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습도, 자외선 등 다양한 자극을 감지…스스로 복원
자외선 20분 조사 시 95% 이상 균열·물성 복원되는 투명 폴리이미드

아마인유가 함유된 자가 복원 마이크로캡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아마인유가 함유된 자가 복원 마이크로캡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열과 습도, 자외선(UV) 등 다양한 자극을 감지해 스스로 손상을 복원하는 스마트폰 액정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정용채 센터장 연구팀은 연세대학교 한학수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자가 치유 투명 폴리이미드’를 개발했다.

투명 폴리이미드(CPI)는 뛰어난 기계적, 전기적, 화학적 물성을 갖고 있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가 세며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 폴더블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모바일 제품에도 이미 상용화됐으며 항공우주, 태양전지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는 소재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군에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균열과 지속적인 전자파에 의한 파괴 등을 해결해 내구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첨가제를 넣거나 표면에 단단한 보호층을 코팅해 해결하고자 했으나 근원적인 소재의 손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식물의 일종인 아마 씨에서 추출한 아마인유(Linseed oil)를 활용해 자가 치유 투명 폴리이미드를 개발했다. 아마인유는 상온(25℃)에서 쉽게 경화되는 특성이 있어 그림을 보존하기 위한 코팅 물질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아마인유를 담은 마이크로캡슐을 제조해 실리콘과 섞어 투명 폴리이미드 위에 코팅했다. 투명 폴리이미드가 손상되면 마이크로캡슐이 터져 아마인유가 흘러나온다. 이후 손상된 부분으로 흘러가 굳어 스스로 복원되는 원리다. 이러한 자가 치유 기능은 국소적인 손상에서 국부적인 손상범위까지 복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자가 복원 기능은 부드러운 소재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으며 거기에 뜨거운 열을 가해야 복원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단단한 소재임에도 자가 치유 기능을 갖고 있으며 뜨거운 열을 가하지 않아도 상온에서 스스로 복원된다. 습도, 자외선에도 반응해 치유 속도가 더 빨라지는 장점도 있어 최대 20분 이내에 손상의 95% 이상이 복원됐다.

정용채 센터장은 “손상된 고분자 소재의 물성과 수명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가 복원 투명 폴리이미드를 제조하였고 유연 디스플레이 및 전자 재료 디바이스 등 그 소재의 응용범위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보다 향상된 물성확보를 위해서 추가적인 구조를 검토하고 응용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및 복합소재 분야 국제저널인 ‘컴포지트 파트 B: 엔지니어링(Composite Part B: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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