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기여도 43%, 업계 최고…부채비율 높지만 손실흡수능력 높아 위기 극복 가능

 

2020년 국내 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업황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냈다.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할 순 있지만 IMF와 금융위기의 학습효과를 통해 체력을 쌓은 만큼, 위기 국면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견조한 체력을 입증하면서 내년도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됐다. 은행 지주사의 내년 전망과 분석을 맞춰 내년도 스케치를 그려봤다.[편집자 주]

신한금융그룹 조용병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사장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금융그룹 조용병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사장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코로나19 위기 국면까지 뚫는 '1등 포트폴리오'에 힘입어 내년도 순이익 전망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1조1447억원, 누적 2조950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뱅크를 지켰다. '비은행'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비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는 신한금융이 리딩뱅크를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3분기 신한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43%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2등인 KB금융지주의 36%를 여유 있게 따돌리는 수준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오렌지라이프 △신한캐피탈 △신한비엔피바라바자산운용 △신한저축은행 △아시아신탁 △신한DS △신한아이티스 △신한신용정보 △신한대체투자운용 △신한리츠운용 △신한AI △SH매니지먼트로 구성된 15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2018년 대비 7.8%의 순이익 증가를 견인한 것도 비은행의 내조가 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KB금융과 신한지주의 Valuation gap은 비은행 부문 절대 이익이 결정해왔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각 금융권역별 자회사가 업권 내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는데 총자산 기준 신한카드 업계 1위, 신한은행 업계 2위, 생명보험 업계 4위, 신한금융투자 업계 6위, 신한캐피탈이 업계 3위를 지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신한은행은 2조3292억원의 순이익으로 업계2위를 기록했지만, 신한카드는 5090억원의 순이익으로 업계 1위를 지켰고 신한금융투자는 22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도 각각 2715억원,1239억원의 순이익을 남기며 뒷받침했다. 올해에도 비은행 부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악재 딛고 2~3년간 턴어라운드 예상 “비은행·해외부문서 유리”

전문가들도 신한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며 내년도 순이익 상향을 제시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선제적인 비용 집행과 이익 체력 강화로 내년 증익 가시성이 제고됐으며, 코로나 영향 하에 신한금융은 비은행/해외부문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각종 사모펀드 관련 증권 자회사 손실이 누적돼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이를 제외한 증권사업부문과 카드, 캐피탈, 생명 자회사 모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비은행 라인업 강화, 그룹 리스크 관리 능력 재부각, 글로벌 사업 부문 성장 재개 등으로 사모펀드와 유상증자 이슈 등을 딛고 향후 2~3년간 중기적 관점에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신한금융의 내년도 실적 전망으로 △지배순이익은 전년과 같은 3조5천억원을 유지하고 △은행 순이자마진(NIM)도 1.38%로 전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룹 이자수익자산 평잔은 전년 대비 7% 증가해 그룹 순이자이익이 동기간 4% 증가할 것이며, 2021년과 2022년 순이익을 1,6%, 10.0% 상향하고 자본비용도 기존 15.1%에서 13.4%로 줄어들 것으로 제시했다.

다만, 내년에는 높은 기저효과로 비이자 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하며 실적 개선폭이 타행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대손율이 0.37%로 전년대비 6bp(베이시스포인트=0.01%) 하락해 악재를 뒤로하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비은행 통한 실적 차별화…내년도 지주사간 격차 더 벌어질 것

한국신용평가도 신한금융의 사업 다각화 수준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금융실은 은행지주별비교 분석 보고서에서 "은행 금융 지주별로 다각화 수준을 살펴보면 신한금융지주의 다각화 수준이 가장 우수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에는 비은행 기여도에 따른 은행 간 실적 차별화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금융지주 산하 계열사의 업권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은행 0.5% △금융투자(증권, 자산운용 등) 0.8% △보험 0.6% △비은행(캐피탈, 카드 등) 2.0%로 집계됐다. 은행 부문 수익성이 가장 낮다.

은행 수익성 하락으로 비은행 기익 기여도에서 지주사의 성적 서열이 갈리게 되는 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필두로 비은행 부분을 확충하는 동시에 베트남신한은행 등을 통해 글로벌 지배력을 확대하며 이익 창출력을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기준 해외 종속법인 총자산은 약 24조원(연결총자산의 6.0%)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크다. 지역별 총자산 비중도 일본 39%, 중국 19%, 베트남 21%로 다각화 수준이 높다. 나아가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인 채용 및 현지법인의 지점 증설과 카드업 및 자동차금융서비스 등을 통해 현지 영업을 활성화한 결과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총자산 기준 2위, 순이익 기준 2위로 성장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은행금융지주별 은행 부문 자산 의존도는 사업 다각화 수준에 따라 최소 71%에서 최대 95%까지 격차가 큰 상황"이라면서 "금리에 민감한 은행 부문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며 금리 민감도가 낮은 증권, 캐피탈 등의 다각화 수준과 자산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은행금융지주 간 수익성이 차별화된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수익성은 각 은행금융지주별 사업 다각화 수준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사업 다각화 수준이 우수한 신한금융지주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변동폭이 작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채비율 높지만 손실흡수능력 양호…비은행·글로벌 역량 확대

반면 신한금융은 부채비율도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약3조2000억원)로 재무 부담이 상승한 탓이다. 당시 지분 인수를 위해 조달한 사채 및 조건부자본증권에 대한 이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다. 자회사 유동성 공급, 자본 확충 지원을 위해 이중레버리지비율 여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 대규모 비은행 금융사 인수보다는 자회사 효율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손실흡수능력과 우수한 자본적정성 지표를 보유하고 있어 부채비율과 코로나19 대출 부실에 대비한 위기를 극복할 여력도 갖추고 있다. 코로나19 대출 부실 등에 따른 손실흡수능력은 대손충당금에서 결정되는데 신한금융의 경우 상반기 기준 152.3%의 높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또 3분기 기준 이자상환 유예된 대출 잔액도 3000억원 수준으로 건전성을 훼손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신한금융은 내년 7월 1일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을 통합해 비은행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부문을 통해 이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3월31일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일을 내년 7월 1일로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 이슈 사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큰 risk는 어느 정도 처리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내년도에는 GIB(Global Investment Banking), GMS(Global Markets & Securities) 통한 비이자이익과 수수료 확대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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