장지위는 △국민은행 1위 △KB국민카드 2위 △KB캐피탈 2위 △KB증권 4위 △KB손해보험 4위 △생명보험(KB생명보험·푸르덴셜생명보험)이 8위를 지키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31일 푸르덴셜생명보험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생명보험 부문이 기존 16위에서 8위로 성장했으며 비은행 이익기여도 또한 27%에서 36%까지 끌어올렸다. 내년에는 푸르덴셜생명 효과로 인한 비은행 중심의 성장이 탄력을 받게 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 이익 반영으로 내년도 증익이 가능하다"면서 "내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실적에서 푸르덴셜 생명의 이익이 추가되고(1500억원 전망) 금리가 완만하게 반등하여 순이자마진(NIM)축소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올해 연간 실적 3조3700억원, 내년 순이익 1.9% 성장 전망 

증권가에선 은행과 비은행의 견조한 하모니로 올해 연간 순이익과 내년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KB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실적으로 지난해 3조3118억원을 넘어선 3조3700억원을 제시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같은 관점에서 내년도 순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비은행과 자산건전성이 강점"이라면서 "올해 인수한 캄보디아 프라삭 소비자금융사와 푸르덴셜생명 연결 효과와 증권, 카드, 캐피탈 자회사 호실적 지속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실적 전망치로는 △2021년과 2022 순이익이 기존 대비 각각 1.9%, 8.3% 증가하고 △자본비용도 14.5%에서 13.3%로 감소 △지배순이익은 3조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 △그룹 이자이익도 전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제시했다. 우수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기반으로 내년 추가 충당금적립은 최소한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NIM은 1.50%로 전년대비 1bp(1베이이스포인트=0.01)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룹수익자산 평잔이 전년대비 7% 증가해 그룹 순이자이익이 늘어나는 만큼 우려 소지도 덜었다.

또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의 연임을 통한 지배구조 안정화도 실적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두 CEO의 연임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게 되면서 국내외 M&A와 디지털화, 13.1%의 높은 보통주자본비율을 활용한 효과적인 자본정책, 기존 사업부 실적 개선 작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그룹사 차원의 자회사 경쟁력 강화도 시장지위를 굳히는 데 기인했다.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뿐만 아니라 지난 2017년 주식 교환으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완성하며 지배구조를 안정화했으며, 자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유상증자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2016년12월 KB증권 1800억원, 지난해 KB캐피탈 및 KB인베스트먼트에 각각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올해에는 KB캐피탈에 500억원의 증자를 지원했다.

◇4대 은행 중 해외사업 가장 소극적, 점진적 확장 이어가는 중 

해외사업에선 타 은행지주사 대비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중은행 별로 해외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신한, 하나, 우리, 국민은행 순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국민은행은 해외 현지법인 자산은 7조6천억원으로 연결총자산의 1.8%에 불과하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 영업전략으로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의 현지 은행 M&A 및 지분투자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캄보디아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했고 8월에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지분 67%를 확보하는 등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기반 수익도 증가하는 흐름이다. 캄보디아 마이크로파이낸스 실적 반영으로 올해 상반기 해외자회사 총자산순이익률(ROA)는 1.5%로 지난해 0.5% 크게 성장했다.

국내에선 높은 점유율만큼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여신 증가폭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국민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을 꾸준히 확대했는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소기업여신 증가폭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기업대출 비중이 다소 증가했다.

다만 내년도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출 부실 등 각종 리스크에 대비한 여유 있는 대응력을 보유하고 있다.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상반기 기준 155%로 시중 은행 중 가장 높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의 경우 120%를 상회하고 있으나 아직 여유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부채비율과 조정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할 때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외부차입을 동반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 인수 종결과 투자금액과 조건부발행증권 추가 발행 영향 등을 고려할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약120% 중반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신한금융지주와 리딩 경쟁은 비은행 ‘금융투자부문’서 결판

신한금융지주와의 리딩뱅크 경쟁에선 비은행 부분 중에서도 '금융투자부문' 실적이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훈 선임 연구원은 "사업다각화 수준이 우수한 신한금융지주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변동폭이 작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KB금융지주는 은행부문에서 꾸준한 실적을 시현하고 있으나, 금융투자부문의 실적에 따라 수익성이 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의 금융투자부문 순이익은 지난 2016년 92억원이 줄었다 2017년에는 3611억원을, 2018년에는 2730억원을 시현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내년도 KB금융의 성장 포인트는 푸드덴셜생명 편입 효과에 따른 비은행 부문과 카카오뱅크 지분 효과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도 KB금융의 투자포인트로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 효과가 내년도 이익에 본격적으로 반영돼 전년대비 2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 카카오뱅크 지분을 9.9% 보유하고 있는데, 손익상 관련이익이 발생하지 않지만 상장 시 재평가에 따른 자본비율 추가 상승 가능성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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