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 중국과학원과 미세먼지 구성성분 측정
‘오염물질 장거리 이동이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 규명
오염원 규명 통해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효용성 증명

5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욱한 국회 둔치주차장 모습.(박소희 기자)/2019.03.06/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과학기술원이 중국 오염물질이 먼 거리를 날아와 국내에 유입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국과학원 연구진과 공동 측정해 비교한 조사로, 향후 국제 정책 수립 시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여의도의 한 주차장.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한국과학기술원이 중국 오염물질이 먼 거리를 날아와 국내에 유입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국과학원 연구진과 공동 측정해 비교한 조사로, 향후 국제 정책 수립 시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4일 “환경복지연구센터 김화진 박사팀이 고해상 실시간 측정분석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 구성성분을 측정한 결과 2019년 3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의 영향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연구원은 “중국과학원(CAS) 연구진과 공동으로 측정하고 비교해 중국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발표한 것으로, 국제적인 정책 수립 시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 대기 정체나 외부로부터의 오염물질 유입 등 다양한 원인이 알려져 있다. 현재는 실제 측정을 통해 어떤 성분, 근원지에 의하여 미세먼지가 형성되었는지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여 대부분이 기상관측에 판단을 의존하고 있다.

KIST에 따르면, 김화진 박사팀은 고해상 실시간 측정분석기를 이용해 2개월에 걸쳐 3분 단위로 서울 시내의 대기 중 미세먼지의 화학적 구성성분을 측정했다. 이와 더불어 어떤 오염원이 주로 미세먼지에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간 동안 유기 성분과 질산염, 황산염 등이 중국에서 이동해 오는 오염물질임을 명확히 밝혀냈으며, 장거리 이동오염 물질인 납이 이동해 오는 것 또한 실시간 분석을 통하여 밝혀냈다.

연구진이 측정 분석을 수행한 2019년 3월은 고농도 미세먼지 농도가 100μg/m3 가 3일 이상 지속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이어서 비상저감 조치 등이 시행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염원 분석을 통해 자동차 2부제 시행 효과가 일부 있음을 밝혔다.

KIST는 “당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은 장거리 이동에 의한 사례였기 때문에 비상저감 조치가 전체적인 농도 감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하였으나, 자동차에 기인한 농도 감소에는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향후 정책 수립을 하는데 있어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진행한 김화진 박사는 “한·중 공동연구를 통해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영향을 밝히는 한편, 이와 동시에 어떤 오염물질이 이동해 올 수 있는지를 밝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여러 케이스의 원인에 대한 실시간 측정과 원인 분석이 다각도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함께 전했다.

김화진 박사는 “정책 수립에 참고가 될 수 있겠으나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항상 장거리 이동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좀 더 다양한 케이스의 원인에 대한 실시간 측정을 통한 원인 분석 및 메커니즘 규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미세먼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동아시아 전체의 문제이므로 국제적인 협력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와 대기환경복합대응연구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이번 연구결과는 대기과학 분야 국제 저널 최신 호에 게재됐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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