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토어 점포 구현...  PB 상품 패키지 변화
일상생활 속 플라스틱 선순환 구조 마련
늘어나는 편의점 배달... 대기오염 물질 줄이는 도보 배달

 
세븐일레븐이 도입한 페트병ㆍ캔 자동수거기인 ‘AI 순환자원회수로봇’. (세븐일레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세븐일레븐이 도입한 페트병ㆍ캔 자동수거기인 ‘AI 순환자원회수로봇’. (세븐일레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편의점은 골목 상권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생활 속 플랫폼이다. 손쉽고 편리하게 물건 구매가 가능한 만큼 그에 따른 쓰레기 배출량도 많다. 

최근에는 친환경적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 속에서 물건의 구색만 갖추는 것이 아닌 경영 전반에 친환경 요소를 더하며 책임 경영으로 조금씩 방향을 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각 편의점들은 플라스틱 선순환 구조에 기여하고, 환경재단과 손잡아 친환경 제도를 도입하고, 일상 속 친환경 실천 공간으로서 편의점의 역할을 높이고 있다. 제품의 생산, 물류, 점포 구현,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편의점에서 도입하고 있는 친환경 코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그린스토어 점포 구현...  PB 상품 패키지 변화

편의점의 친환경 실천 하면 지난 6월 편의점 업계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녹색매장 지정을 받은 ‘CU서초그린점’이 떠오른다. 환경부의 녹색매장 지정제도는 친환경적 소비생활을 유도하고 친환경 제품의 활성화에 기여한 매장을 대상으로 녹색제품 판매, 친환경 운영 정책, 임직원 의식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CU서초그린점은 애초에 BGF리테일이 점포 시설 및 집기에서부터 인테리어,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친환경 콘셉트로 개발한 도심형 친환경 편의점이다. 지난해 12월 3R(Reduce, Reuse, Recycle)를 중심으로 점포 구석구석을 환경 친화적으로 구현했다. 

고효율 냉장진열대, 태양광 등기구, 절전형 콘센트, 단열유리 등을 설치하고 매장 에너지 관리시스템(REMS)으로 전력량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는 덕분에 CU서초그린점의 평당 전기 사용량은 일반 점포 대비 약 17% 적다. 지구온난화지수도 일반 점포보다 80%나 낮췄다. 이산화탄소, 메탄, 오존과 같은 온난화 유발 가스가 덜 발생한다는 의미다. 

냉장고와 실외기도 자연냉매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9%까지 감축하고, 음식물 처리기를 통해 점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최대 85%까지 줄이고 있다. 절수형 수전으로 물 사용량도 20% 아끼고 있다.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 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티슈, 샴푸, 주방세제, 에코지퍼백 등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인증한 녹색제품을 전용 매대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100% 식물성 소재에서 추출한 친환경 PLA(Poly Lactic Acid) 봉투를 유상 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PLA는 58˚C 토양 환경에서 180시간 내 생분해돼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다고 알려진다. 

CU가 그린스토어라는 점포 구현으로 친환경에 접근했다면, 세븐일레븐은 제품 생산 시 재활용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PB상품이 많은 편의점에서는 자체 제작 상품의 패키지와 소재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친환경적 실천을 도모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2018년 7월 유통업계 최초로 일회용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한 무지얼음컵으로 바꿨다. 기존 얼음컵 표면에 프린팅돼 있던 브랜드 로고 등을 과감히 없애 인쇄를 제거하는 시간과 비용이 줄였다. 세븐일레븐은 이를 통해 연간 약 9천만개의 얼음컵 재활용이 용이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자체 제작 상품인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함으로써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했다. 

도시락용기 소재도 바꿨다. 기존 PET에서 고온에서도 유해물질 검출되지 않는 PP소재로 변경한 것. 이밖에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트레이 활용 김밥 출시,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 종량제봉투 도입, 가맹점에서 종이빨대를 발주해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했다.

내부적으로는 친환경경영 TFT를 별도로 조직하고 친환경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매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그린스토리 레터’를 발행해 주요 환경 이슈를 소개하고, 친환경 습관을 다지기 위해 ‘환경사랑 실천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비닐봉투 대신 에코백 사용을 장려하게 위해 사무실 곳곳에 ‘에코백 존’을 설치해 사용 가능한 공유 에코백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 일상생활 속 플라스틱 선순환 구조 마련

세븐일레븐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에 따른 환경 보호 이슈가 커지고 있는 만큼 최근 재활용품 분리배출과 수거율을 높이고 자원순환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재활용 생활화 캠페인’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5일 환경재단과 업계 최초로 페트병ㆍ캔 자동수거기인 ‘AI 순환자원회수로봇’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요 점포에 총 6대를 설치했다. 향후 설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에 설치된 순환자원 회수로봇은 사용자가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페트병이나 캔 등 재활용품을 넣으면 AI 시스템이 순환자원 여부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압착 후 분류해 저장한다. 하루 1천500개까지 수용 가능하고 자원회수로봇 개발업체인 수퍼빈을 통해 수거돼 지역 재활용센터로 보내진다.

이용자는 회수로봇 사용 이후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페트병 개당 5포인트, 캔은 7포인트가 지급되며 수퍼빈 홈페이지에 가입 후 포인트 전환을 신청하면 2천 포인트부터 현금으로 돌려준다. 포인트는 환경재단을 통해 다양한 환경개선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부할 수도 있다.

세븐일레븐이 순환자원 회수로봇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순도 높은 자원 확보를 통해 플라스틱 선순환 구조에 기여하고, 일상 속 친환경 실천 공간으로서 편의점의 역할을 높이는 것이다.

계상혁 세븐일레븐 경영주협의회장은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환경 이슈로 대두된 생활 폐기물 문제를 해소하는데 세븐일레븐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븐일레븐 경영주들도 뜻을 모아 자원 선순환의 취지를 응원하고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늘어나는 편의점 배달... 대기오염 물질 줄이는 도보 배달

올해는 코로나19로 편의점 배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오토바이나 운송기기가 아닌 도보 배달을 늘리는 편의점도 눈에 띈다.

GS25는 편의점 자체 인프라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우리동네 착한 친환경 배달’ 플랫폼을 생각해냈다. 지난 8월 3일부터 고객이 주문한 배달 상품을 일반인들이 도보로 배달해 주는 사업이다. 일명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다. 

고객이 요기요 모바일앱을 통해 GS25 배달 상품 주문을 완료하면 우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반인 배달자인 ‘우리동네 딜리버리 친구(우친)’가 주문 콜을 잡아 고객에게 도보 배달을 하는 순서다.

오토바이 등 운송기기 면허가 없는 일반인들도 생활 동선에 부합하는 배달 건이 있을 경우 참여할 수 있다. 실버 세대, 주부, 퇴근길 직장인 등 누구나 시간과 횟수에 제한 없이 배달원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도보 배달을 고려해 배달 반경은 상품을 픽업하는 점포로부터 1.5km 내로 한정된다. 배달 중량은 5kg을 넘지 않아야 한다. 우친은 배달 1건당 2800원에서 3200원을 GS리테일로부터 받게 된다.

CU도 지난 10월부터 도보 배달 전문 업체 엠지플레잉과 ‘도보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륜차 배달을 보완하기 위한 방침으로 요기요에 주문이 접수되면 반경 1km 이내에 있는 도보 배달원을 우선 매칭하는 시스템이다.

◇ 편의점 밖에서 펼치는 친환경 활동

편의점 내부적인 시스템 개편 및 개발로 친환경 정책을 도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부적으로 행사나 캠페인을 기획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끌어들이는 곳들도 있다. 

미니스톱은 어린이들에게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미니스톱 환경사랑 꿈나무 그림잔치’를 개최하고 있다. 벌써 28년째다. 

응모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전국 미니스톱 점포에서 대회용 도화지를 배부받아 크레파스나 물감으로 주제에 맞는 그림을 그린 후 점포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참가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말 본지와 공동으로 ‘제28회 환경사랑 꿈나무 그림잔치’를 주최했다. 환경부, 매일유업, 상하농원 등 8개 업체가 행사를 후원했다. 주제는 ‘환경파괴로부터 우리 마을을 지키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어린이들은 환경보호에 관한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자유롭게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후에는 부문별 시상과 부상, 환경장학금이 주어졌다. 환경부장관상, 미니스톱 대표이사상 수상자는 재학중인 학교에 수상자 이름으로 식수가 심어지기도 했다. 어린이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환경보호 실천의 첫 걸음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세븐일레븐은 2018년부터 ‘그린세븐’ 캠페인을 선포하고 친환경 편의점으로 환경 활동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전국 1만여 점포에 환경사랑 동전모금함을 설치하고 그동안 약 1억5000만원의 환경기금을 조성해 환경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교외지역 11개 점포에는 전기차 충전소도 운영하고 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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