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조차 생소하던 국내에 결제에 특화서비스 더한 ‘PLCC카드’ 정착시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소장욕구 불러일으키는 배민 현대카드, 한 장만 발급하긴 아쉽겠는데요”

“스타벅스 카드, 5만원 충전하면 별 100개 증정에 8잔 무료라 연회비 뽑고도 남아요” 

현대카드가 잇따라 출시한 스타벅스카드와 배달의민족에 소비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올 한 해 카드업계 트렌드를 주도한 건 현대카드의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카드다. 

현대카드가 지난달 15일 스타벅스와 공동 출시한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3주 만에 5만장을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뒤따라 지난 18일 배달의민족과 출시한 ‘배민 현대카드’ 또한 위트 있는 디자인에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떡볶이, 고등어, 김, 계란후라이 등의 이색적인 8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된 ‘배민 현대카드’는 카드 사용 시 결제금액의 최고 3%를 배민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배민 현대카드로 꾸민 밥상, 스타벅스 현대카드 사용 노하우 등의 소비자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신용카드가 지급결제 수단을 넘어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지난 2015년 국내 최초의 PLCC카드 ‘이마트 e카드’를 출시하며 PLCC시장의 물꼬를 텄다. 이후 2017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카드를, 4월에는 대한항공 카드 등을 출시하다 올해 ‘스타벅스카드’와 ‘배민카드’로 명실상부 PLCC리더를 굳혔다.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PLCC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에 제휴를 넘는 파트너십을 통해 결제에 특화서비스를 더한 PLCC카드를 고안해 국내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PLCC를 집중 공략한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전략은 통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2412억원으로 전년 동기(1557억원) 대비 54.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095억원으로 전년 동기(2035억원) 대비 52.1% 늘었다. 상반기 회원 수도 879만명으로 전년 동기(808만명)대비 71만명 증가했다.

현대카드가 PLCC카드로 자타공인 ‘트렌드 리더’로 떠오른 비결은 베스트 파트너사를 가려내는 안목에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 7월 14일 SNS에서 배달의민족과의 PLCC를 두고 “두 회사가 너무 달라서 서로 존중하고 어울리지 못한다면 시너지는 공허한 이야기”라며 “PLCC도 마찬가지로 기업 간의 chemistry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카드나 배민카드와 같은 PLCC카드는 제휴 이상의 파트너십을 맺는데 우수한 파트너사를 가려내는 단계부터 출발한다. 

특히, PLCC카드는 파트너사를 발굴하고 수익과 비용 분배를 위한 논의를 거쳐 공동 출시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현대카드가 PLCC시장을 개척한 이후 5년간 내놓은 PLCC카드는 12개다. 단순 제휴카드보다 더 많은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카드 출시를 위해선 파트너사의 업계위상과, PLCC 생태계, 전체 파트너사에서 이 파트너사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파트너사를 발굴한 뒤에도 시장을 분석하고 수익이나 비용 분배 및 마케팅 논의를 거쳐 출시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부터 시작해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결과가 나타났으며, 현재는 많은 기업과 업계에서 PLCC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19년 이후 코스트코 등 PLCC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회원기반 강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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