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채팅봇은 ‘옛말’…사람처럼 친절한 구어체로 똑똑한 답변

4대 은행이 플랫폼에 인공지능 상담 서비스를 적용중이다.
4대 은행이 플랫폼에 AI 상담 서비스를 적용중이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시중은행이 고객 편의성증대를 위해 플랫폼 안에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거래가 비대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모바일 거래 편의성이 화두로 떠오른 탓이다. 모바일에서 손가락 터치 하나만으로도 원하는 금융거래를 제공하는 ‘AI행원’의 등장이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은 모바일 금융거래 플랫폼인 ‘뱅킹앱’ 안에 AI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AI챗봇은 인간처럼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AI 프로그램을 말한다.

AI챗봇은 고객이 요청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체, 적금가입 등의 단순 금융거래는 물론 ‘대출만기연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금융지원(코로나19)’ 관련 요청사항 및 펀드 상품 비교까지 터치하나만으로도 가능해졌다. 은행 업무를 요청하다 자산관리 상담이 필요하면 더 똑똑한 AI챗봇이 등장해 고도화된 상담을 지원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의 ‘쏠메이트 오로라’ △국민은행의 ‘리브똑똑’과 ‘케이봇쌤’ △하나은행의 ‘하이’ △우리은행의 ‘위비봇’이 있다.

신한은행의 '쏠메이트 오로라'(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은행의 '쏠메이트 오로라'(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먼저 신한은행이 ‘쏠(SOL)’뱅킹 안에 운영 중인 ‘쏠메이트 오로라’는 음성인식 기능과 자동완성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 직원과 대화하듯 AI챗봇과 대화를 통한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요청하면 진행 중인 지원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안내해준다. 대출 만기연장을 요청에도 진행 사항을 안내해준다.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콜센터를 통해 처리하던 번거로운 답변과 업무를 오로라를 통해 단 몇 분 만에 해결된 셈이다. 펀드 추천을 요청해도 종류별로 안내하고 있어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챗봇이지만 구어체를 쓰고 있어 실제 상담원과 대화하듯 편안한 대화가 가능하다.

또 지난해 말 추가한 지능형 컨트롤러 기능으로 텍스트로 파악하기 어려운 수치와 비율은 그래픽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리브똑똑'(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민은행의 '리브똑똑'(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안에 ‘리브똑똑’을 운영 중이다. 리브똑똑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대답을 찾아 제시한다. 예컨대. ‘대출만기연장’을 말하면 전세자금대출 기한연장,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연장방법 등을 보기로 안내해준다. 신한은행 오로라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금융지원도 바로 안내하고 있어 모바일에 서툰 5060세대도 쉽게 이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리브똑똑 안에 AI자산관리사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 쌤’을 탑재하고 있어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접근성도 높였다. 리브똑똑에게 적금 추천을 받다가 펀드 상담이 필요하면 별도의 어플을 설치할 필요없이 케이봇쌤이 나와 자산관리상담을 지원한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 뱅킹앱 화면구성 하단에 ‘AI챗봇’을 찾기 쉽게 배치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보지 않은 고객이라 해도 바로 찾을 수 있는 곳에 배치되도록 했다. 

하나은행의 '하이'(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하나은행의 '하이'(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안에 ‘하이’를 운영 중에 있다. 하나원큐는 화면구성이 단순하고 한눈에 파악하기 쉬운 구성으로 이뤄져있고 하단에 떠다니는 물음표 아이콘을 누르면 △채팅상담 △화상상담 △AI챗봇 △전화상담 중 선택할 수 있다.

하이는 딱딱한 금융거래뿐 아니라 넌센스 퀴즈를 비롯한 감성소통을 늘린 게 특징이다. 챗봇을 처음쓰는 고객을 위해 하이가 어디까지 알려줄 수 있는지도 안내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출만기연장, 환전, 공과금납부, 성향별 펀드 추천 등 대부분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하이야 이체해줘”라고 말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즉시 이체를 시행하는 센스도 갖췄다. 

우리은행의 '위비봇'
우리은행의 '위비봇'(박은경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은행은 간단한 거래를 위한 ‘위비뱅크’와 종합금융거래플랫폼인 ‘우리WON뱅킹’ 안에 ‘위비봇’을 운영 중에 있다. 위비봇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업무를 파악하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예컨대 △절세상품 △청약저축으로 내집마련하기 등이다. 적금비교를 요청하면 금리순대로 상품을 안내한다. 고객이 어떤 용도로 저축을 하려는지 묻는 등 영업점의 직원을 방불케 하는 섬세한 질문도 잊지 않는다. 

위비뱅크는 우리은행이 소액 환전 및 소액이체 등 간편거래만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내놓은 ‘간편 플랫폼’이다. 종합금융거래를 원한다면 ‘우리WON뱅킹’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펀드 등 투자상품 및 자산관리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우리로보 알파’를 통해 이용해야 한다. 

시중은행에서 뱅킹앱 안에 AI챗봇과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는 건 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겠단 목적보단 고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잠재고객 확보와 같은 목적보단 고객의 편의성 증대를 위한 노력으로 고객이 쉽게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고객데이터를 적립하고 디지털 기술을 발전하는 데 기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디지털 거래에서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다양한 상품과 방문판매까지 가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은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편리해야 하고, 나만의 상품이나 PB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커버하되 방문판매와 같이 고객은 온라인만으로 핸드폰만 움직이면 뚝딱 와서 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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