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고속 충전·항속거리 500km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2025년까지 전용 전기차 11종 포함 총 23종 전기차 출시
멀티 급속충전 등 신규 시스템으로 새로운 전동화 경험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에 이어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에 이어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에 이어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일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소개했다. E-GMP는 전기 글로벌 모듈러 플랫폼(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영문약자다. 이 플랫폼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삼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자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이날 현대차그룹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연구개발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이 앞서 선보였던 전기차들은 뛰어난 효율로 고객들의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존의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그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 이라고 밝혔다.

◇ 현대차 그룹 "차세대 전기차를 소개합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또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 수 있고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크게 줄어들어 실내 공간의 활용성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구조적인 한계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자동차 실내외 디자인이 가능하다.

특히 E-GMP는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어서 고객 요구에 따라 단기간에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상의 복잡도가 줄어들어 생산효율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개선으로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더불어 조만간 현실화할 자율주행, 고성능 EV, V2G(Vehicle to Grid) 등 다양한 활용성까지 감안한 설계구조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V2G는 주행 후 차량 내부에 남아있는 전력을 다시 외부의 전력망으로 전송해 사용하는 개념으로 차량을 하나의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전용 전기차에 신규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다양한 글로벌 충전 인프라를 고려한 세계 최초의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기술,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을 추가로 적용해 보다 진화된 전동화 모빌리티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PE 시스템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대체하는 구동 시스템이다. 전기차 구동을 위한 모터와 감속기, 모터를 제어하는 인버터, 에너지를 담고있는 배터리로 구성된다.

V2L은 차량에서 전력망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개념 중 하나로 야외에서 캠핑을 하거나 비상시 차량의 전력으로 전자제품 등을 사용하고 다른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의미한다.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브랜드 캠페인 영상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와 환경 친화적인 활동 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상 등장인물들은 “자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면서 “누구나 세상을 바꾸고 긍정의 에너지를 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공개한 E-GMP뿐 아니라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일찍부터 많은 공을 들여왔다. 사진은 현대차가 아이오닉 브랜드 캠페인 영상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와 환경 친화적인 활동 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E-GMP 최적화 고효율 모터, 배터리 등 신규 시스템 적용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E-GMP에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모터와 감속기, 전력변환을 위한 인버터와 배터리 등의 신규 PE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 시스템은 넓은 공간 확보와 중량 절감을 위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고 부품간 에너지 전달 손실을 낮춰 성능과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으며, 800V 고전압 시스템으로 충전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구동에 필요한 모터, 동력을 차량에 필요한 토크와 속도로 변환해 전달하는 감속기, 그리고 전력을 변환해 모터의 토크를 제어하는 인버터를 일체화했다. 또한 모터의 최고 속도를 기존 대비 30~70% 높이고, 감속비를 33% 높여 모터 사이즈를 줄이고 경량화를 통한 효율 개선까지 실현했다.

E-GMP는 아울러 차급과 주행거리,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가변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전용 전기차에 최적화된 표준화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모든 차량에는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 셀로 구성된 표준화된 단일 배터리 모듈이 탑재되며, 이러한 표준화 모듈을 바탕으로 기본형과 항속형 등 모듈 탑재 개수에 따라 다양한 배터리 팩 구성이 가능하다.

◇ 세계 최초 400V/ 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 적용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과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이 적용된다. 아직까지 국내외 대다수 급속 충전 인프라는 4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50~150kW급 충전기가 대부분이나 최근에는 빠른 충전을 위해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350kW급 초고속 충전 인프라가 설치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의 경우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고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초고속 충전기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전기차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는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아이오니티는 유럽 전역에 현재 308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건설 중인 51개소를 포함해 2022년까지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E-GMP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초고속 충전기로 충전 시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완충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5분의 충전만으로도 약 1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기존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 전기차는 시장 보급률이 높은 400V 충전 시스템 급속충전 인프라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부품이 필요했지만, E-GMP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 별도의 부품 없이 초고속 충전기와 기존 급속충전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E-GMP에 적용된 특허 기술로 차량의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를 활용해 인프라에서 공급되는 400V 전압을 차량 시스템에 최적화된 800V로 승압해 안정적인 충전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현대자동차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첫 적용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을 론칭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현대자동차그룹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야외에서 전력 공급 가능한 새 기술 탑재

지금까지 전기차는 OBC(On Board Charger)를 이용해 외부에서 차량 내부로의 단방향 전기 충전만 가능했다. E-GMP는 이를 보완해 통합 충전 시스템(ICCU)과 차량 충전관리 시스템(VCMS)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도 일반 전원(110V/220V)을 차량 외부로도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갖췄다.

OBC는 차량 내부에 있는 충전용 컨버터로 외부 충전기에서 배터리로 전력을 변환하는 장치다. ICCU는 차량에 있는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배터리 모두 충전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개발된 현대차그룹의 통합 충전 시스템. OBC의 경우 기존 단방향만 충전 가능했던 기능을 개선해 양방향 전력변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새롭게 개발된 V2L 기술은 일반주택의 공급 계약전력인 3kW보다 큰 3.5k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약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이처럼 마치 커다란 보조 배터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E-GMP의 V2L 기능은 야외활동이나 캠핑 장소에서 전자제품을 작동하는데 사용하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공개한 E-GMP뿐 아니라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대비한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일찍부터 많은 공을 들여왔다. 2009년 최초의 전동화 모델인 하이브리드카를 국내에 선보인 이래 2010년 블루온 전기차를 시범운행했고, 2015년에는 모든 타입에 걸친 전동화 차종(HEV, PHEV, EV, FCEV)의 양산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2025년까지 계획된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 중에서 전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가 23개 차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 대를 판매해 명실상부한 전기차 글로벌 최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첫 적용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IONIQ)’을 론칭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에 기반한 모빌리티 및 전기차 사업체제로의 혁신적 전환을 진행 중이다. 9월에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2027년까지 CV와 고성능 모델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용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강남구 소재의 서울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오는 3일부터 열흘간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E-GMP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플랫폼 및 PE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전시물을 공개하는 팝업 전시를 개최 할 예정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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