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36개 단지 中 레이크·오션·리버 등 5.06%, 센트럴 9.2% 차지
업계, 아파트값 상승은 물론 구축과 차별화 위해 수요자 선호도 높아

올해 10월까지 분양한 아파트 단지 중 약 15.8%가 펫네임으로 '포레'와 '파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10월까지 분양한 아파트 단지 중 약 15.8%가 펫네임으로 '포레'와 '파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아파트 ‘펫네임(pet name)’이 이제는 일상화된 모양새다. 과거 건설사의 이름을 딴 ‘oo 아파트’나 꽃의 이름을 차용한 ‘개나리 아파트’, ‘장미 아파트’ 등 단순했던 아파트 단지명은 자취를 감췄다.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한 아파트는 단지가 들어서는 입지와 특징, 환경 등을 상징하는 펫네임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숲과 녹지를 뜻하는 ‘파크’와 ‘포레’, 강이나 바다에 입지했다는 의미의 ‘레이크’와 ‘오션’, 교육여건을 강조하는 ‘에듀’, 중심입지를 의미하는 ‘센트럴’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앞서 언급한 것들을 모두 갖췄다는 의미에서 ‘풀하우스’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이러한 펫네임이 붙은 단지들은 얼마나 될까.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한국감정원 청약홈에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분양한 단지명을 분석해봤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의 ‘APT의 분양정보/경쟁률(11월 10일 기준)’을 살펴보면 민영 주택의 경우 총 336개 단지가 분양됐다. 이중 자연 친화적 단지를 의미하는 ‘포레’와 ‘파크’는 모두 53개 단지(이하 중복 포함)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0월까지 분양한 단지 중 ‘포레’와 ‘파크’라는 팻네임을 포함한 단지는 약 15.8%로 이른바 ‘공세권’과 ‘숲세권’ 등 여유롭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선호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포레’가 포함된 단지는 20개였으며 유사한 의미를 내포한 ‘파크’는 33개 단지로 집계됐다.

특히, 공원 이름 자체를 아파트 펫네임으로 정한 예도 있었다. 대우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일원에서 선보인 ‘영흥공원 푸르지오 파크비엔’가 대표적이다. 공원을 조성하면 아파트 개발이 허용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된 해당 단지는 여의도공원(약 23만㎡)의 2배가 넘는 총 59만1308㎡ 규모의 근린공원에 조성된다. 이중 아파트 부지를 제외한 약 50만6808㎡가 공원으로 조성되는 만큼 그 특색을 펫네임으로 반영했다.

강이나 바다에 입지해 조망권을 확보했다는 장점을 부각한 ‘레이크’와 ‘오션’, ‘리버’ 등을 펫네임으로 사용한 단지는 모두 17개로 전체 분양 단지 중 약 5.06%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오션’ 5개 단지 △‘레이크’ 2개 단지 △‘리버’ 10개 단지로 집계됐다.

최근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센트럴’이란 펫네임도 무려 31개의 단지가 명명돼 분양됐다. ‘센트럴’은 도심지의 중심 또는 번화가, 역세권 등을 강조할 때 붙여지는 팻네임으로 전체 336개 분양 단지 중 9.2%를 차지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펫네임 사용 보편화 이유로 아파트값 상승과 수요자 니즈(needs)를 꼽는다. 특히, 서울의 경우 계획 조성된 신도시와 지방보다 공원 등 녹지공간이 부족해 ‘포레’와 ‘파크’ 같은 자연 친화적 단지 강조 여부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호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펫네임을 사용할 경우 신축 아파트라는 상징성은 물론 임대주택과 차별화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녹지공간 부족으로 거실에서 공원이나 산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을 부각한 ‘파크’, ‘포레’ 등의 인기가 높다”며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이러한 현상으로 조합에서 시공사에 관련 펫네임 사용을 요구하는 예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사의 마케팅적 요소는 물론 펫네임을 활용하면 구축 아파트 또는 임대주택 아파트와 달리 신축 아파트란 느낌이 강해 수요자들의 선호도 높다 보니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소형 건설사들까지 앞다퉈 펫네임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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