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건, 사지 마세요?" 블랙프라이데이로 읽는 환경 이슈
"이 물건, 사지 마세요?" 블랙프라이데이로 읽는 환경 이슈
  • 이한 기자
  • 승인 2020.11.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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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생산과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블랙프라이데이 둘러싼 환경 논란과 이슈들
11월 27일은 블랙프라이데이다. 미국발 쇼핑행사지만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관심도 높다. 한편에서는 큰 폭의 세일로 소비를 유도하는 이 행사가 환경적으로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둘러싼 환경 이슈를 짚어봤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11월 27일은 블랙프라이데이다. 미국발 쇼핑행사지만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관심도 높다. 한편에서는 큰 폭의 세일로 소비를 유도하는 이 행사가 환경적으로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11월 27일은 블랙프라이데이다. 미국발 쇼핑행사지만 국내 기업과 소비자의 관심도 높다. 한편에서는 큰 폭의 세일로 소비를 유도하는 이 행사가 환경적으로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둘러싼 환경 이슈를 짚어봤다.

9년 전 얘기를 먼저 하자. 지난 2011년 11월 25일, ‘뉴욕타임즈’ 지면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카피의 광고가 실렸다. 파타고니아의 광고다. 재킷 한 벌을 만들려면 수많은 물을 사용한 목화가 필요하고, 원산지와 물류센터를 오가는 과정에서 적잖은 탄소가 배출되니 꼭 필요한 옷만 사라는 의미의 광고다.

의류기업 파타고니아의 이 광고문구는 마케팅 업계에서 유명한 사례다. 환경경영을 설명하는 키워드로도,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카피의 힘을 설명하는 사례로도 종종 인용된다. 그런데, 여기 숨은 얘기가 하나 더 있다. 광고가 게재된 날이 바로 ‘블랙프라이데이’였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로 연중 가장 큰 세일 시즌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 기간에는 활발한 소비가 이뤄진다. 주간경향이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 자료를 언급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미국 내 온라인 쇼핑 매출액이 74억 달러(약 8조 7320억원)를 기록했다.

물건을 많이 사거나 만든다는 건 환경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까.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둘러싼 환경 관련 지적도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미국 폭스뉴스는 ‘과소비를 조장하는 블랙프라이데이 규탄 시위가 해외 곳곳에서 이어졌다’라고 보도했다.

◇ “돈보다 사람과 지구를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

당시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 멸종저항 뉴욕지부가 맨해튼 한 상점에서 빈 쇼핑카트를 끌고 길게 줄을 늘어선 채 돌아다니며 쇼핑 방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멸종저항 뉴욕지부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끝을 모르는 소비지상주의 체제 속에 살고 있는다. 기후·생태 재앙을 향해 질주하는 지구는 그 체제를 더는 견딜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 등 국내 언론에서도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한곳에서만 벌어진 시위가 아니다. 지난해 미국 환경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도 시카고의 한 쇼핑몰에서 “돈보다는 사람과 지구를 생각해야 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다. 워싱턴 D.C에서는 ‘미래를 위한 블랙프라이데이 장례식’도 진행됐다. 캐나다 밴쿠버의 거리에서도 장례식이 열렸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해 환경 관련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제품의 생산과 배송 등의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멸종위기 전문매체 뉴스펭귄이 가격 비교 사이트 머니 닷 유케이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배송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약 42만 9000톤이다.

보도에 따르면 비영리 환경기구 BAN은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버려진 전자 폐기물량은 연간 5000만t에 달하며 여기서 납과 수은 등 독성 화학 물질이 토양으로 누출돼 결국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구를 정복한 것은 인류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의 지구를 보면, 아니 당장 집 안을 잠시만 둘러보아도 고개가 끄덕여질만한 주장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많이 사면 많이 버려진다. 제품을 생산하고 배송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이 기후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둘러싼 환경 관련 논의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의 문제제기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블랙프라이데이 대신 ‘그린’프라이데이

기업들 사이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를 계기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IKEA(이케아)는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자원 순환과 기후 대응에 보다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바이백 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바이백 프라이데이’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을 맞아 더 많은 소비자가 환경과 자원 순환에 대해 고민하고 의미있는 소비 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마련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11월 24일부터 12월 3일까지 ‘바이백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케아 패밀리 멤버 고객에게 매입가의 두 배의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한겨레가 허프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디 오디너리’ 브랜드 화장품 그룹 데시엠은 블랙프라이데이에 모든 점포와 온라인몰을 닫았다. 이 회사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과도한 대량소비는 지구에 있어 최대 위협의 하나”라고 말했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크게 일어난 바 있다. 지난해 B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브랜드 200여곳이 ‘금요일을 다시 그린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세일 대신 매출의 10%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가성비를 생각해 구매량을 늘리기보다는 소비를 절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친환경 패션업체 ‘파고’의 공동창업자 니콜라 로르는 자신의 SNS룰 통해 “우리는 필요가 아니라 유혹에 의해 구매한다”고 지적하면서 “가진 것을 살펴보고 정말 필요한 게 있으면 구매하라”고 조언했다.

◇ 블랙프라이데이 둘러싼 환경 논란과 이슈들

블랙프라이데이를 둘러싼 환경 관련 이슈는 또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연방 기후변화 보고서가 발표된 시점을 두고 생긴 논란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관심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블랙프라이데이에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연방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실체 있는 위협’이라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는 평소 기후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덜한 날짜를 골라 발표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당시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에너지 및 기후 문제를 담당했던 백악관 관리인 제이크 러바인은 MS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내용이 대통령의 어젠다와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미주한국일보는 “원래 12월 중순 워싱턴에서 열릴 과학 컨퍼런스 때로 예정되었던 발표를 갑자기 앞당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에서 체감되고 있는 지구 기후변화의 영향은 미래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오프라인 행사나 매장 방문 등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온라인 구매 등을 통한 비대면 경향은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품의 생산과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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