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과 50년...국내 대표 장수약 상처치료제
밀리언셀러, 높은 인지도...소비자에게도 친숙
브랜드 네임밸류 앞세워 다양한 사회공헌 진행

‘엘 클라시코’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펼치는 매치를 뜻합니다. 두 팀은 전통의 명문 구단이자 오랜 라이벌로 통해서 이 매치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곤 합니다. 경기 내용은 매우 치열하고 때로는 그라운드에서 거친 행동이 오가기도 합니다.

라이벌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라는 뜻입니다. 치열하게 다투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도 펼치는 사이겠지요. 얄궃은 운명 때문에 누군가는 1등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이나 자질을 갖추고도 늘 2등에 머물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기 싫은 상대’를 표현하는 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재계에도 라이벌이 있습니다.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하거나, 서로 비슷한 상황 또는 처지에 놓여서 늘 비교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들 역시 ‘엘 클라시코’에 나선 선수들처럼 어떻게든 상대를 꺾기 위해 치열하게 다툽니다.

재계의 라이벌들은 역사적으로 어떤 관계를 쌓았을까요. 그들은 지금 어느 분야를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다가올 미래에는 관계가 어떻게 변할까요. 국내 재계 대표 라이벌들의 사연과 치열했던 다툼을 소개합니다. 여덟 번째는 익숙한 이름의 약으로 살펴본 국내 상처치료제 시장입니다. [편집자 주]

국내 상처치료제 시장에서는 동화약품 후시딘과 동국제약 마데카솔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사진은 동화약품이 2019년 당시 새로 런칭했던 후시딘 신규 TV CF 모습. (동화약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상처치료제 시장에서는 동화약품 후시딘과 동국제약 마데카솔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사진은 동화약품이 2019년 당시 새로 런칭했던 후시딘 신규 TV CF 모습. (동화약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상처에는 후시딘’이다. 그런데 마데카솔을 바르면 ‘새살이 솔솔’ 돋는다. 정말일까? 이건 기자의 개인적인 주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해당 제품들의 광고 카피다. 그러면 다치거나 상처가 나면 후시딘이 좋을까 아니면 마데카솔이 좋을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둘 다 상처에 바르는 ‘연고’지만 두 제품은 닮은 듯 다르다. 헬스조선이 지난해 12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후시딘(동화약품)은 대표적인 항생제 연고로 2차감염 예방에 좋고 마데카솔(동국제약)은 피부재생 효과가 좋아 흉터를 예방한다.

머니투데이는 “후시딘이 세균 번식이나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 형성을 막아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마데카솔은 정상 피부와 유사한 콜라겐을 합성하도록 도와 새살을 빠르게 재생시킨다”라고 보도했다.

두 브랜드 모두 소비자에게 익숙하다는 건, 바꿔 말하면 해당 제품이 시장에서의 라이벌이라는 의미다. 후시딘과 마데카솔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약을 뜻하는 건 아니다. 후시딘은 끈적임이 적은 후시딘겔, 세균감염으로 인한 가려움 등에 쓰는 후시딘 히드로크림, 딱지가 생긴 후 상처치유를 도와주는 후시딘밴드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마데카솔 역시 염증이 심한 상처에 사용하는 복합마데카솔연고, 진물이 나거나 출혈 있는 상처에 적용할 수 있는 마데카솔분말, 습윤밴드인 마데카습윤밴드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상처치료제 시장 점유율로 보면 후시딘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마데카솔이 격차를 좁혀온 구도다.

◇ 40년과 50년...국내 대표 장수약 상처치료제

후시딘과 마데카솔 모두 역사가 매우 길다. 제약사로 따지면 후시딘이 선배고, 제품으로 따지면 마데카솔이 선배다. 하지만 제품만의 역사만으로 봐도 각각 40년, 50년으로 후시딘과 마데카솔 모두 국내 대표 장수약 타이틀이 손색 없다.

동화약품은 홈페이지 등에서 스스로 “대한민국 최고(最古)의 제약회사”로 소개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약 부채표 활명수와 함께 후시딘, 판콜 등이 대표 브랜드“라고 밝힌다. 후시딘은 1980년 출시돼 올해로 40년째를 맞았고 2018년 기준 시장 점유율 1위, 소비자 인지도 99.6%를 기록하고 있다.

동국제약 마데카솔은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국제약은 1970년 프랑스 ‘라로슈 나바론사로부터 마데카솔 완제품을 수입해 국내 최초의 바르는 상처 치료제를 선보였고 이후 1975년 마데카솔 정과, 1977년 마데카솔 연고 제조허가를 받으며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성과는 두 제품 모두 뛰어나다. 후시딘은 지난 2016년 기준 연 매출 200억을 넘겼다. 1980년 국내 발매 후 36년 만의 성과였다. 기존 튜브형 연고부터 후시딘 휴대용, 후시딘 밴드, 후시딘 겔 등 제형, 용량 등을 다양화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한 것이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2016년 1월 출시한 휴대용(7.5g)의 경우 튜브형이 아닌 개별 파우치 포장으로 1회 사용분(0.5g)의 연고가 담겨 외부활동이 많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1998년 복합마데카솔 광고 (동국제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후시딘과 마데카솔 모두 역사가 매우 길다. 제약사로 따지면 후시딘이 선배고, 제품으로 따지면 마데카솔이 선배다. 사진은 1998년 복합마데카솔 광고 (동국제약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밀리언셀러, 높은 인지도...소비자에게도 친숙

당시 동화약품은 “부채표 후시딘은 상처 부위에 세균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해 처음부터 사용하면 흉터 없이 빨리 아물게 한다”고 밝히면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지 않아 아이들 상처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시딘은 광고 등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 후시딘이 진행한 ‘상처이야기’ 캠페인은 지난 2016년 한국광고학회에서 주관한 올해의 광고상’ TV 캠페인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당시 제약업계에서는 후시딘 광고의 수상이 유일했다.

마데카솔의 성과도 만만찮다. 이들 역시 밀리언셀러로 200억원에 육박하는 연간 판매량을 기록한다. 마데카솔은 지난해 ‘제2회 국가경쟁력대상 시상식’에서 일반의약품 부문 ‘소비자가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을 바탕으로 사업도 확장했다. 지난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만들고 마데카 크림을 출시했다. 마데카솔 주성분으로 만든 크림으로, 마데카 크림 역시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켜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크림은 출시 첫해 입소문을 타며 1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듬해 매출이 42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지난 7월 본지 ‘장수약으로 읽는 K-바이오’ 취재 당시 ““마데카솔을 상처별로 특화된 기능과 제형으로 차별화해 소비자들이 상처유형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 브랜드 네임밸류 앞세워 다양한 사회공헌 진행

동국제약과 동화약품은 마데카솔과 후시딘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벌여왔다. 상처치료제의 이미지를 고려해 어린이나 야외활동시 안전을 돕는 캠페인을 주로 진행한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브랜드를 통해 백혈병어린이재단, 유소년축구연맹과 리틀야구연맹,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국립공원공단 등과 함께 다양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국제약은 전력 강화 훈련 및 국제 대회를 치르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리틀야구 대표팀에 2011년부터 9년째 구급함과 야구용품 등을 지원해왔고, 지난해 '제1회 리틀야구인의 날'에는 마데카솔 대상도 후원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9월에는 ‘사단법인 녹색어머니중앙회’와 ‘우리 아이 안전 캠페인’ 후원식도 진행했다. 당시 동국제약 마케팅 담당자는 “아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녹색어머니회의 취지가 '엄마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마데카솔 브랜드의 가치와 일맥상통해 4년째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화약품도 어린이 등의 안전 관련 캠페인에 적극적이다. 후시딘을 통해 2010년부터 홍명보 어린이 축구교실을 후원해해왔고 지난해에는 키움히어로즈와 함께 안전한 경기 관람 환경을 조성하는 ‘어린이 안전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인형극을 통해 생활안전 수칙을 전달하는 ‘유치원 생활안전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어린이들의 등·하교 교통안전을 위한 ‘스쿨존 안전캠페인’도 화제였다.

2017년에는 ‘후시딘과 함께하는 유치원 생활안전 캠페인’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한국생활안전연합과 함께 진행한 사회공헌 일환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의 생활 속 안전의식 제고와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후시딘과 마데카솔의 양자대결 구도는 사실 제약 업계에서는 그렇게 낯선 모습이 아니다. 매출이나 점유율이 5:5나 6:4 정도로 팽팽하게 나뉘지 않더라도, 광고시장 등에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두 제품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게보린과 펜잘, 인사돌과 이가탄, 박카스와 비타500, 물파스와 버뮬리, 그리고 우루사와 아로나민골드 등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인지도 등을 앞세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후시딘과 마데카솔은 대한민국 대표 장수약 브랜드들로 그 중에서도 특히 소비자의 일상에 익숙하게 다가왔다.

후시딘이 후원한 홍명보축구교실. (동화약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후시딘이 후원한 홍명보축구교실. (동화약품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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