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재비산먼지 전체 미세먼지(PM10) 배출량 18.4% 차지…인체에도 악영향
재비산먼지 가장 심한 도로 경기 시흥시 ‘관곡지로’

겨울철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찾아오는 겨울이 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분주하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미세먼지'가 기상을 부리는 겨울이 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줄이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저감 방안의 하나로 도로 재비산먼지 청소를 강화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시작된 가운데, 정부의 두 번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도로 재비산먼지(도로 미세먼지) 청소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214㎞가량 더 많은 도로가 집중관리도로로 지정되면서 그 대상이 전국 총 387개 구간, 1946㎞로 늘어났다. 이에 전국 17개 시·도는 집중관리도로를 지정하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 청소를 기존 하루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다. 또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 시 하루 3~4회까지 확대해 도로 재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환경부와 지자체가 매번 줄이려 노력하는 도로 재비산먼지는 무엇이며 대체 얼마나 발생하고 있을까. 그린포스트코리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해 1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발생한 도로 미세먼지를 조사해봤다.

◇ 도로 재비산먼지 ‘넌 누구니?’

도로 재비산먼지 또는 도로 미세먼지는 쉽게 말해 ‘도로에서 날리는 먼지’다. 차량 운행 시 필연적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는 물론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가 닳으면서 각종 먼지가 도로 위에 쌓인다. 이러한 먼지는 차량 이동 시 대기 중으로 퍼지는데 이것이 바로 도로 재비산먼지다.

한국환경공단의 도로 재비산먼지 관리시스템 설명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도로 재비산먼지로 인한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4만319톤으로 비산먼지 배출량의 36.7%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 미세먼지(PM10) 배출량의 18.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도로 재비산먼지는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행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 지침’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시료채취구의 높이는 지상 1.5~10m 이하 범위(도로변은 1~10m)로 정하고 있다. 이에 측정망마다 그 높이가 다를 수 있다. 반면, 도로 재비산먼지의 경우 측정 차량이 타이어 좌·우 후단과 차량 전면에서 시료를 채취하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 호흡하는 높이에서 먼지를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도로 재비산먼지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먼지는 Al(알루미늄), K(칼륨), Ca(칼슘) 등 토양에서 기인하는 자연적 성분은 물론, 배출가스, 타이어 및 브레이크 마모 등에 의해 발생하는 Cd(카드뮴), Pb(납), Cr(크롬) 등 해로운 인위적 성분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한 미세 입자는 코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나 뇌까지 침투해 천식, 폐암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량으로 확산된 재비산먼지는 도로 옆 인도를 지나가거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최근 전동 킥보드나 전동 휠처럼 퍼스널 모빌리티(PM)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도로에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재비산먼지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 수도권에서 도로 재비산먼지 가장 심한 곳…경기도 시흥시 ‘관곡지로’

그렇다면 수도권에서 도로 재비산먼지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어딜까. 우선, 몇 가지 기준점을 정했다. 기간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 2019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로 정했으며, 한 지점에서 2번 이상 측정된 경우 평균값을 구했다. 

또한 오염범례는 한국환경공단의 분류에 따라 △‘아주좋음’(0~50㎍/㎥) △‘좋음’(50~100㎍/㎥) △‘보통’(100~150㎍/㎥) △‘나쁨’(150~200㎍/㎥) △‘아주나쁨’(200㎍/㎥ 이상) 등으로 설정했다.

취재 결과, 수도권에서 재비산먼지가 가장 높게 측정된 도로는 △시흥시 ‘관곡지로’였다. 이 도로는 지난 미세먼지계절 관리제 기간 중 도로 재비산먼지 농도가 무려 1440㎍/㎥로 측정됐다. 이어 △시흥시 ‘월곶중앙로14번길(966㎍/㎥)’ △안산시 단원구 ‘원선1로(863㎍/㎥)’ △인천 서구 ‘도담로(861㎍/㎥)’ △고양시 덕양구 ‘지도로(845㎍/㎥)’ 등 순이었다.

오염범례에 따라 보면 총 969곳의 측정지점에서 재비산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으로 나타난 도로는 64개였다. 이는 전체 측정지점 중 6.6%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이어 ‘나쁨’으로 나타난 도로는 40개 도로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이중 서울은 총 196개 측정지점 중 ‘매우나쁨’은 3곳이었고 ‘나쁨’으로 나타난 도로는 단 1곳이었다. 인천의 경우 총 162개 측정지점 중 ‘매우나쁨’ 9곳, 나쁨 7곳이었다.

경기의 경우 상황이 심각했다. 총 611개 측정지점 중 ‘매우나쁨’이 무려 52곳이었으며 ‘나쁨’ 역시 총 32곳으로 확인돼 다른 지역보다 도로 재비산먼지 농도가 높았다.

해당 지역별 도로 재비산먼지 측정값을 살펴보면, 서울은 용산구 ‘원효로가’ 254㎍/㎥의 도로 재비산먼지 농도를 보여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서구의 ‘마곡중앙로’ 238㎍/㎥로 2위, ‘마곡중앙5로’ 214㎍/㎥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도로 재비산먼지가 없는 곳은 양천구 ‘남부순환로’로 농도가 2㎍/㎥로 측정됐다. 뒤이어 동작구 ‘장승배기로’ 2.5㎍/㎥ , 양천구 ‘등촌로’ 3㎍/㎥ 순이었다.

인천은 서구의 ‘도담로’가 861㎍/㎥로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같은 지역 ‘드림로’ 833㎍/㎥, ‘마중로’가 814㎍/㎥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인천의 경우 도로 재비산먼지가 200㎍/㎥ 이상으로 측정된 ‘매우나쁨’ 지역은 모두 서구에 해당했다.

이와 달리 서구의 ‘경명대로’와 ‘원적로’가 각각 6㎍/㎥, 8㎍/㎥로 측정됐으며 남구 ‘경원대로’는 11㎍/㎥로 나타나 가장 깨끗한 도로로 확인됐다.

경기의 경우 행정구역이 넓은 만큼 측정지점은 물론, 앞서 본 것처럼 재비산먼지 농도가 높은 도로가 다수 분포했다.

특히, 시흥시 ‘관곡지로’는 도로 재비산먼지가 1440㎍/㎥로 측정돼 경기도 내에서는 물론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다. 이어 ‘월곶중앙로14번길’ 966㎍/㎥, 안산시 단원구 ‘원선1로’ 863㎍/㎥으로 측정됐다.

경기에서 가장 도로 재비산먼지 농도가 낮은 곳은 2㎍/㎥로 측정된 안산시 단원구 ‘능길로’이며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와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가 각각 2㎍/㎥로 뒤를 이었다.

제1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중 도로 재비산먼지 평균 농도. (그래픽 최진모 기자, 출처 한국환경공단 도로 재비산먼지 관리시스템 재구성)/그린포스트코리아
제1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중 도로 재비산먼지 평균 농도. (그래픽 최진모 기자, 출처 한국환경공단 도로 재비산먼지 관리시스템 재구성)/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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